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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임무/제3장 - 페나코니

스타레일 페나코니 - 3.2.8 모든 슬픈 이야기

by 회색둥이 2025.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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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츄린
처음에는 환청이더니, 이제는 환각이군——아주 대단해. 이젠 내가 「화합」의 사도가 되는 건가?

…이곳엔 여행객이 한 명도 없군. 저 닭날개 녀석은 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 거지?



어벤츄린
페페시… 아니, 어린애 한 명뿐이잖아?



어벤츄린
「황금의 순간」은 미성년자의 출입이 금지된 걸로 알고 있는데… 저기, 왜 혼자 있어?
——크윽!

어린아이
왜 그러세요, 아저씨? 안색이… 안 좋아 보여요

어벤츄린
그 눈은…
…말도 안 돼. 넌 대체 누구지?

어린아이
정말 예쁘죠? 누나가 그러는데 이건 「어머니 펜고[지모신]」 의 선물이래요. 알록달록한 눈동자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더라고요
앗, 아저씨도… 예쁜 눈을 가지고 있네요. 정말 아름다워요!

어벤츄린
꼬마야… 혼자 왔어? 부모님은?

어린아이
부모님은 이 놀이공원 안에 먼저 들어가셨어요. 저도 마침 들어가려던 참이고요
그러니 이만 가볼게요. 아저씨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어벤츄린
그 눈, 그리고 「어머니 펜고」 … 설마, 아닐 거야……

어벤츄린
이 우주에 에브킨 사람이 더 있을 리가 없잖아……



어벤츄린
……

???
끝이 안 보이는 게 꼭 페나코니 같지?

어벤츄린
왜 아직도 여기 있어?

???
너도 알고 있잖아. 가족이 도움을 청하러 온 이들에게 관용을 베풀고자 했다면, 이렇게 거대한 벽을 세울 필요가 있었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 어찌 됐든 좋은 꿈 시럽 맛은 유혹적이니까. 페나코니에서 기댈 곳 하나 없는 네가 무슨 수로… 벽을 무너뜨릴 수 있겠어?
그래서 넌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자존심을 내려놓고, 먹이를 찾는 사막의 하이에나처럼 도움을 청하러 다녔지. 기회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어벤츄린
네 말에 비하면, 레이시오의 「아티티니 공작」 이야기가 훨씬 더 감동적이네

???
알다시피 난 진심 어린 말은 잘 안 하잖아. 그냥 새겨들으라고
마침 그 교수 얘기 잘 꺼냈어——난 그자와 네 공통점이 참 마음에 들더라. 음모와 계략… 특히 막판의 그 화려한 배신이란!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 실은 그게 네 또 다른 올가미미라는 걸 누가 의심하겠어?

어벤츄린
……

???
내 말이 맞지? 하여간 넌 너무 신중해서 탈이라니까.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잖아. 그렇게 많이 이겨놓고도, 누구보다 지는 걸 두려워하지
사람들은 도박판에서 거액을 거는 네 모습만 보지. 하지만 그 누구도 탁자 아래 반대 손이 칩칩을 꽉 쥔 채 벌벌 떨고 있다는 건 모를 거야……
제법인걸. 역시 술집에서 널 초대한 이유가 있었어. 넌 타고난 배우야. 남을 속이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까지 잘 속이잖아

어벤츄린
나 자신을 속이는 것, 그거야말로 남에게 허점을 보이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

???
하하, 그렇겠지. 넌 내 손바닥 안이라니까…. 근데, 이상하네? 왜 그 초대를 거절했어? 「환락」을 품을 기회가 있었잖아. 그게 네가 원하던 것 아니었어? 그런데도 컴퍼니를 선택한 건……
「보존」을 위해서인가? 흠,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보존」과 무슨 접점이라도 있어?

어벤츄린
그 정도는 알 줄 알았는데… 날 잘 안다며?
됐어, 닥치고 있든지 내 앞에서 사라지든지 하라고


???
알겠어. 하지만, 머지않아 이곳에서 사라지는 게——과연 누굴까?

어벤츄린
…아무튼 난 아니야



어린아이
와아——숨바꼭질이에요? 제가 제일 잘하는 건데——



어린아이
이제 제가 숨을 차례예요——장담컨대 절대 절 못 찾을걸요?



어벤츄린
……

???
숨바꼭질이라… 즐거웠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네
어머니와 작별하던 날, 얼마나 많은 카티카 사람이 늑대처럼 너희 뒤를 쫓아다녔지?
장담컨대 넌 그 날카로운 웃음소리를 잊지 못했을 거야. 야만인들에게 벗어나기 위해 너와 네 누나는 피바다에서 구르며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옷을 망가뜨리고 말았지……

어벤츄린
망가지지 않았어. 지금까지도 보관하고 있다고

???
그건 누더기 천 조각일 뿐이야. 더는 입을 수 없어
지금의 넌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지. 심지어 귀중한 옷이 빗물에 젖는 것조차 불쾌하게 여길 여유까지 생겼고
… 신분이 정말 많이 변했어

어벤츄린
…난 변한 적 없어

???
아니, 넌 변했어…. 누군가를 쫓는 쪽이 되었지. 마지막 숨바꼭질을… 실컷 즐기라고

어벤츄린
그 꼬마는… 이 안에 있으려나?



어벤츄린
이건……
「토파즈」? 이게 왜 여기에……
흠……

???
왜, 그 초석을 보니 심장이 찢어질 것처럼 고통스럽나?

어벤츄린
…왜 여기에 있는지 궁금할 뿐이야

???
저 날개 달린 녀석이 널 도발하려고 일부러 둔 거겠지. 네가 정성껏 설계한 마술쇼는 단지 최후의 발악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말이야


「초석의 색깔이 꼭 클리포트의 성체에 감도는 빛과 같다」라… 그런 황당한 변명을 대다니. 그 자가 조금만 더 눈치가 빨랐다면, 네 거짓말은 한 순간에 무너졌을 거야

어벤츄린
그건 미끼일 뿐이야

???
물론 그렇겠지! 그러니 레이시오의 「배신」을 계획의 핵심으로 삼았을 테고. 뭐, 그 교수의 연기는 제법 리얼하더라

어벤츄린
어쩌면 연기가 아니었을지도 몰라

???
하, 그럼 더더욱 네가 원하던 대로 된 거잖아?
그 빈틈없는 참나무 가문 가주는 병적인 통제욕을 가지고 있어. 넌 그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는 동시에 너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했지……
…그래서 그자에게 레이시오를 보내 일부러 계획을 흘린 거야. 상대가 의심하지 않도록 넌 레이시오에게 사실만을 전했고, 그 역시 들은 내용을 그대로 선데이에게 전했지
결국 참나무 가주는 네가 준비한 「미끼」로 또 다른 초석을 찾았고, 그 덕분에 넌——
——세 번째 초석을 완벽히 속일 수 있었던 거야

어벤츄린
빌어먹을… 내 머릿속 좀 그만 뒤적여

???
네 머릿속? 우리의 머릿속이겠지. 네가 곧 나고, 내가 곧 너니까


「나 자신을 속이는 것, 그거야말로 남에게 허점을 보이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애초에 넌 자신을 속일 수 없어. 이번엔 운이 좋았던 것뿐이지
이건 선데이가 가지고 있던 또 다른 초석이야. 아주 아름다운 녹색이지. 마치 너처럼 교활해……
자, 이 초석의 이름이 뭐지?

어벤츄린
왜 굳이 나한테 묻는데?

???
훗… 그럼 네가 직접 떠올리도록 해주지. 「사금」은 행운과 계약의 돌이다…. 그 여자가 너한테 이걸 건네면서 그렇게 말했지?
이 돌은 희귀하지 않지만, 색깔이 어떤 보석과 유사해 대체품으로 많이 쓰이곤 해. 그 값비싼 보석이 바로……

어벤츄린
…「비취」지

???
선데이 씨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걸 보면, 비취도 사금을 대신할 수 있는 거겠지
어벤츄린, 토파즈, 제이드… 세 명의 엘리트와 세 개의 초석. 고작 페나코니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다니. 너희는 가족보다 더 끈끈한 모양인가 봐

어벤츄린
이 「침」 세 개면 충분하다고 얘기했잖아. 모 아니면 도라고
과연 모일까, 도일까? 후, 머지않아 결과를 알 수 있겠지

???
그래서, 진짜 「사금석」은 어딨어? 한번 꺼내봐

어벤츄린
훗, 그게 어딨는진 모르나 봐?

???
네 입으로 직접 말하길 바랄 뿐이지…. 어쨌든 지금 그건 주인의 모습과 잘 어울리니까


어벤츄린
…그럼 원하는 대로 얘기해주지. 처음부터 「그것들」은 가장 적당한 곳에 있었어. 한 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이 싸구려 보석 더미 속에 있었지

???
넌 출발 전에 「사금석」을 파괴했지……
그 모습을 보니… 쯧, 꼭 산산조각 난 네 인생 같더라. 겉모습이 아무리 화려한들, 그 속은 여전히 천한 돌이라…
그건 네 목숨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물건이라고

어벤츄린
이러면 어떻게 될진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 텐데. 과연 컴퍼니가 클리포트의 성체를 모욕한 널 용서할까?
「다이아몬드」님은 늘 결과를 중시해. 원가보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기만 한다면… 수단과 과정이 어떻든 관계없어
아무 대가도 없이 어떻게 가족을 속이겠어? 걱정 마, 「보존」의 초석은 깨진다 해도 여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 물론 가치는 크게 떨어지겠지만, 내겐… 그 정도면 충분해

???
살짝 궁금한걸? 넌 왜 매번 위험한 발걸음을 내딛고, 항상 자멸의 선택지를 준비하는 거지?

어벤츄린
설마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란 말을 믿는 거야? 그 정도로 컴퍼니에게 충성하는지 몰랐네

???
그전에 네가 이긴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


어벤츄린
…어디 두고 보자고

어벤츄린
초석이 사라졌어…. 또 「화합」의 환각이었나 봐

... 어?



어린아이
안녕하세요. 또 만났네요, 눈이 예쁜 아저씨

어벤츄린
…그러게, 또 만났네. 부모님은 찾았어?

어린아이
그럼요, 누나까지 넷이서 숨바꼭질도 했다고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여기까지 오는 길에 아빠가 「플름 영화」도 보여줬어요

어벤츄린
「필름 영화」 말이지?

어린아이
네, 맞아요. 그림 조각들을 한곳에 모으면 움직이는 벽화가 되는 거예요
저랑 아빠, 엄마, 그리고 누나를 같이 두면 가족이 되죠
아저씨도 해봐요! 표정 좀 풀고요. 놀이공원에선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죠

어벤츄린
그래.....



어벤츄린
어때, 점수가 나쁘지 않지?
……
…시시하네



???
……

어벤츄린
왜 말이 없어?

???
덕분에 흥미로워졌어…. 아직 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하지
이번엔 나름 진지하네

어벤츄린
이번엔 나름 진지하네

???
진지함은 몇 안 되는 내 소중한 성격이니 굳이 강조할 것까진 없어. 저 미궁이 보여? 네가 저길 빠져나가기 전까진, 완전히 널 파악해주지
우리의 스튜디오 여정은 아직 안 끝났어. 네 주마등도 계속될 테지…. 이 시간이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좋겠네



어린아이
와, 진짜 높다——사막에서 제일 길쭉한 돌보다 더 높아——



어린아이
꽃도 많잖아!? 누나, 이 보랏빛 꽃을 선물로 줄게——



어벤츄린
막다른 곳이네…. 길을 잘못 들었나?



어벤츄린
이건……

???
뭔가 떠올랐어?

어벤츄린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
힌트를 좀 줄까? 이건 네 몸을 묶은 사슬이야. 그 남자가 너에게 맡긴 첫 번째 「업무」, 네가 처음으로 거머쥔 수익… 난 전부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넌 쇄사슬을 주먹에 감았었지. 그건 네가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으니까. 그리고 저 미궁에서 넌……

어벤츄린
…입 다물어

???
호오… 과거를 마주하고 싶지 않은 거야? 네 목숨이 60 탄바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
내가 보기엔 둘 다 아닌 것 같은걸…? 단지 네 나약함에 대한 증명이라 마주하기 싫을 뿐이지


어벤츄린
나약한 사람이 어떻게 위험을 무릅쓰겠어?

???
맞아, 넌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쓸데없는 것들을 놓으려 하지 않아. 이 좋은꿈에서도 넌 너 자신에게만 죽음 을 시도해봤지
그 수행원들은 네 수중의 조커 카드가 되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을 거야. 가족의 오점은 얼마든 존재하니, 작은 희생만 치르면 됐을 텐데…. 「오팔」이었다면 진작 해결하고도 남았겠지
안타깝게도 넌 그자를 따라갈 수 없어. 그렇게 했다면 이 지경이 되진 않았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어? 설마 직업윤리를 운운하려는 건 아니겠지?

어벤츄린
아주 효율적인 수법이네. 근데 못한 게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는 거라고. 알아들어?

???
불공평한 게임에 무슨 재미가 있겠어?
「공평」이라… 훗, 누가 보면 상대도 공평한 줄 알겠네. 이미 너한테 불리한 게임인데, 왜 아직도 여유만만한 거지? 대체 그 가면의 주인이 무슨 힌트를 준 거야?

어벤츄린
그 여자한테 모든 걸 뒤엎을 수 있는 해답을 받았어

???
허, 모든 걸 뒤엎는다고?
판 위의 모든 걸 없애겠다는 건가?

어벤츄린
……
…바로 속임수지



어린아이
이 잎들을 가져가면——새로 작은 꽃이 피려나——



어벤츄린
……

???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표정이네. 왜 어머니가 남긴 호신 부적을 팔지 않는 거야? 무려 순금으로 만들어진 부적이잖아
그럼 누나와 한동안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을 텐데. 돌이켜보니 그게 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군

어벤츄린
어머니가 우리에게 남긴 물건은 목걸이와 호신 부적, 두 가지뿐이야. 그게 전부지

???
넌 늘 그렇게 얘기하지. 하지만 실은 너도 물건을 안 팔았던 걸 후회하고 있지?

어벤츄린
함부로 떠벌리지 마

???
아… 그런 거였네. 그때 누나가 했던 말 때문인가? 「넌 지모신께 축복받은 아이니까 씨족을 행복으로 이끌 수 있어. 그러니까 늘 자신을 지켜내면서, 고통과 가난을 원망하지 마…」
아직도 그 말이 생생한 거지? 절대 잊었을 리 없어. 넌 착한 아이니까
그러니 넌 절대 못 잊었을 거야. 누나가 얼마나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는지, 뒤에서 들리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말이지… 넌 누나가 일러준 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으니까

어벤츄린
작작해…. 그거 말고 다른 얘깃거린 없어?

???
두 번째로 내 말을 끊었네. 하여간 알기 쉬운 녀석이라니까
이제야 네가 무슨 생각인지 알겠어…. 훗, 정말 단단히 미쳤다니까
「이 좋은꿈을 뒤엎고 가장 성대한 죽음을 만들 거야」라니——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는 다짐이군 그래
그 스텔라론부터 목소리를 잃은 로빈, 두 개의 살인 사건, 선데이와의 협상, 가면의 주인이 준 힌트까지. 그 일련의 과정에서 네 흥미를 끈 건 두 글자뿐이었어. 그리고 이젠 그걸 손에 거머쥐게 되었지……

어벤츄린
…그런데 대체 누구의 「죽음」이야?

???
주사위가 멈추면 자연스레 알게 되겠지

???
좋아, 그럼 내 자리도 좀 남겨줘. 네 실력을 구경해야겠으니까. 그런데, 여전히 궁금한 게 있어……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때도 지모신에게 축복받은 아이가 될 거야?

어벤츄린
.......

어벤츄린
이번엔 조용하네. 드디어 녀석이 사라진 걸까… 아님 내가 곧 사라지려는 걸까?



어벤츄린
드디어… 여길 벗어났어



어린아이
집에 가는 거예요——? 더 놀고 싶은데——



어린아이
너무 행복해요! 계속 여기 있고 싶어요——


 


시계 소년
하누 형제! 어딜… 가려고?



스톤 보스
녀석이 갈 만한 곳은 단 하나야!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종이 새
좋은꿈이 끝나간다짹! 좋은꿈은 영원할 거다짹!



어린아이
이 구두 소리는… 아저씨예요?



어린아이
에헤헤… 진짜 아저씨네요



어린아이
왠지 모르게 아저씨를 보면 남다른 느낌이 들어요… 뭔가 알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달까요
그치만 아쉽게도 더는 아저씨를 알아갈 수 없어요. 이제 작별할 시간이거든요. 즐거우셨나요?

어벤츄린
이제… 돌아가려고?

어린아이
네, 이제 집에 가야죠. 비가 올 것처럼 하늘이 어두컴컴해졌는데 가족을 걱정시킬 수는 없어요

어벤츄린
집이… 어딘데?


어린아이
정말 이상한 질문이네요. 제 집은 아빠, 엄마, 누나가 있는……
…이 꿈속이에요

어벤츄린
……

어린아이
이 놀이공원과 좋은꿈은 정말 평온해요. 모두가 여길 좋아하죠
그런데 아저씨는 여기가 왜 싫어요?

어벤츄린
…그들이 여기 없으니까

???
그럼 그들은 어딨지?

어벤츄린
몰라

???
아니, 넌 알고 있어. 다만 무의미한 대답일 뿐이지

어벤츄린
……

???
인정해, 넌 지쳤다고
우린 지쳤어. 그래서 나도… 저 녀석도, 이곳에 남으려는 거야

「어벤츄린」
네 「과거」와… 「미래」 말이지

어벤츄린
얼마나 있을 건데?

「어벤츄린」
영원히. 우린 영원히 이 꿈속에서 너와 함께할 거야
…이건 우리가 죽음을 결심한 사람에게 표하는 가장 큰 경의지

어벤츄린
……

「어벤츄린」
정석을 따르지 않은 건 터무니없는 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너한텐 드문 일이 아니지. 네가 항상 첫 번째로 내놓는 침이 바로 「네 자신의 목숨」이었으니까
넌 진범의 정체와 유산 따위에는 관심이 없어. 그저 공평무사한 컴퍼니 직원으로서 가족의 영역에서 고통받고, 달궈진 족쇄를 찬 채 무대 한가운데로 떠밀려……
이 축제의 「세 번째 희생양」이 되고 싶을 뿐이지

어벤츄린
…난 완벽하게 해낼 수 있어

「어벤츄린」
그렇겠지. 적절한 때가 되면 네 운이 널 도울 테니까. 스텔라론과 사도 하나가… 다잖아?
그럼 컴퍼니에게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자격이 주어지겠지. 너 역시 바라던 대로 끝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테고
처음 있는 일도 아니잖아…. 이건 네 특기이자, 네가 제일 갈망하는 방법이지. 이 소란은 「죽음」으로 시작되었으니, 「죽음」으로 막을 내릴 테고
…그래서 「다이아몬드」가 널 선택한 건가?

어벤츄린
그분은 무슨 수를 쓰든, 어떤 대가를 치르든, 페나코니만을 원할 뿐이야…. 구체적인 누군가와 연관이 있는 것도 아니지

「어벤츄린」
정말 힘들겠네

어벤츄린
갑자기 웬 위로?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꼈나?

「어벤츄린」
어찌 됐든 난 네 자아에서 탄생한 존재야. 내던진 침을 되찾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알지

어벤츄린
난 네가 하려는 일을 막을 수 없어. 네가 가려는 방향 또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지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지 못하는 법이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모든 기회를 잡아 1초라도 더 이기게 하는 것뿐이지

「어벤츄린」
맞아. 아쉽게도 사람은 평생 올바른 결정만 하고 살 수는 없어… 비록 운은 언제나 네 편이겠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저본 적이 없는 것처럼, 앞으로도 넌 계속 이기겠지. 근데, 왜 너여야 해? 왜… 네가 아니면 안 되는데?
만약 행운아의 기적이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이, 그리고 더 많은 이의 불행 위에 세워졌다면… 만약 네가 가져온 비가 지모신의 관용과 축복의 상징이 아닌 계속되는 무의미한 죽음이었다면……
…너와 난 대체 얼마나 많은 과오를 저질렀기에 이 세상에 태어난 걸까?

어벤츄린
……
…내가 그 끝에 다다른다면, 우리의 고민도 전부 해답을 찾겠지

「어벤츄린」
훗… 뭐, 좋아. 먼저 가서[미래] 기다리고 있을게, 친구


마지막 순간이니 이 아이[과거]와 작별 인사나 제대로 해 …죽어도 여한이 없도록 말이야

「카카바샤」
이젠… 저희 둘만 남았네요
절 위해 사진을 찍어줄래요?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요

어벤츄린
…그래, 이리 와



「카카바샤」
정말 멋져요. 이러면 저도 제 모습을 볼 수 있겠네요

어벤츄린
다음에 찍을 땐 렌즈를 봐. 그럼 표정이 훨씬 자연스러울 거야

「카카바샤」
네, 그럴게요. 이제… 아저씨, 아저씨도 돌아가는 거예요?

어벤츄린
아직은 돌아갈 수 없어
아직… 못다 한 공연이 있거든

「카카바샤」
아… 곧 무대에 오른다는 거죠?
그럼 같이 가요. 제가 무대까지 데려다줄게요

어벤츄린
…알겠어

「카카바샤」
배우였구나… 어쩐지 옷이 화려하다 했어요

어벤츄린
솔직히 말하면 난… 장사꾼이야. 공연을 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카카바샤」
하늘 위 검은 옷을 입은 자들과 한패예요? 그렇다기엔 검은 옷을 안 입었는데

어벤츄린
그건 일반 직원이 입는 옷이고, 난 그들보다… 직급이 훨씬 높아

「카카바샤」
정말 대단해요. 저도 아저씨처럼 멋진 어른이 되고 싶어요

어벤츄린
될 수 있어
넌 틀림없이 나보다 더 멋있고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카카바샤」
이 커튼 너머가 바로 무대예요……
곧 무대에 오를 시간인데, 준비는 다 됐나요? 공연을 무사히 마치길 바랄게요

어벤츄린
고마워

「카카바샤」
많이 긴장한 것 같네요……
그럼 같이 「손을 마주」할까요? 지모신의 가호가 있다면 마음이 한결 편해질 거예요
「손을 마주」하는 건 소소한 의식이에요. 손바닥을 맞댄 채로 어머니 펜고께 기도문을 들려드리면, 저희에게 축복을 내리시죠
방법을 모르겠다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어벤츄린
걱정 마, 할 줄 알아
모를 리가 없잖아

........



카카바샤의 누나
여기서 이만 헤어져야 해, 카카바샤. 곧 카티카 사람이 올 거야

카카바샤
왜? 카티카 사람은 우리의 돈과 음식을 빼앗아가고, 부모님까지 죽였잖아…. 근데 뭘 더 원하는 거지?

카카바샤의 누나
카티카 사람은 피에 굶주려 있고, 잔인하고, 극악무도해. 그들은 모든 걸 원하기에 그 무엇도 얻을 수 없어
이건 계획이자 복수야. 오늘이 「카카바」의 날이지, 네 생일인 건 알고 있지?
그들은 에브킨 사람이 오늘 제사 의식을 치를 걸 알고 있어. 아마 비가 오는 틈에 우리의 카라반을 부수고, 원하는 걸 모두 앗아갈 거야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반격 계획과 하늘에서 온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우리 편이라는 걸 모르지. 카티카 사람은 그들을 꺾지 못한 채 자신들의 오만함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이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카티카 사람도 움직이지 않을 테고, 우리에게도 역전할 기회는 없었겠지. 모든 게 지모신의 축복이야. 게다가 넌 「카카바샤」니까, 네 행운이 내 성공을 지켜줄 테고

카카바샤
하… 하지만 누군가는 목숨을 잃게 될 거야. 누나도 위험할 거고… 이게 무슨 행운이야! 다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카카바샤의 누나
에브킨 사람은 원한을 반드시 갚으니까. 지모신이 날 부르시고, 엄마 아빠가 날 기다리고 있어. 난 그 부름에 꼭 응답해야만 해.
근데 그분은 너에게 행운을 내리셨고, 네가 살아남길 바라고 계셔
네가 살아남는 한, 에브킨 사람의 피는 영원히 마르지 않을 거야.
그러니 도망쳐, 카카바샤. 두려워하지도, 뒤돌아보지도 말고 산 너머로 가. 비가 곁에서 널 지켜줄 테니까
우리는 다음 「카카바[지모신 윤회의 시작]」의 오로라 아래서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부디 지모신께서 널 위해 세 차례 눈감아 주시기를……」
「끝없이 심장이 뛰고……」
「언제나 여정이 평탄하며……」
「…영원히 계획을 들키는 일이 없도록」
잘 지내, 카카바샤
……

스타피스 방송
「스타피스 방송 속보입니다. 컴퍼니 시장개척부 대변인은 주인 없는 행성인 츠카나에서 소규모 반란이 일어났으며, 해당 반란은 현재 진압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반란을 일으킨 집단은 현지 『카티카』 씨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씨족의 족장은 컴퍼니에 대해 장기간 불만을 품고 있었으며, 시장개척부의 지역 사업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해당 씨족은 컴퍼니의 보호를 받고 있던 『에브킨』 씨족에 대한 대규모 습격을 감행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6,728명, 실종자는 3,452명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부상자들은 현재 구조단체 『트라우마 전선』에 수용되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대변인은 이 『심각한 인도주의적 재난』에 깊은 애도를 표하는 한편, 전 은하 시민에게 사건에 관한 연설을 펼쳤습니다——」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선언했습니다. 『생사를 막론하고, 인종과 이념에 관계없이,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받은 기본적인 권리를 수호하기 위하여, 보존이 망치는 모든 생명을 위해 떨어질 것입니다』 …」
……



어벤츄린
카카바샤?
……
…잘 지내

선택지
무대로 올라가기


어벤츄린
자──배우가 도착했으니 이제 연극을 시작해볼까
이 공연을 너에게 바칠게. 부디 이 공연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길 바라……
…「카카바샤」
……


선데이
참, 떠나기 전에 사적인 질문을 하나만 드리죠
당신은… 진심으로 이 세계를 파멸시키고 싶은 겁니까?

어벤츄린
이건 가정일 뿐인데, 만약 제가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이 결과가 나올 확률이 존재한다면……
전 흔쾌히 그 내기에 참여할 겁니다



히메코
아케론 씨? 반가워요. 전 은하열차의 항법사, 히메코라고 해요

Mar. 7th
안녕하세요. 전 Mar. 7th예요! 스텔레(이)랑은 이미 아는 사이일 테니 따로 소개하진 않을게요

선택지
잘 부탁해요, 아케론 씨

아케론
반가워. 다들 날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은 것 같네

히메코
웰트가 당신과 동행하기로 했다는 건 당신을 믿는다는 뜻이겠죠. 우린 그의 판단을 믿어요

아케론
정말 부러운 사이네

웰트
아케론 씨는 위험인물도 아니고, 은하열차에게 적의도 없더군. 어벤츄린 씨의 지목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네
그러니 우리와 협력하려면, 그자도 합당한 설명을 해야 할 걸세

히메코
그 말은… 삼자대면을 하자는 거야?

웰트
어벤츄린 씨가 그렇게 행동한 데에는 더 깊은 논리가 있을 걸세. 그는 처음부터 페나코니의 비밀을 눈치채고, 그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계획을 세운 모양이더군
그렇다는 건, 그자의 계획에서 은하열차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가 관건이네. 최악의 경우… 상식 밖의 일을 처리하는 데 이용될지도 모르지
실제로 상황이 그렇게 흘러간다면, 동맹이 많을수록 안전할 걸세. 다양한 세력이 존재하는 페나코니의 정세는 벨로보그나 선주보다 훨씬 복잡할 테니

선택지
주인공은 이런 순간을 위해 존재하죠!

Mar. 7th
또 이상한 소리 한다, 또…. 그래도 의지가 넘치네. 뭐가 됐든 페나코니의 안위를 모르는 척할 수는 없지

히메코
「시계공」의 수수께끼를 풀려면 반드시 컴퍼니 쪽의 정보가 필요해. 우리를 기다리는 게 위험이라 해도… 맞서 싸우는 게 「개척」이지, 안 그래?

웰트
이의가 없는 듯하군. 아케론 씨의 생각은… 어떤가?

아케론
물론 나도 동행할 거야

Mar. 7th
그럼 바로 출발하자! 근데… 어디로 가야 그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히메코
서두르지 마. 누군가 정말 계획을 세웠다면… 어떻게든 그 계획에 우릴 끌어들이려 할 테니까


어벤츄린
신사 숙녀 여러분──
페나코니 역사상 가장 놀랍고 성대한 공연이 곧 시작됩니다──
스타피스 컴퍼니가 그 현장인 클락 스튜디오 테마파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히메코
…봐
배우와 관객이 현장에 도착하지 못하면, 어벤츄린 씨의 정성 어린 계획도 헛되지 않겠어?

웰트
그럼 출발하지──우리가 「개척」의 길을 실현할 차례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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