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꿈의 메아리」는 정운의 복귀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장으로, 그녀의 정체성과 존재 가치를 되찾는 개인적 정화와 세계관적 선택의 결단이 교차하는 절정의 서사다.
정운은 연맹으로 돌아가기 전,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을 고르며 일행과 짧은 평화를 나눈다. 이어진 대화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팬틸리아에게 신분을 도난당했던 과거를 돌아보고, 그로 인해 겪은 정체성 혼란과 상실감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 상처조차도 “여러분과의 인연”을 되찾기 위한 여정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진짜 ‘정운’으로 다시 살아갈 결심을 굳힌다.
꿈세계에서 떠나는 전야, 정운은 마지막으로 어공과 만난다. 이 만남에서 그녀는 자신을 되살린 완·매의 도움, 절멸 대군의 낙인, 그리고 선주 내 암투에 대해 털어놓는다. 동시에 그녀는 “장기말이 되기를 자처함으로써” 연맹의 적을 향한 역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어린 시절 비행에 얽힌 추억을 소환하며, “더 먼 하늘로 떠나는 여우”로서의 자유를 잊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종국에 정운은 스스로를 ‘불행이라 불리는 생존자’로 명명하면서도, 그 ‘불행’을 전쟁의 무기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내보인다. 그녀의 여정은 단순한 귀향이 아닌, 체제의 모순을 뒤흔들 ‘교란자’로서의 귀환이 된다. 한편, 원위크와 함께 떠나는 선데이의 퇴장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작별”을 통해 각자의 역할이 변화의 메아리가 됨을 암시한다.
이 챕터는 과거와의 화해, 정체성의 회복, 그리고 선택을 통한 미래의 개척이 교차하는 전환점이다. 팬틸리아에게 빼앗긴 삶을 “기억과 관계”로 되찾아온 정운은 이제, 이름 없는 졸병으로서 신들을 향해 “재채기”를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Mar. 7th
그럼 계속 가볼까?
선택지
어디로?
Mar. 7th
그새 잊었어? 정운이 연맹으로 돌아가기 전에 기념품 고르는 걸 도와주기로 했잖아
정운
낯선 곳이라 악덕 상인에게 바가지를라도 씌일까 걱정이 들었거든요. 여러분도 잘 아는 선주 친구들에게 줄 선물이라서요. 주주님들께서 도와주셨으면 해요
Mar. 7th
너한테 바가지 씌울 수 있는 장사꾼이 어딨다고……
정운
전에 미리 한번 둘러본 덕에 세 분의 선물만 더 고르면 돼요. 다만 조금 전에 시간을 많이 지체했으니 느긋하게 돌아다닐 순 없겠어요……
점원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정운
안녕하세요, 소녀 이곳에 처음 왔는데 고향 친구들에게 꿈세계 특산품을 선물하고 싶어서요. 이곳을 잘 아는 두 분의 추천으로 둘러보러 왔습니다
점원
어머, 감사합니다~ 마음껏 둘러보세요!
정운
우선은 태복사의 부헌 님이에요.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선택지
플라잉 휠
Mar. 7th
음… 부헌이 운전하는 모습은 상상이 안 되는데
멋지긴 한데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선택지
시계 안대
Mar. 7th
음… 세 번째 눈에 쓰라는 거야?
정운
정교하고 재밌는 물건이네요. 세심하면서도 색다른 선물 같으니 그 결정에 따를게요
다음은 경원 장군님이에요
선택지
≪좋은 꿈의 과거≫ 필름
정운
「축제의 별」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클락 스튜디오 테마파크로 오세요
——장군님이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마지막은… 단정사의 백로 님이에요. 시끌벅적한 걸 좋아하는 분이죠
선택지
햄스터볼 기사 머리핀
정운
늠름한 겉모습과 달리 어린아이처럼 귀여운 마음을 가지셨네요. 백로 님이 좋아하실 법한 장신구니 그 결정에 따를게요
다 됐네요. 포장 부탁드려요
두 분의 도움 덕에 생각보다 순조로웠어요. 시간이 아직 남았네요
Mar. 7th
꿈세계 판매점도 구경해볼까? 바깥 세계에도 기억 거품이 있지만, 페나코니의 꿈방울은 남다르거든. 꼭 선물용이 아니더라도 기념으로 남기기 좋아
정운
자신을 위해 남기는 기념품이라… 확실히 필요할 것 같네요
다만 아직 이루지 못한 소원이 하나 더 있어요. 이제 마지막 목적지만 남았으니, 조용한 구석에서 두 분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정운
정운, 무슨 일인데 그래…?
그동안 함께 다니며 절 보살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다만 아직 떨치기 힘든 일이 있었어요. 헤어지기 전에 속마음을 털어놓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혹시 저와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나시나요?
Mar. 7th
당연하지! 스텔레은(는) 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서 군어버리곤 이렇게 소리쳤잖아——
선택지
정운, 네가 왜 여기에?
정운
똑같네요
그래서인지 여러분과 함께하는 동안 기분이 묘했답니다
두 분의 존함을 여쭤보며 인사를 건넸지만, 두 분에겐 이 「첫 만남」이 「오랜만의 재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죠
여러분의 선주 여정을 듣고 나니 팬틸리아의 뛰어난 위장술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어요. 꼭 이 세상의 또 다른 저인 것처럼 모두를 속였잖아요
Mar. 7th
맞아. 사실 우린 네가 언제 팬틸리아로 바뀐 건지도 잘 몰랐어
카프카를 쫓던 무렵일 줄 알았다니까. 네가 잠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을 때 바뀐 건가 했지
정운
실은 그보다 훨씬 전이었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좀 쓸쓸하더군요. 마치 제 인생의 일부가 통째로 잘려 나가, 저만 배제된 것처럼요
그건 제가 줄곧 의문스러웠던 부분이기도 해요. 팬틸리아가 어떻게 저를 훔내 냈는지 본 적이 없으니까요
두 분의 눈에 당시 「정운」은 어때 보였나요?
선택지
위험해 보였어
정운
전 힘이 아주 약한걸요. 혹시 기민해 보였다는 뜻으로 말하신 건가요?
그런 모습이 어떤 사람 같아 보였나요?
선택지
처세에 능하고 주도면밀한 장사꾼
정운
후후, 칭찬으로 들을게요. 다음엔 이왕이면 「팔방미인」이라고 해주세요
그럼… 인상 깊었던 부분은요?
선택지
EQ가 높아 보였어
Mar. 7th
이건 진짜야. 나도 배우고 싶을 정도라니까
정운
마지막 질문이에요
두 분의 눈에는 제가 기억 속 그 사람과… 똑같나요?
선택지
그건 중요치 않아
Mar. 7th
잠깐만—— 그 말은 좀 이상한데? 정운 네가 진짜인데 왜 가짜랑 비교하는 거야?
정운
뭔가 오해하신 것 같아요. 전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Mar. 7th
…엥?
정운
장사꾼은 정보에 밝아야 하는 법이죠. 그러니 돌아가기 전에 나부의 상황을 파악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만약 그때 급하게 돌아갔다고 해도 별 도움이 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럼 전 일정을 미루고 동맹의 도움을 구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Mar. 7th
우리가 만날 수 없었겠네?
정운
그렇죠
두 분의 설명을 들으니 절멸 대군은 정말 비범한 능력을 가진 것 같아요. 모든 행동이 저와 똑같았잖아요. 말이 위장이지 머칠간 저로 산 거나 마찬가지죠
여러분의 선주 여정을 놓친 게 참 아쉬워요. 하지만 그 후 음모가 일어났던 부분을 제외하면, 모든 일이 마치 제가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진행됐죠. 전 거기서 한 가지 가능성을 봤어요……
팬틸리아는 제 인생을 앗아갔고, 여우족은 어떤 사소한 원한이라도 되갚으며, 손해를 보지 않는 답니다. 이 일을 통해 팬틸리아로부터 뭐든 다시 되찾아야 마땅하죠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건…… 「여러분과의 인연」뿐인 것 같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여러분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도 깨달았고요
여러분은 저와 만난 적이 없는데도 곤경에 처한 절 도와주셨잖아요? 지금도 그때와 다를 바 없죠. 여러분께 더 예를 갖춰야 했는데, 팬틸리아를 향한 두려움 때문에 저다움을 잃고 말았어요
이제 전 잃어버린 것들을 전부 되찾을 거예요. 우선 아주 당연한 이 호칭부터 시작해 볼까요?
은인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Mar. 7th
……
선택지
네가 누구인지 다시 마주할 때가 됐어
정운
좋은 시작이네요. 앞으로 이런 시도를 더 많이 해볼게요
그때마다 은인님들이 소녀 마음속의 용기가 되어주실 거예요
Mar. 7th
에이, 그 정도는 아니야! 절대 위험한 결정은 내리지 마. 얘가 감당 못 할 거야!
정운
그런 건 다 나중 일이죠. 앞으로 은인님들의 기억에 남는 게 「팬틸리아」가 아닌 「정운」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예요. 시간을 너무 지체한 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계속 가볼까요?
Dr. 에드워드
꿈세계 판매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Dr. 에드워드가 정성을 다해 모실게요!
Mar. 7th
선물용 꿈을 사러 왔는데, 이국적이면서 여운이 남는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Dr. 에드워드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복잡한 요구 사항은 작품 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손님의 기분만 망칠 겁니다
하지만 언제나 운이 좋은 손님들이 있죠. 마침 얼마 전에 그 조건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꿈방울이 들어왔거든요
사건의 배경은 선주 연맹입니다. 어린 나이에 이름을 떨친 검객은 검술의 일인자라는 칭호를 얻고 싶어 했지만,
이제 막 100살이 된 여우족 사매 때문에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는 내용이죠……
Mar. 7th
왠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인데……
정운
선주로 가져갈 선물이니, 연맹과 관련 없는 꿈방울이 좋겠어요. 아무거나 몇 개 골라주세요
Dr. 에드워드
저는 당신처럼… 음, 무덤덤한 손님이 제일 좋습니다
Mar. 7th
그거, 속이기 쉽다는 말이죠…?
정운
이상한 거 골라주시면 안 돼요!
참, 꿈세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은인님들께도 드릴 선물이 있어요
며칠간 폐를 끼쳤는데 헤어지기 전에 아무런 보답도 안 할 순 없잖아요. 은인님들을 위해 꿈방울 하나를 남겨뒀는데,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Mar. 7th
와… 물론이죠. 정말 고마워요
Dr. 에드워드
여기, 손님을 위해 준비한 꿈방울입니다. 그럼 다음에 또 찾아주세요
정운
이제 할 일을 마친 것 같네요. 시간도 다 됐으니 슬슬 돌아가 볼까요?
<정운의 꿈방울>
정운이 선물한 꿈방울. 과거의 선주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 꿈속에서 진짜 정운은 당신과의 만남을 놓치지 않았다.
「앞으로는 첫 만남도 재회도 아니에요——당신과 저는 항상 동행해 왔어요」
선택지
정운이 선물한 꿈을 확인한다
당신은 정운이 준 꿈방울을 상대에게 건넸다
Dr. 에드워드
음… 정말 멋진 꿈이군요. 기승전결이 완벽하고 다양한 요소가 있네요. 비싼 가격에 구매할 테니 제게 파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선택지
보고 얘기하죠
Dr. 에드워드
그럼 눈을 감아주세요──
꿈방울은 늘 그랬던 것처럼 당신에게 번잡한 여러 상황을 막힘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이 꿈은 당신에게 너무나도 익숙하다. 이건 당신이 과거 나부에서 겪었던 여정이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당신과 동행하는 여우족 여인 정운이다. 그녀는 절멸 대군을 만난 적이 없고,
자신의 의지로 당신을 도와 그 위기를 해결했다
당신에게는 비슷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당신은 이 꿈을 남겨두기로 한다
히메코
왔구나?
Mar. 7th
응, 일이 생겨서 조금 늦어졌어. 자세한 건… 나중에 웰트 아저씨가 설명해 줄 거야
히메코
선주의 사절은? 벌써 와있어?
Mar. 7th
응, 잠깐 얘기도 나눴어. 마침 너희가 아는 사람이야
어공
다들 오랜만이네
정운
어공 님?
어공
이 장면을 몇 번이나 상상했는지 몰라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까 봐 할 말을 전부 생각해 왔는데…
그럴 필요 없었던 것 같네
널 데리러 왔어, 정운
히메코
잠깐 자리를 피해주는 게 좋겠어. 오랜만에 만났으니 편하게 이야기 나누세요
정운
어공 님이 오실 줄은 몰랐어요.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기뻐요……
어공
내가 직접 오겠다고 했어. 그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니까
정운
그러게요, 하필 저네요……
어공
그 몸… 앞으로 많이 힘들어지겠지?
정운
죽다 살아났는데, 그런 것까지 따질 입장은 아니죠
어공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지금 어공 님과 팔씨름을 하면 제가 이길지도 모른다고요?
어공
예나 지금이나 태연한 건 여전하구나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건 돌아가면서 하자. 나부로 가는 길은 멀고, 남는 게 시간이니까
완치는 어렵더라도 증상을 완화할 방법이… 선주에 분명 있을 거야
정운
그건 저도 믿어 의심치 않아요. 다만… 아무도 없으니 한 가지 더 여쭤볼게요
…꼭 나부로 돌아가야 하나요?
어공
…왜? 안 돌아갈 생각이야?
정운
팬틸리아의 독하고 악랄한 수에 당연히 죽어야 했을 제가 살아남았잖아요. 완・매 님은 선주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왜 저를 구해주셨을까요?
아마 전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장기말이 된 거겠죠
…연맹 내부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요. 용의자는 현재 「옥궐」에 있고
정운
그렇다면 더더욱 돌아가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없어요. 차라리 이 기회를 이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어공
이용한다니… 무슨 뜻이야?
정운
지금 소멸의 낙인은 제 안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요…. 그 낙인은 팬틸리아가 직접 만든 거죠
가능하다면 제가 원수님을 뵐 수 있게 어공 님이 이 사건을 장군님께 보고해 주셨으면 해요——연맹이 선주의 적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데, 이 「몸」이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어공
……
전에 완・매가 홀로 나부에 왔을 때 너의 얘기를 했었어. 은하열차가 메시지를 보냈을 때와 비슷한 시기였지
네가 살아 돌아온 게 팬틸리아의 계획에 없던 일인만큼, 장군님들은 이를 잘 활용하면 연맹이 우위를 다시 선정하게 해줄 기병이 될 거라고 판단하셨어
하지만 그러려면 내부에 네가 「죽었다가 살아났다」 소식을 숨겨야 해. 결정을 내리기 전에 너의 생각이 듣고 싶어. 만약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내가 전력을 다해 너의 편에 설게
정운
다행히 제가 그 수고를 덜어드린 셈이네요
어공
앞으로 아주 험난할 거야. 네가 힘든 길을 가겠다고 하면 나도 말리진 않을게. 하지만… 내 사실 때문일진 몰라도, 그게 네가 정말 원해서 내린 결정인지 확인하고 싶어
정운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좋은꿈의 여정 덕분에 전 제 자신을 제대로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 어공 님에게 제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가 있어요
아마 이 근처에 있을 테니, 절 따라오세요
어공
저건……
정운
얼마 전 기묘한 일을 겪었어요. 꿈속에서 제가 여러 명의 「정운」으로 나뉘어졌죠. 이들은 다양한 기억에 몰입돼 있는, 저의 일부였어요
그중 한 명은 너무 멀리 간 나머지 지금까지도 이 몸으로 돌아오지 못했죠
어공
…설마, 저 사람…?
뭘… 하고 있는 거지?
정운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에 빠져 있는 거예요
감정만 놓고 본다면 그녀는 신생아와 다를 게 없어요. 이 배에 오른 것도 단지 마음속의 설렘 때문이었죠
기억하세요? 어공 님껜 지극히 평범한 비행이었을지 몰라도, 어떤 아이에겐……
그게 「하늘」과 처음 만난 날이었답니다
어공
당연히 기억하지
어공
그때만 해도 넌 내가 품에 안을 수 있던 나이였지
정운
지금도 불가능한 건 아니죠. 한번 해보실래요?
어공
지금은 너무 무겁지 않을까?
정운
농담이에요
어공
생각해 보면 그때 넌 늘 별똥목에 태워달라고 졸랐고, 비행사를 평생의 꿈으로 삼았지.
그런데 막상 하늘 높이 올라가자 넌 허둥대며 옆 사람의 소매를 잡고 놓지 않았어
정운
하지만 그 비행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죠
그때 전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땅에 매료됐는데,
그건 높은 곳에 올라서가 아니라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어요──
바로 저희가 이 세상에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거였죠
그래서 전 별뗏목을 조종하는 재능도 없고, 경쟁을 즐기는 성격도 아닌데 상단을 따라 세상을 누비기로 했어요
그 설렘은 지금까지도 제 마음을 울리고 있답니다
어공
한 번도 변함없어?
정운
네, 단 한 번도요
이제 전 「귀환을 잊은 자」로서 더 먼 하늘로 다시 여정을 떠날 거예요
정운
그나저나 「명화」 쪽은 좀 어떤가요?
어공
우선 암명에게 맡겨졌어. 걱정 마, 그의 성격은 너도 잘 알잖아. 일 처리가 좀 과격한 편이라 네 행상 원칙에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정운
행상 원칙이라……
「모두가 원하는 것을 버리고, 모두가 버리는 것을 취해야 천하를 누비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처세에 관한 제 태도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행상의 법칙으로 인간과는 경쟁할 수 있어도, 신과는 싸울 수 없다는 점 역시 깨달았어요
어공
그건 네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아니야. 넌 전쟁의 무고한 생존자일 뿐이지
정운
어공 님도… 전쟁의 「생존자」셨잖아요?
어공
……
정운
희미한 꿈속에서 누군가 제게 이렇게 말했어요. 생존자의 이름은 「불행」이라고요. 하지만……
정운
어공 님, 하늘 위의 휘황찬란한 신들은 인간과 별들을 대국을 펼친 뒤, 수많은 원혼과 백골을 남기죠….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어공
…그런 생각을 안 했던 적이 없지. 하지만 우리가 보잘것없는 존재가 어떻게 희생양으로 전락하게 되는 대국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난 네가 그 장기말이 되지 않았으면 해.
그저 예전처럼 자유로운 여우로 남아, 이 전쟁에 끼어들지 않길 바랄 뿐이야……
정운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어공 님
대군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니, 이번엔 제가 대국에 직접 참여할 차례예요
장기판 위에서… 장수를 속수무책으로 만드는 건 바로 이름 없는 졸병이랍니다
그러니 전 이제 교활한 먼지가 되어, 배후의 흑막에게……
재채기를 하게 만들 거예요
그 후 한동안 말이 없었다. 「출발」은 때론 「이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그녀들은 다행히 이 둘 사이에서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행운이 누구에게나 웃어주는 건 아닌 것 같다——
같은 시각, 꿈 건축 경계
웰트
여기도 「질서」의 영향을 받은 겁니까?
선데이
아뇨, 그냥 작별을 위해 들렀어요. 중간에 결정을 좀 바꿨거든요. 이번 여정은 변수가 너무 많네요……
웰트
한 곳 더 들러도 괜찮잖아요
웰트
그녀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습니까?
선데이
몰랐어요. 그냥 생각난 몇 곳 중에 운에 맡긴 것뿐이죠. 저도 운이 좋을 때가 있네요
웰트
이런 일을 운에 맡기는 건 선데이 씨답지 않군요
선데이
바꾸려고 노력 중이거든요
웰트
이런 상황에선 자리를 비켜드리는 게 좋겠네요. 가보시죠
선데이
이 틈에 제가 도망가면 어찌하시려구요?
웰트
당신에게 그럴 능력이 있다는 것도, 뭐든 이용할 사람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게 로빈 씨가 아닌 건 압니다
선데이
…감사해요
웰트
그럼 원위크는……
원위크
난 얘랑 갈래! 어쩔 건데?
선데이
저랑 같이 있게 해주세요. 별일 없을 거예요
게다가 제겐 원위크가 필요하죠. 뭐가 됐든 로빈은 도주범과 마주쳐서는 안 되니까요
웰트
…정체를 밝히지 않을 겁니까?
선데이
작별이라고 해서 꼭 서로가 알아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로빈은 제 이기심 때문에 어떠한 위험도 감수해선 안 돼요
웰트
…편한 대로 하시죠
원위크
그럼 가볼까?
선데이
(심호흡)……
선데이
가자. 지금 이 발걸음을 내딛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여정은 말할 것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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