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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임무/제3장 - 페나코니

스타레일 페나코니 - 3.2.9 무덤으로 향하다

by 회색둥이 2025.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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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7th
음… 왠지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드네. 스텔레, 준비됐어?
 
선택지
준비됐어
 
Mar. 7th
그럼 더 늦기 전에 스튜디오 테마파크로 출발하자!


아케론
...웰트 씨
 
웰트
……
 
아케론
왜 동료에게 내 진짜 정체 를 밝히지 않은 거지?
 
웰트
자네가 얘기했던 것처럼 숨길 수밖에 없는 걸세. 그 기나긴 이야기를… 한두 마디로 전할 수는 없으니
하지만 난 자네를 믿고 싶네. 자네에 대한 믿음은… 상당 부분 개인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지
같은 상황이었다면, 아마 저들도 나와 같은 결정을 했겠지. 난 그렇게 믿네
 
아케론
정말 고마워
보답의 의미로, 후에 대치 상황에서 은하열차가 불리해지거든… 당신들의 편이 되어줄게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


Mar. 7th
또 여기로 돌아왔어. 이렇게 이목이 쏠리는 곳을 선택하다니……
어벤츄린 씨도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자기가 뭐 슈퍼스타라도 되는 줄 아나?
 
히메코
아무도 없잖아? 지난번에 관람객을 쫓아내던 사냥개 녀석들은 또 어디로 간 건지……
다들 눈 똑바로 떠. 상대가 만반의 준비를 한 모양이야


어벤츄린
레이디스 앤 젠틀맨, 꿈을 좇는 여행객, 부호, 「시계공」과 가족의 귀빈 여러분——
——그리고 유명한 은하열차의 무명객 여러분! 스타피스 컴퍼니 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벤츄린
이제야 오셨군요, 은하열차 여러분. 그리고… 『불청객』
 
히메코
약속대로 이곳에 왔으니 어벤츄린 씨도 예의상 모습을 드러내주시죠
 
어벤츄린
그럴 겁니다. 하지만 그전에 오늘 밤 주인공부터 제대로 소개해드리죠……
『스텔라론』 씨를——힘찬 박수로 맞아주세요!
 
선택지
저희는 오디션을 보러 온 게 아니에요
 
웰트
이 무대와 스텔레의 정체는 진범 체포와 아무 상관이 없을 걸세
 
어벤츄린
아뇨, 당연히 상관이 있죠. 아니면 제가 왜 신뢰를 얻어가며 여러분을 이곳에 초대했겠어요?
저 친구가 세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기 때문이에요. 『꿈세계에서는 사상자가 나올 수 없다』는 말이 거짓이라는 걸 증명해줄 최고의 후보란 말입니다!
 
히메코
『세 살인 사건』?
 
어벤츄린
네, 곧 세 번째 살인 사건이 일어날 겁니다. 바로 이곳, 클락 스튜디오 테마파크에서……
성대한 죽음이 펼쳐지겠죠
당신, 당신, 당신 그리고 당신… 여러분은 전부 죽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 모든 원흉은 바로 너지, 『스텔라론』 씨……
…넌 이곳에서 『죽음』 자체가 될 거야


어벤츄린
축성가의 열등한 초석[돌덩이]]……
아무 가치도 없잖아
제가 걸게요
도박해보죠
내가 이겨줄게요

난 운명에 따라 회전판을 돌리고 모든 걸 걸며, 필사적으로 살아남았지

모두——앰버 로드에게 바치리!



어벤츄린
자, 그럼 마지막에 웃는 쪽은 누굴지——지금 바로 게임을 시작하죠!
아무리 역경에 처해도, 인간은 희망만 있다면 반드시 베팅을 하죠……
여러분이 가진 가능성에는… 올인해볼 가치가 있겠네요…!

하, 다들 이렇다니까…
왜——더 신나게 살 수 없는 걸까?


어벤츄린
좋은 패를 천천히 내면서 연기했군요…

덕분에 슬슬 초조해지네요?

여러분, 전 원껏 즐기기 위해

——모든 칩을 걸겠어요
이성을 포기해야만 진정한 도박이죠……

「사도」——넌 분명히 콜일 거야


아케론
……
 
???
이제… 떠나려는 건가?
 
아케론

어쩌면… 당신이 얘기하던 곳에 닿게 될지도 몰라요
 
???
페나코니……
꿈에서 뭘 찾고 싶은가?
 
아케론
뭘 찾으려는 게 아니에요
그것들은 꿈속에 없거든요
 
???
……
가족이 너에게 문을 안 열어줄지도 모르겠군
 
아케론
왜죠?
 
???
자네가 걷는 길은… 「화합」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니까
 
아케론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라 해도요?
 
???
자네가 원하는 게 아니라도 마찬가지네. 그는 다른 에이언즈와 다르기 때문이지
그는 그 어떤 이도 바라보지 않으며, 그 누구도 바라볼 필요가 없네
그는 사람들이 마음껏 걸을 수 있도록 운명의 길로 거대한 그림자를 엮어냈어…
그 그림자는 고요히 그들을 뒤덮었지
 
아케론
그래도 누군가는 그림자 속에서 돌아왔겠죠
 
???
대부분이 그림자의 일부가 되었지
 
아케론
저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
자네에겐 아직 한 가닥의 빛이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네
 
아케론
……
…그 정도면 충분해요
그것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전 「공허」의 끝에 다다를 테니까


아케론
죽은 자를 위해 슬피 울고 싶구나. 눈물이 비가 되어 강을 가득 채우게……

…밀려오는 파도처럼 널 고향으로 이끌도록


어벤츄린
......
거대한 블랙홀과 바다……
내가… 성공한 건가……


???
「…이 슬픈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카카바샤」
 
???
「그 행운은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에브킨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지……」
 
???
「그들과 이틀간 게임을 펼치고 살아남아 네 가치를 증명해내라」
 
???
「돈, 지위, 권력… 컴퍼니는 네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모두 줄 거야」
 
???
「우리는 다음 『카카바』의 오로라 아래서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아케론
아쉽지만 여긴 네가 바라던 곳이 아니군


아케론
……
 
어벤츄린
「공허」… 인가?
 
아케론
어쩌면 너에게 난 정체를 숨기는 「사도」일지도 몰라. 하지만……
「공허」는
깊이 잠든 무상자는 그 누구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고 형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의지조차 없어…
「공허」는 평등하게 모두를 뒤덮고 있지
단지 어떤 사람들은 그의 그림자 아래에서 더 먼 길을 걸으며 더 많은 「무(無)」에 물든 거지…. 그뿐이야
 
어벤츄린
그뿐이라… 친구, 뭐라고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모르겠군
그러니까… 여기가 나의 종착지, 즉 사후세계라는 건가?
 
아케론
이건 찰나의 꿈이자 「IX」의 수천 가지 표징 중 하나일 뿐이야….
「공허」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는 이곳에 잠시 멈췄다가 각자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지
 
어벤츄린
아무래도 난 죽을 운명인가 보네
 
아케론
네 소원이 그렇다 해도… 들어준다고 장담할 수는 없어
목적을 달성했으니, 조금만 더 솔직해지는 게 어때?
 
어벤츄린
무슨 뜻이지?
 
아케론
낙원에서의 네 공연은 정말 재밌고, 허세로 가득 차 있더군….
단순하지만, 실용적인 기술로 거의 모든 사람을 속였지
아무도 네가 이미 부정된 사실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이렇게 공을 들이고, 목숨까지 건다고 생각하진 않을 거야……
「페나코니의 꿈세계에는 『진짜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사실 말이지
 
어벤츄린
…내게 그럴만한 이유가 있나?
 
아케론
그래야만 연쇄 살인 사건보다 깊이 숨겨져 있는 비밀을 건드릴 수 있으니까……
「꿈속 죽음」을 통해 그곳에 갈 수 있을 테니까.
이 축제에서 사람들이 찾고 있는 약속의 땅……
…시계공의 유산인 진짜 「페나코니[유배의 땅]」 말이야

어벤츄린
……
…그걸 어떻게 알았지?
 
아케론
나도 우연히 알게 된 사건이 모든 걸 연결하는 열쇠가 될 줄은 몰랐어
 
어벤츄린
「그 사람」의 정체 맞지?
 
아케론
너도 알고 있는 모양이네
 
어벤츄린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에 걸어보고 싶네
 
어벤츄린
…「살인 사건」 이 좋은 핑계긴 하지만, 아직 좀 부족하거든.
설령 페나코니에 살해가 한두 번 일어난다 해도, 영향을 받는 건 극소수일 테니 큰 파장은 없겠지
이 좋은꿈은 망망대해가 아니라 외딴섬이야.
가족은 「화합」으로 높은 제방을 쌓아 외부와 차단하고, 사람들이 망망대해에서 익사하지 않게 지켜줬어……
…게다가 이 「죽음을 차단」하는 장벽을 이용해 숨겨야 하는 비밀을 심해에 매장했지.
고통이나 사상자가 없는 좋은꿈에서 그 비밀들은 두 번 다시 빛을 보지 못할 거야. 누군가가……
 
아케론
누군가 장벽을 넘고……
 
어벤츄린
…살아 돌아오지 않는 한 말이지
이미 그 일을 해낸 사람이 있었잖아
난 일찌감치 힌트를 얻었어.
벙어리가 가리키는 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일 수밖에 없지……
심해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다시는 무대에 서서 얘기할 수 없는 그 여자가——
무사히 페나코니에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어 기뻐
 
아케론
「힌트」…? 「증거」아니야?
 
어벤츄린
안타깝게도 증거는 없어.
이 추측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는 「죽음」을 대하는 가족의 솔직함뿐이야.
외부인에게 과하게 너그러운 그들의 태도는 오히려 수상함을 자아내
 
아케론
하지만 증거는 진실을 밝혀낼 때나 필요한 거지,
사건을 의심할 때는 중요치 않아.
내겐 의심이면 충분했거든.
누군가 그 기억의 영역 밑처럼 날 「살해」해 주기만 하면 되니까
 
어벤츄린
내 생각엔 넌 확신이 없는 것 같아.
도시 전역 방송으로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려 한 것도…
「누군가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걸었기 때문이겠지
넌 정말 운이 좋아.
운명이 우리를 만나게 했고,
마침 내겐 좋은꿈의 장막과 네 몸에 있는 「화합」의 낙인을 벨 수 있는 날카로운 검이 있지……
넌 교활하기도 해.
일부러 우리가 대립하게 만들고,
남들 앞에서 「사도」라는 말을 반복해 공지에 몰린 내가 검을 뽑아들게 했지
그래서 네가 이길 수 있었던 거야.
운과 계획, 뭐 하나 빠져서는 안 돼
게다가 네 계획에서 승자는 언제나 컴퍼니잖아.
마지막에 네가 내기에서 진다 해도…
가족에겐 사절의 목숨도 충분히 값진 법이니까
엄청난 도박이지, 안 그래?
하지만 하나만 바로잡자면
나도 컴퍼니의 완벽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한 가지 중요한 일에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거든
난 스텔라론을… 폭발시킬 수 없어.
「사금석」은 내가 무대에서 도망치는 걸 지켜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파괴되었지
만약 네가 끝까지 그 검을 뽑지 않았다면…
완벽한 내 패배였을 거야
 
아케론
「만약」이란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네가 이겼으니까.
넌 자신을 위해 심해로 향하는 입장권을 얻었지
앞으로 심연에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네 또 다른 도박인 셈이지
…망설였던 적 없어?

어벤츄린
당연히… 망설여지지.
하지만 내 행운을 믿어보는 수밖에
이것 말고는 가진 게 없으니까


아케론
…이 꿈에서 깨어나 네가 가야 할 곳으로 가.
네 도박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어벤츄린
……
…헤어지기 전에 하나만 더 대답해줄 수 있을까?
그 길을 걷는 사람으로서 알려줬으면 해……
왜 우리는 죽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걸까?
 
아케론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그건 너도 마찬가지고
 
어벤츄린
하지만 「공허」는 우리뿐만 아니라… 모두를 뒤덮고 있어
 
아케론
그렇기 때문에 무의미하다는 거야
 
어벤츄린
——하지만 그건 여전히 저기 있잖아
만약 운명의 주사위의 결과가 정해져 있다면,
그것이 죽음이라는 결말이라면… 우리는 왜 그것에 맞서야 하는 거지?
 
아케론
…내 대답으로 네 의문을 풀어줄 수는 없어.
그건 지금까지 너와 함께하며, 네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니까
하지만 네가 그랬지.
「잠든 죽음의 예행연습이다」
생명체는 왜 깊은 잠을 잘까?
그건 아직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야
그러니 우리가 왜 단단히 준비하고 싶어 하는지 너도 알고 있겠지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다 해도 상관없어.
사람이 바꿀 수 없는 일은 정말 많거든
하지만 결말로 향하는 길 위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또한 정말 많아
그 「결말」은… 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되기도 해
주머니를 확인해 봐.
네 친구가 일찌감치 해답을 줬으니까
…그럼 행운을 빌게
 
서적
≪「의사의 당부」≫
「의사의 당부」
꿈속에서 불가능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숙면」입니다.
살아가세요. 행운을 빕니다.
 
어벤츄린
……
…나도 이만 가봐야겠네


「카카바샤」
아저씨……
가려고요? 결국… 이 꿈세계를 떠나기로 한 거예요?
 
어벤츄린
…응.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가… 이곳에 없으니까……
 
「카카바샤」
그들은 어디 있는데요?
 
어벤츄린
모든 사람이 도착하게 되는 아주 머나먼 곳에 있지
 
「카카바샤」
아저씨도 갈 거예요?
 
어벤츄린
언젠간 가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어느 날 하늘에서 또 비가 내리고 지모신의 부름이 들려온다면,
운명의 순간이 왔다는 걸 깨닫고 다시 가족을 만나러 갈 거야
그러니 그 순간이 오기 전에… 단단히 「준비」해야지
 
「카카바샤」
뭘 준비하는데요?
 
어벤츄린
가족을 만날 준비 말이야.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도록
 
「카카바샤」
……
아저씨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힘내세요


「카카바샤」
출발하려고요?
 
어벤츄린

「부디 지모신께서 널 위해 세 차례 눈감아 주시기를……」

「끝없이 심장이 뛰고……」

「언제나 여정이 평탄하며……」

「…영원히 계략을 들키는 일이 없도록」

「카카바샤」
「카카바」의 오로라 아래서 다시 만나게 될 거예요

어벤츄린
잘 지내, 카카바샤


「난 내일에 대한 기대를 품고 오늘밤 잠에 빠져들어. 내일 그리고 또 다음 내일이 끝날 때까지 난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지」
하지만 이 남자는 다르다. 그는 현재를 살고 있다.
절망적인 밤마다 그의 모든 걸 건 도박에서, 내일의 모습이 그의 꿈속에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의 인생은 줄곧 평온함과 무관했다.
운명은 다시 그에게 이겨서 모든 것을 얻으라고 가르친다.
끝없는 폭우를 견디고 진흙이 그의 코를 덮을 때까지
이제 바닥이 보이지 않는 꿈속에서 그 추락하는 주사위는 마침내 바닥에 떨어졌다
조용하고… 평온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
 
토파즈
「사금석」의 빛이… 사라졌어
그렇다면 결과는 하나인데……
 
제이드
약속을 지킨 모양이네
…소원도 이뤘고
 
토파즈
……
계획대로 당신의 「초석」이 무사히 가족의 영지에 보내졌으니——
 
제이드
——우리의 소임을 다하고 「수확」을 시작하자고
그리고 잠든 자의 요람 속, 「축제의 별」의 좋은꿈 깊은 곳에선——
——또 다른 옥석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제이드
「나는 알현하고, 술을 따르고, 소유하러 왔나니」
「감로를 위해 독주를 내리고, 봄에 파종하며 가을에 수확해 마른 열매가 만개하기를 기다리리다」
「모든 것을… 앰버 로드에게 바치리」


같은 시간 기억의 영역 깊은 곳
……
당신은 눈을 떠보았지만 칠흑 같은 어둠만이 보일 뿐이다
 
선택지
여긴 어디지?
기억이 점차 떠오르고, 시간은 몇 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어벤츄린이 최후의 공격을 펼치자 반짝이는 침틀이 비처럼 쏟아졌다.
아케론이 바로 검을 뽑아 들자, ——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보존」을 배자 주위의 시공이 순식간에 멈췄다.
당신의 생각도 그 순간에 의해 멍쳐지고, 감각기관이 희미해지며 중력만이 당신의 뇌를 갈기갈기 찢어,
끝없는 어둠 속으로 추락했다……
…당신의 품에 불빛이 안길 때까지
 
선택지
맞아, 내 이름은 스텔레



…깨어났군
한참이나 기다렸다
 
선택지
무슨 상황이지, 여긴 대체 뭐지?
 

꿈과 꿈 사이의 틈. 우린 전에 만난 적이 있지.
난 스텔라론 헌터, 샘이다
일찍이 네 앞에 나타나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
하지만 예상보다 방해물이 많더군.
열한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지.
그러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이 세계와 긴밀히 연결되어 「각본」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엘리오 말대로 우리는 이 꿈의 땅에서 잊을 수 없는 수확을 얻게 될 테지
나에겐 그와 카프카처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도,
은랑과 블레이드처럼 뛰어난 특기도 없다.
내가 잘하는 것들 대부분은 불쌍히 여길 필요 없는 악당에게만 적용되지
그러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도 단 하나뿐이다



네게 보여주기 위한 거야…

내 전부를


갤러거
미궁 같은 복도와 도처에 널린 함정 장치…
이 저택의 주인은 의심병이 다소 심한 모양이군
 
선데이
재밌는 말이네, 보안관 선생.
그 유머 감각이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지
 
갤러거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한 것뿐인데, 왜 그러지?
정곡이라도 찔렸나?
 
선데이
갤러거 씨, 난 인내심이 그리 많지 않아.
그렇게 게으름 피우면——
——당신이 진범과 관련이 있다는 의심만 커질 뿐이지

갤러거
……
망나니, 깡패, 주정뱅이, 불량배…
이런 헛소리는 많이 들어봤어도 이렇게 살인마의 공범으로 몰리는 날이 올 줄은 몰랐군
조금 전에 했던 말을 취소하지.
넌 의심병이 심한 게 아니야.
미치광이지, 알아들어? 미치광이라고
너희 가족은——
이 늙은 개의 등골을 부러뜨리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뽑았어.
그런데 이젠 날 범인으로 지목하시겠다?
망할 놈, 길가의 떠돌이 개에게 성질을 부리는 건 술글래드에 떡이 된 머저리밖에 없을 거다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미친 소리만 지껄이는 거지?
나보다 스튜디오 테마파크에서 소동 피우는 손님을 더 신경 써야 할 텐데
 
선데이
굳이 알려줄 필요 없어.
그 사절이 공관에서 나갈 때, 이미 그가 뭘 하고 싶은 건지 깨달았지.
하인 이 모두 봤어.
그 자의 마술에 속아 넘어가긴 했지만, 상관없어.
지금 이런 상황도 나쁘진 않으니까
내가 왜 그자를 풀어줬는지,
왜 스튜디오 테마파크의 무대를 일부러 비워뒀는지 알아?
 
선데이
내 목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냥개, 너였으니까.
그 자가 소란을 피울수록 너와 네 진짜 주인이 핏빛 복수를 할 가능성도 커지겠지
 
갤러거
내가 진짜 범인이라면서 뭘 더 숨기는 거지?
아, 너한테도 까다로운 주인이 있다는 걸 잊고 있었군——
그들은 살인 사건 따위 신경 끄고 「조화의 축제」에만 전념하라고 했겠지……
…내 말이 틀려, 다정한 오빠?
 
선데이
…아무래도 그 위장 덕분에 가족의 자세한 내막까지 알게 된 모양이군
 
갤러거
위장?
대체 어딜 봐서 내가 가짜라는 거지?
눈 크게 뜨고 똑바로 보라고, 빛고리 달린 자식——
 
선데이
……
 
꿈세계 프로듀서
네 몸이 진짜란 건 인정하지.
베니처럼 부드럽고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
휘태커 경의 눈빛이 떠오르는 주황빛 눈, 울시의 훈장이 이상한 흉터……
그 회색 조끼, 넥타이, 사냥개 훈장, 물통, 음료 제조 기술, 보안관이라는 신분…
이것들은 모두 진실이야——
——바로 52명의 충성스러운 가족 일원 에게서 비롯된 거지
그것들이 한곳에 모일 때, 수많은 진실이 거짓으로 엮이게 돼——
넌 그들에게 얻어낸 실낱같은 인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 꿈세계에서 허구 로 완벽한 「갤러거」를 만들어낸 거야……
 
선데이
…내 말이 맞지, 「신비」의 하수인?
 
갤러거
……
하하……
하하하하하!
제법이군, 대단해!
아무래도 널 과소평가했던 모양이야……
네가 마음에 드는군.
하지만 그게 뭐?
그걸로 내가 네 여동생과 밀입국자를 죽였다는 걸 증명할 수 있나?
 
선데이
네가 기억의 영역 밈인 「죽음」과 한통속이라는 걸 증명하기엔 충분하지
잘 들어, 네가 어떻게 한 건진 관심 없어.
내가 듣고 싶은 대답은… 단 하나야——
——이 빌어먹을 떠돌이 개자식, 왜 그 애를 죽인 거냐?!


갤러거
당사자는 눈이 어둡기 마련이지——눈에 든 모래는 볼 수 없어
모래가 거기 있다는 것만 알 뿐

답을 원하나?
내가 줄게

…모든 건 그 망할 운명의 농간 때문이야


「조화의 축제」 개막 12 시스템 시간 전•은하열차

남자 목소리
속보입니다. 페나코니 「조화의 축제」가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습니다.
시계 소년의 초침 소리와 함께 시스템 시간 12시간 후에 이 성대한 축제의 막이 오를 예정입니다……
 
폼폼
그러니까 말했잖아!
할 말 있으면 대화로 풀자고!
 
???
털복숭이 베이비, 미안하지만 나도 급한 상황이라 이런 식으로 도움을 청하는 수밖에 없어
 
단항
본인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진 아나 보네.
그럼 그게 위험한 짓이라는 것도 짚고 넘어가자
 
???
이봐, 뭘 그렇게 위협적으로 굴어?
이건 인사하려고 껴낸 건데?
 
단항
마지막으로 말하지.
네 정체와 목적을 밝혀
 
???
내 이름은 부트힐, 「갤럭시 레인저」야
 
단항
갤럭시 레인저?
 
부트힐
뭐야, 그 귀신 본 표정은?
우리가 이미 절멸했을 거라 생각했냐?
하! 하긴. 종적을 오랫동안 감추면 이런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지
 
단항
「수렵」의 의협 단체는 이런 식으로 은하열차를 탈취하지 않아
 
부트힐
아직 안 했잖아.
총 들고 잠깐 얘기 좀 하자는 게 어떻게 「탈취」지?
 
폼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단항
미안하지만 갤럭시 레인저의 상황에 관해 은하에 떠도는 소문은 하나같이 꺼림칙한 게 사실이야.
그러니 널 믿기 어려울 수밖에
 
부트힐
나 원 참, 그 무식한 베이비들, 지어내는 이야기가 갈수록 터무니없다니까.
갤럭시 레인저는 전부 원시 박사 때 문에 긴팔원숭이로 변해서 어느 산골짜기에서 그네를 타고 있다고 하질 않나
물론 날 못 믿겠지.
나 역시 너희가 진짜 무명객이란 걸 쉽사리 믿을 수 없고

총에 장전된 이 탄환 보이냐?
9mm, 영원한 클래식이지.
지금 난 은하열차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만에 하나 너희도 그 녀석처럼 가짜라면…
이 탄환은 내 이마에 꽂히고 말 거야
나 자신을 위험에 빠트릴 수는 없잖아, 안 그래?
그러니까 너희부터 증명해 봐… 어이, 어디 가?

단항
이게 뭔지 알겠어?
 
부트힐
허? 이건——
오, 베이비! 설마 결맹 옥조?!
정말 선주로부터 이걸 받았다고?!
 
폼폼
베, 베이비…?
 
단항
이건 선주 「나부」의 경원 장군이 열차에 선물한 옥조야.
이 옥조가 열차에 있다는 건 선주 연맹이 은하열차의 신분을 보장한다는 증거지
이 정도면 충분한가?
 
부트힐
…제법이군



아케론
...난 아무 짓도 안 할 거야
 
???
그건 그대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닐세
그거 아나? 꿈의 땅에 처음 온 이는 자신이 땅 위에 두 발로 서 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은연중에 걸음을 멈춰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지
현실이든 꿈세계든 하늘을 올려다보는 건 인류의 본능일세
「황금의 순간」이 완성됐을 때부터 하늘은 그 자리에서 모든 환락의 밤을 지켜봤어
하지만 지금 밤하늘은 가차 없이 베어졌고, 「공허」의 먹구름에 물들었다네
그 과정은... 검을 한 번 휘두르는 사이에 일어났지
 
아케론
「한 번」이란 표현은... 정확하지 않아
실제로는 두 번이었거든
그저 두 번째가 조금 빨랐을 뿐
???
중요한 건 그게 아니네
이 축제에는 불청객이 너무 많이 모였어
아무리 「화합」이 모든 걸 포용한다 하더라도,
페나코니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일부 손님에게 축객령을 내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
축제의 별은 그대를 받아들일 수 없네, 공허한 꼭두각시여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자는 빛나는 무대에 오르면 안 되는 법
 
아케론
그림자 속에서 산다는 점에선 우리 둘 다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적어도 남과 대화할 땐 본모습을 드러내야 하지 않겠어?
...페나코니의 「꿈의 주인」
 
「꿈의 주인」
그대가 이곳에 남을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군
하지만 그대가 믿든 안 믿든, 이게 진정한 「나」라네
 
아케론
나쁜 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지
 
아케론
이게 가족이 말하는 「단결」인가?
 
「꿈의 주인」
내 육신은 이미 사라졌네
지금은 107,336명의 참나무 가문 후손들이 나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
필요한 순간마다 날 대신하여 좋은꿈에 조화를 전파하고...
이 낙원에서 죄악을 쫓아내고 있지
 
아케론
나한테 페나코니를 떠나달라고 부탁하려는 것 같네
 
「꿈의 주인」
알고 있다니 기쁘군
다만 이건 「부탁」이 아닐세
 
아케론
당신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군
 
「꿈의 주인」
지금 날 위협하는 건가?
 
아케론
흠... 마침표로 마쳤으니, 이건 일종의... 서술이지
내 정체를 알고도 이렇게 악의를 드러낸 자는 당신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니야
이런 상황은 수없이 겪어왔고, 대부분 사람은 내 물음에 「못 할 것도 없다」고 답했지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불가능이었어
 
「꿈의 주인」
자신만만하군
하지만 명심하게——
가족은 겸손하지만 결코 나약하진 않다는 것을
「화합」의 선율은 온 우주에 퍼져 있고, 그대가 불복하여 검을 뽑는 순간,
평생 「영원의 백부장」의 분노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테지
 
「꿈의 주인」
꿈의 주인이 된 이후...
지금까지 내가 직접 유배한 외부인은 총 137명이네
누군가는 내 날개를 부러뜨렸고, 누군가는 내 육신을 불태웠지......
하지만 난 여전히 이곳에 있네
그 수가 하나 더 늘어난다 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아케론
그런 다음 넌 죽게 될 거야
그러니까... 「너희」 전부 다
 
「꿈의 주인」
......
 
아케론
......
 
아케론
...하지만 그럴 일은 없어
당신 말대로 이곳을 떠날 거니까
 
「꿈의 주인」
아주 현명한 선택이로군
 
아케론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해야겠지
 
「꿈의 주인」
확실히 그대에게는 유일한 선택지일 터
그대는 페나코니와 같은 세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늘 명심하게
저편에서 태어난 자는 이편에선 안식처를 찾을 수 없는 법이지
그러니 어서 떠나.
그리고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말게
축제의 별이 뿜어내는 눈부신 빛에 수많은 사기꾼, 악당, 범죄자가 몰려들지만
아무리 「화합」이라 해도...
「공허」의 자멸자를 반길 생각은 추호도 없네

「꿈의 주인」
게다가 그대는 주변의 모든 것과 함께 죽음에 이르러야 하지 않는가
그대의 힘은 깊이 잠든 무상자의 선물이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오해
마치 심연에서 흘러나온 물줄기처럼
모든 생명을 죽음과 죄악으로 인도하지
「아케론」... 확실히 걸맞은 이름일세

아케론
저편에서 온 사람으로서 충고 하나 하지

페나코니가 「화합」에서 벗어났다는 건 당신이 더 잘 알 거야
당신들의 목적이 어떻든...
난 하나의 결말만 보이는군
그 미래는 「공허」로 가득해.
그[공허 IX]의 그림자 속에 침몰해 버린 어느 세계처럼 말이야


같은 시각 • 황금의 순간
 
뉴스 보도
...조금 전의 기이한 광경은 클락 스튜디오 테마파크의 설비 고장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가족이 현장을 즉각 봉쇄한 덕분에 부상자는 없었으니 모두 안심하세요
 
페페시 손님
맹세컨대 그건 영화 촬영이 아니었어요!
하늘에서 수많은 침이 떨어지길래 하나 낚아챘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고요!
 
???
실례지만 클락 스튜디오 테마파크에서 있었던 사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페페시 손님
네? 맞아요, 무슨 문제라도… 다, 당신은 로빈 씨?!
제가 잘못 본 거 아니죠?
 
???
후후, 안심하세요.
좋은꿈 여정에 불편을 드려 죄송해요.
방금 말씀하신 침에 관한 게 신경 쓰이는데,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페페시 손님
아, 그냥… 평범한 침이었어요.
알록달록한 침이 비처럼 후두둑 쏟아졌죠
 
???
그리고 나서 침이 사라졌다고 하셨죠?
아무래도… 봇꽃 가문이 오랫동안 준비한 「꿈 모방 기술」인가 보네요
 
페페시 손님
네? 그렇다면… 그 침들이 전부 연출된 효과라는 건가요?
하지만 분명——
 
???
쉿——아직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기술이에요.
원래 조화의 축제에서 최초로 선보이려던 건데 이렇게 유출될 줄은 몰랐네요
 
페페시 손님
비밀을 지켜주시겠어요?
침이 비처럼 내리는 몽환적인 광경은… 제 공연에서 선보일 생각이었거든요
 
페페시 손님
그, 그럼요! 이제야 모든 게 맞아떨어지네요.
조화의 축제가 무사히 열릴 수만 있다면 뭐든 협조할게요!
 
???
감사해요!
그에 대한 답례로 작은 선물을 드릴게요
 
페페시 손님
이 버튼은……
 
???
축제 도중에 버튼을 누르면 서프라이즈가 있을지도 모른답니다
그럼 다른 손님들도 걱정인 듯하니 이만 가볼게요.
계속해서 이 꿈세계를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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