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는 스스로를 도주범이라 칭하며, 과거의 실수를 되짚고 고향인 페나코니와 진실로 작별하고자 한다. 그의 동행자 원위크는 냉소적이나, 그 이면에는 선데이에 대한 오래된 연민과 책임감이 깔려 있다. 두 사람은 함께 에이딘 공원으로 향하고, 이곳에서 선데이는 과거 참나무 가문 시절 어린 시절 자신이 시행한 질서의 잔재——즉, 규칙을 어겼을 때 일어나는 자동 교정 메커니즘——가 아직도 남아 혼란을 일으키고 있음을 확인한다.
규칙을 깨뜨리는 방식으로 왜곡된 기억의 잔재를 유도해, 꿈세계의 교란 원인을 추적해나가는 이 장면은, 선데이 자신이 만든 체제를 자신이 해체하는 역설적 상황을 상징한다. 특히 아이스크림을 먹고 구토하게 되는 원위크의 경험은 규칙 그 자체가 낡은 질서의 폭력적 흔적임을 풍자한다.
조율을 통해 왜곡을 제거하는 과정은 단순한 해결책이 아닌, 체제에 대한 반성과 재구성의 행위로 기능한다. 이후 웰트와의 조우는 선데이의 존재가 여전히 위험 요소로 여겨짐을 보여주지만, 그는 자신의 목적——도피가 아닌 고백과 청산——을 솔직히 밝히며 감시 동행을 수용한다.
결국 이 챕터는 "떠남과 귀환"이라는 주제를 통해, 과거의 질서와 그것이 만든 개인의 죄책감, 그리고 이를 마주하는 용기와 해방의 과정을 그린다. 선데이는 더 이상 ‘질서의 상징’이 아닌, ‘질서를 넘은 존재’로서 자신의 이야기 끝을 준비하며, 무명객의 길에 또 다른 궤적을 남긴다.
선데이
저 두 사냥개, 조금 전의 두 사람과 달리 급한 일이 있어 보이는데
원위크
에이든 공원에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이봐——너 혼자 보는 게 어딨어?
선데이
미안, 네 키가 작다는 걸 깜빡했네
원위크
……
하아, 내가 도대체 왜 너랑 같이 다녀야 하는 거지?
선데이
말했잖아, 너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그리고 우린 물과 불처럼 상극인 관계였으니, 네가 휘말린다 해도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일이 없거든
원위크
그런 말을 할 정도면 확실히 양심이 없긴 하네
선데이
그래도 결국 넌 은혜를 갚게 될 거야. 난 네가 새 삶을 살 수 있게 해준 은인이니까
원위크
허… 그걸 자기 입으로 말하다니
선데이
난 네가 황야에 버려진 채 죽어가고 있을 때, 살길을 알려주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줬지
네가 신성의 빛을 잃고 방황하던 때에 온갖 수단을 동원해 가족에서 네 지위를 지킨 것 역시 나였어
원위크
하아… 알겠어, 말은 번지르르하지. 그래도 은혜를 갚는 것과 죽음에 뛰어드는 건 다른 문제잖아
대체 왜 페나코니로 돌아온 거야? 컴퍼니한테 임무라도 받았어?
「네가 자유를 되찾은 대가로 과거의 가족과 적이 되어야 해」──뭐 이런 건가?
선데이
유감이지만 그 보나제이드 씨라는 자는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았어
제이드
가 봐. 넌 이제 자유야. 본분을 넘어서려 했던 ‘신에게 선택받은 자’. 이제 네 날개를 꺾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 직접 대지를 걸으며 세상의 진면모를 확인해 봐
선데이
전 당신들의 동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제이드
말했잖아, 이건 거래이고, 지금 당장 대답할 필요도 없어. 수확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야. 게다가 난 기다리는 일엔 도가 텄거든. 좋은 꿈은 계속될 거고, 밤은 여전히 길 테지. 다시 말해 네겐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단 거야
선데이
그자는 의미심장한 말만 남긴 채 내게 자유를 돌려줬지. 자유의 대가를 치를 수 있을지 따지려면……
먼저 그 대가가 뭔지 알아야 해
원위크
컴퍼니에 신세 진 사람은 대부분 끝이 안 좋던데
선데이
그건 나중 일이야. 빚을 청산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니, 지금은 이 자유의 권리를 누릴 거야
원위크
그래서 제 발로 덫에 뛰어들겠다?
선데이
과거를 청산하는 거라고도 할 수 있지
이번에 떠나면 영원히 작별하는 거니까. 페나코니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 회상을 하고 싶어
원위크
그럼 그냥 멀리서 보면 되잖아
선데이
이번 여정엔 다른 목적도 있어. 「철학의 태아」는 몰락했지만, 페나코니의 「질서」는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니까. 어쩌면 좋은꿈에 여전히 참나무 가문의 영향이 남아 있을지도 몰라
원위크
널 너무 미화하는 거 아니야? 다른 네 가문도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선데이
난 내 죄를 알아. 내가 저지른 잘못을 다른 사람이 수습하게 둘 수는 없어
원위크
그럼 컴퍼니가 널 두 번은 안 구해줄 거란 사실도 알겠네. 또 가족의 손에 넘어가면 그땐 정말 끝이라고
선데이
누구에게나 고치기 어려운 습관이 있는 법이지
넥타이는 정중앙에, 셔츠는 조끼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게, 바지 주름은 반듯하게, 신발 끝은 같은 방향을 향하게… 외출 전엔 항상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든 걸 단정히 해야 해
그건 고향과 작별할 때도 마찬가지야
원위크
근데 에이딘 공원이 너랑 무슨 관계가 있는데? 설마 그 설립자, 네가 분장한 거야?
선데이
그 정도로 나이가 많진 않아
원위크
농담이야
피곤한 사냥개 가문 일원
죄송합니다. 공원 시설에 문제가 생겨서 재배치 중이니, 나중에 다시 찾아주십시오
선데이
아까와 비슷한 말이군
원위크
상황은 대충 알고 있으니, 또 보고할 필요 없어
피곤한 사냥개 가문 일원
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
...아, 원위크 님? 당신을 못 알아보다니, 피곤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
원위크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고 싶은데, 말하기가 좀 곤란한가?
피곤한 사냥개 가문 일원
휴, 아뇨, 사냥개도 아직 알아낸 게 없어서 곤란할 것도 없습니다. 아마 스텔라론 사건의 여파겠죠
선데이
여파?
피곤한 사냥개 가문 일원
이분은?
원위크
아, 내 부하야. 유명한 프로 야근러 「위크데이 씨」, 몰라?
피곤한 사냥개 가문 일원
...그랬군요. 실례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말씀드리면, 공원 주변엔 「절대 어겨선 안 되는 일들」이 나타났습니다
원위크
여기면 어떻게 되는 데?
피곤한 사냥개 가문 일원
놀랍게도 교정이 이뤄집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네요. 직접 가서 한번 보시겠어요?
원위크
좋아. 그럼 보고 올 테니 입구를 잘 지켜줘
피곤한 사냥개 가문 일원
이 메모를 가져가세요.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선데이
그런 말은 할 필요 없었잖아. 괜히 더 의심스러워 보인다고
원위크
무슨 말?
선데이
「위크데이 씨」
원위크
흥, 사실을 얘기한 것뿐이야. 전부터 너한테 딱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나저나 여긴 왜 온 거야? 공원 소장이라도 맡았어?
선데이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당시 난 참나무 가문의 「탁음(鐸音)」이 되기 위해 고퍼우드 씨 밑에서 공부하던 어린애였어
하루는 평소처럼 산책을 하는데, 고퍼우드 씨가 갑자기 내게 이곳을 관리할 권한을 주시더군. 그분이 정해주신 구역에선 내 말이 율법과 같은 무게를 가졌지
돌이켜 보니 그게 내가 처음 실천했던 「질서」였을지도 몰라
원위크
그 뒤로 계속 승진했으니, 관리를 나름 잘했나 봐?
선데이
그 반대였어, 엉망진창이었지. 다행히 다들 축제의 이벤트로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원위크
뭐야, 널 시험한 거야?
선데이
고퍼우드 씨는 작은 대가로 그분의 인생 경험을 보여주고 싶으셨던 걸 거야. 완벽한 규칙이란 없고, 관리하는 자가 자신을 성찰하지 않으면 한때 숭고했던 결정도 점점 비열해지는 법이지
지금 이곳에서 왜곡된 「질서」의 잔흔이…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것처럼
원위크
메모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볼까나……
<에이딘 공원 조사 수칙>
일단 알게 된 상황을 기록했다. 다른 동료와 합류한 뒤에 다시 정리할 것이다.
——햄버거 이외의 음식은 먹을 수 없다. 그중 아이스크림은 특히 먹어선 안 된다.
——연기자나 관계자 외에는 무대에 오를 수 없다.
——새에게 못되게 굴어서는 안 된다.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오락기에 나쁜꿈 극단이 판매하는 솔글래드 병뚜껑을 사용하지 않는다.
——화단 근처에서 물구나무를 선 채로 지나가서는 안 된다.
주의: 언급되지 않은 행위는 검증되지 않았을 뿐이며,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원위크
「화단 근처에서 물구나무를 선 채로 지나가서는 안 된다」
사냥개가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아낸 건진 모르겠지만 기껏해야 다시 두 발로 걷게 되겠지. 한번 해볼래? 네가 물구나무선 모습이 보고 싶거든
선데이
거절하지
원위크
「햄버거 이외의 음식은 먹을 수 없다. 그중 아이스크림은 특히 먹어선 안 된다」… 설마 네가 정한 규칙이야?
선데이
디저트에 그렇다 할 편견은 없어. 처음에 세운 법칙도 그저 질서 있게 음식을 가져가라는 것뿐이었고
원위크
여기면 어떻게 되는데?
선데이
아까 그 사냥개가 말한 것처럼, 교정 당하게 돼
원위크
어디 내가 한번 해 볼게
선데이
잠깐……
눈 깜짝할 사이에 앞에 있던 아이스크림이 원위크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원위크
아무 일도 없는데?
선데이
그럴 리 없어
원위크
그러게 뭐랬어? 네가 나서지 않아도 가족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다니까
이제 무대 쪽을 둘러보자
원위크
「연기자나 관계자 외에는 무대에 오를 수 없다」——이 규칙은 딱히 이상해 보이지 않는데
선데이
검증하기도 쉽겠어. 우리 둘 다 「연기자나 관계자」가 아니니, 한번 시험해 보자고
원위크
...어?
선데이
다시 해보자
원위크
어떻게 된 거야?
선데이
「잘못된 길에 들어선 자는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이게 사냥개들이 말하는 「교정」일 거야. 당시 내가 썼던 방법과 똑같아
원위크
어릴 때부터 강경파였구나?
원위크
...잠깐, 그런 방식으로 교정이 이루어진다면, 좀 전에 먹은 음식은……
선데이
난 분명 경고했어
원위크
……
그는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정뱅이처럼 입에서 무지개를 토해냈다——
원위크
후... 으으……
선데이
기분이 어때?
원위크
널 조지고 싶어졌는데……
선데이
아무튼 에이딘 공원에 벌어진 소란이 나와 관련된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꿈 건축가는 없어도 돼. 이 왜곡된 것들은 내 손으로 없앨 거야
원위크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데?
선데이
어렵지 않아. 모든 왜곡에는 근원이 있고, 그 근원이 드러나면 추적할 수 있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일부러 규칙을 어기면 돼
그렇게 떠오른 잔음이 우리를 교정하려고 할 때 그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런 다음 「조율」로 꿈세계를 잠잠하게 만들자고
원위크
간단히 말해서, 지금부터 규칙은 깨라고 있는 거지?
원위크
「오락기에 나쁜꿈 극단이 판매하는 솔글래드 병뚜껑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쁜꿈 극단은 어딨지? 다들 숨었나?
원위크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정말 상식 밖의 규칙이네. 이것도 네가 정한 거야?
선데이
……
선데이
나도 어렸을 땐 이런 억설을 탐구하고 싶었거든
원위크
에휴, 됐어. 이젠 뭐라고 놀려야 할지도 모르겠네. 안에 버릴 만한 물건 없나?
선택지
아무거나 버려보자
원위크
오, 반응이 있네
선데이
……
원위크
윽, 나무꾼과 쓰레기통이냐고!
선데이
아직 부족한 모양이야. 다른 곳도 둘러보자
버블 도그
아우우——
원위크
여깄다. 잘도 숨어 있었네. 자, 우선 이 녀석한테 병뚜껑을 사자
선데이
잠시만
선데이가 버블 도그 앞에 알팔파 크레딧을 조금 놓는다
버블 도그
아우우우——
원위크
아, 난 알아들었어. 「고작 이 돈으론 어림도 없지」라는데?
선데이
……
선데이가 더 많은 알팔파 크레딧을 놓는다
선데이
그걸로 부족하다면 네가 좀 도와줘야겠는걸
원위크
뭘 도와줘?
… 설마 가진 돈이 그게 다야?
선데이
지금 난 도주범이잖아
버블 도그
아우우——
나쁜꿈 극단은 짧은 울음소리를 내며 앞으로 다가와, 몸에 달고 있던 소다수 병을 두 사람 쪽으로 돌린다
원위크
이 정도면 충분한가 봐. 운이 좋았어
원위크
그럼 한번 해볼까? 이 뽑기 기계를 써보자
제출할 아이템을 선택하세요
솔글래드 병뚜껑
원위크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는 것 같은데. 뽑은 걸 열어봐야 하나?
<뽑기 기계에서 나온 메모>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경고는 더 이상 소용이 없으니,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
원위크
욱,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기야?
으악, 이봐… 조심해!
원위크
이러는 게 어딨어. 그냥 뽑은 걸 도로 가져가면 그만이잖아?
선데이
오락 시설을 더 이상 오락 시설이 아니게 만드는 것도 일종의 교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
원위크
규칙이고 뭐고 그냥 말장난이잖아...?
선데이
이제 됐어. 왜곡된 장소가 바로 이 근처야
원위크
아, 나타났네. 뭐랄까, 너랑 좀 닮은 것 같아
선데이
이대로 사라지게 하자
선데이
「늘 그랬듯이, 내게 보여라──눈동자를 가진 것은 모두 동등한 영혼이 있다」
원위크
정말 효과가 있잖아? 컴퍼니에서 널 감시할 사람을 붙여야 했어. 네가 페나코니에서 다시 힘을 길러 또 날개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선데이
내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위험이 될 가능성은 없어
원위크
하긴, 넌 언제나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모두에게 존경받는 엘리트이자 지도자 역할이었으니까. 마지막으로 흙바닥에 넘어진 게 언
제야? 아마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겠지?
선데이
여섯 살이 되기 전이었을 거야. 평범한 남자아이처럼 귀깃으로 날려고 하다가 구덩이에 빠졌지. 하마터면 헤일로가 부러질 뻔했어
원위크
그냥 놀리려고 한 말이었는데, 진짜 기억하고 있을 줄이야
선데이
실패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잊기 어려운 법이니까
원위크
그런 일을 실패라고 여기는 건 너밖에 없을걸
원위크
또 뭐야?
선데이
되돌아본 것뿐이야
원위크
저기엔 아무것도 없어
선데이
그게 바로 고향에 돌아온 이유야. 내 눈엔 모든 게 선명하거든
어릴 적 난 여기서 실패를 경험했고, 그 결과를 수습하기 위해 모든 걸 바쳤어. 스스로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여전히 제자리인 것 같네
이런 방법으로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어서 기뻐. 가자, 아주 긴 작별의 여정이 될 테니까
원위크
다음 목적지는 어디야?
선데이
오티 쇼핑센터. 하지만 그쪽 길에도 사냥개가 있으니, 피해 가는 게 좋겠어……
웰트
무례하게 굴 생각은 아니지만, 그쪽으론 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원위크
무슨 상황이야?
웰트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이 주변에서 이상 현상이 일어나서 가족이 조사하고 있거든요
웰트
…괜찮으십니까?
선데이
괜찮습니다
「스텔라론」 사태가 잠잠해졌다고 해서 흑심을 품은 자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죠
말씀하신 대로 돌아가는 게 좋겠군요. 선생님도 부디 조심하시기를
웰트
잠시 멈추시죠──
선데이
……
웰트
좋은꿈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항상 오가는 차들을 조심하세요
선데이
감사합니다
원위크
방금 그 남자, 평범한 사람이 아니던데. 안 들킨 게 기적이야
선데이
은하열차라면 진작 출발했을 텐데, 왜 아직도 페나코니에 있는 거지?
…저자 때문에 우리 일정을 조정할 필요는 없지만, 더 조심히 움직이는 게 좋겠어
선데이
내가 죄수가 된 동안 페나코니에 새로운 문제가 터진 게 아니어야 할 텐데
출발하지. 몇 미터 정도 떨어져서 움직이는 게 좋겠어
선데이
제가 너무 안일했군요. 해명할 기회를 주시겠어요?
웰트
좋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두 손을 뒤로 하고, 단답으로 제 질문에 답하세요
선데이
단답이요?
웰트
당신의 말 속에 위험한 주문이 담겨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해야 하거든요
선데이
제가 그런 수상한 이미지일 줄은 몰랐군요…
제가 악의를 품고 이곳에 돌아온 게 아니라는 걸 믿어주세요. 「질서」가 다시 페나코니에 강림하는 일도 없을 겁니다
웰트
당신이 「화합」의 힘을 사용한 걸 본 이상, 그 말을 믿기가 어렵군요
제 질문에 대답하세요. 왜 여기 있는 거죠?
선데이
……
웰트
아무래도 당신의 신뢰를 얻기 위한 선택지는 하나뿐인 것 같네요
이만 나와, 원위크. 우리가 의지할 사람이 한 명 더 늘었어
선데이는 웰트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숨김없이 이야기한다……
웰트
그래서 컴퍼니가 당신을 살려줬다는 겁니까?
선데이
아마 여동생이 컴퍼니와 모종의 약속을 했을 겁니다. 제가 페나코니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건 원위크 덕분이고요
보시다시피 전 고향과 작별하기 위해 돌아온 것뿐이에요. 제가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기회를 주시겠어요?
웰트
……
혹시 모르니 당신이 페나코니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제가 동행해야겠습니다
선데이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웰트
저도 고향을 급히 떠났기에 그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죠. 제 동료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야겠습니다
선데이
다른 은하열차 멤버들도 페나코니에 있나요?
웰트
저와 함께 만나러 가죠. 자네도 같이
원위크
알겠어. 아주 시끌벅적해지겠군
웰트
여깁니다. 다들 근처에 있을 거예요
선데이
웰트 씨, 이해 안 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축제의 별의 소란이 잠잠해졌으니 은하열차도 다시 「개척」 여정에 올랐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째서 여전히 페나코니에 남아계신 거죠?
설마 저 이후에 소란을 일으킨 자가 또 있었나요?
웰트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하실 거죠?
선데이
제가 의견을 낼 입장은 아닌 것 같군요. 무명객 여러분의 판단에 따르겠습니다
웰트
페나코니는 안전하니 걱정 마세요. 저희가 아직 출발하지 않은 건 특별한 「여행객」 때문입니다
선데이
여행객이요?
웰트
열차는 한 편승객을 고향에 데려다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페나코니에서 잠시 쉬고 있는 것뿐이죠
…
선데이
음?
말씀하신 여행객이 이분인가요?
선데이
아니면……
이분들인가요?
웰트
아뇨, 이건……
Mar. 7th
웰트 아저씨, 드디어 오셨네요! 큰일이에요!
같은 시각, 빛나는 펠드스파호
스크루룸
유기 생명체의 여정은 언제나 변수로 가득하죠. 전 늘 그런 점에 매료되곤 합니다
히메코
저도 페나코니에서 스크루룸 씨를 뵙게 될 줄은 몰랐어요. 지니어스 클럽이 축제 초대장을 못 받은 줄 알았거든요
스크루룸
전 「화합」의 축제에 흥미가 없으니 초대를 거절한 건 당연한 결정이었어요. 다만 그 바람에 여러분의 멋진 모험을 놓쳤군요. 결론: 합리성만 추구하는 것도 단점이 있습니다
히메코
지니어스 클럽 회원들이 조화의 축제에 왔다던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쪽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르겠네요
스크루룸
듣자 하니 다음 목적지에 관한 은하열차와 기억의 정원이 협력하기로 했다던가요?
히메코
기억의 정원은 저희에게 선택지를 하나 줬을 뿐이에요. 헤르타 씨한테 들으셨나요?
스크루룸
그곳은 무명객의 인지를 벗어난 세계예요. 그래서 만상을 아우르는 「지식」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을까 하고 헤르타 씨에게 메시지를 보냈죠
히메코
이유가 그뿐만은 아닌 것 같군요
스크루룸
네, 또 다른 이유가 있긴 합니다. 블랙 스완 씨의 말에 의하면 앰포리어스는 세 가지 운명의 길의 영향을 받았고, 그중 하나가 「지식」이라고 하더군요
스크루룸
로직: 평범한 「운명의 길을 걷는 자」는 기억의 정원의 겨울에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히메코
맞아요. 사도, 심지어는 에이언즈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지니어스 클럽에 단서가 있는지 궁금했던 거예요
스크루룸
유감스럽게도 클럽 회원들은 왕래가 뜸하고, 대부분이 적막의 영주[폴카•카카몬드]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앰포리어스」라는 이름은 처음 듣는군요
히메코
헤르타 씨도 같은 말을 하셨어요. 그런데 흥미가 생기셨는지 조사해 보겠다고 하시더군요. 아마 배후에 기억의 정원이 있어서 그런 거겠죠. 「기억」 기술에 늘 관심이 많던 분이잖아요?
열차도 헤르타 씨의 소개로 완・매 씨를 알게 됐고, 완・매 씨를 위해 「세렌가 깊은 곳」에서 고대 괴수의 유해를 구해왔죠. 다만……
스크루룸
완・매 씨가 있는 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옛 친구」와 재회하게 될 줄 아무도 몰랐어요
그 여우족 소녀가 겪은 일도 일종의 기우(奇遇)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런 걸 두고 유기 생명체의 인연이라고 하는 거겠죠
히메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네요
스크루룸
그렇다면 은하열차가 그 소녀를 고향에 데려다주는 일을 도맡은 건 도의 때문인가요?
히메코
무명객에게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의 경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히메코
선주로 돌아가기 전에 다른 곳에 들러 마음을 가다듬고 싶다고 한 건 본인의 부탁이었어요. 연맹 입장에서 그 소녀의 신분은… 조금 특별하니까요
스크루룸
그렇게 특별한 승객인데, 히메코 씨가 없어도 괜찮은 건가요?
히메코
제 동료들에게 맡겼어요. 저보다 「정원」에 대해 잘 알기도 하고, 휴가를 즐기는 법은 젊은이들이 더 빠삭한 법이잖아요지금쯤… 신나게 놀고 있지 않을까요?
웰트
어떻게 된 일인지 누가 설명 좀 해주겠나?
Mar. 7th?
Mar. 7th
아, 그게… 그러니까… 스텔레가 얘기할 거예요! 말을 조리 있게 잘 하잖아요
선택지
보시다시피 여긴 정운이 여러 명이에요
Mar. 7th
그건 말 안 해도 알 수 있어!
에휴, 그냥 내가 할게…. 아까 흩어지고 나서 정운과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웰트
꿈세계에 문제가 생긴 건가?
Mar. 7th
인재(人災)라고 해야겠죠…. 길에서 웃음 참기 챌린지를 찍고 있는 페페시 사람을 만났는데——저희한테 먹으면 웃음이 나는 사탕을 주더라고요
원위크
그런 식의 「웃음 참기 챌린지」였던 거야…?
Mar. 7th
저는 괜히 끼어들지 말자고 했는데, 얘가 굳이 시도하는 바람에 일이 터진 거죠
웰트
무슨 일이 터진 거지?
선택지
챌린지에 실패했어요
Mar. 7th
아휴——말 좀 끊지 말아봐. 아무튼 둘 다 사탕을 먹고 웃음이 안 멈춰서 배를 잡고 바닥에서 한참 구른 후에야 일어났는데, 일어나 보니 정운이……
Mar. 7th
사탕을 먹더니 계속 이렇게 재채기를 하는 거예요! 에취! 에취——그러곤 갑자기 저희 앞에서 여러 명의 정운으로 변했어요!
웰트
…짐작 가는 일이 있나요?
선데이
꿈세계는 기억 물질로 이루어진 곳이에요. 아마 저분은 뇌가 예민한데, 자극을 받으면서 흩어졌던 기억 단편들이 떨어져 나가 독립적인 개체가 된 것 같군요
선데이
걱정 마세요. 좋은 꿈에선 꽤 자주 있는 일이니까요
Mar. 7th
웰트 아저씨, 이분은 누구예요?
웰트
이제 본 모습을 드러내도 됩니다
선데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것뿐입니다. 위장하지 않았다면 벌써 사냥개에게 몇 번이나 가로막혔겠죠
원위크, 내 가면을 벗겨줘
선데이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Mar. 7th
어, 어, 어떻게 된 거야?!
선택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웰트
이번엔 내가 설명할 테니, 다들 진정해
(웰트가 두 사람에게 전에 있었던 일을 설명한다……)
지금 상황에서 선데이 씨가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을 거야. 대신 의외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선데이 씨가 페나코니를 떠나기 전까지 내가 함께 다닐 생각이네
이쪽의 원위크는 선데이 씨의 오랜 친구고
원위크
안녕, 아름다운 아가씨. 그리고 이쪽은… 좀 더 헤비급 같은데. 이 통제광을 제대로 손봐 준 게 너지?
선택지
다 같이 노력한 덕분이지
Mar. 7th
오늘은 충격적인 일이 끊이질 않네. 지난번엔 정운이었고, 그전에는 아케론 씨더니… 왠지 웰트 아저씨는 돌아올 때마다 굉장한 인물을 데려오시는 것 같아요
웰트
크흠,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우선 정운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해
Mar. 7th
으음… 말처럼 쉽진 않을 거예요. 웰트 아저씨도 보셨겠지만, 이 정운들은 말이 잘 안 통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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