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의 정신은 꿈세계에서 조각나 버린 자아들로 분열되어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며, 그녀의 기억과 정체성, 감정의 편린들을 구현한다. 마침내 말을 나눌 수 있는 ‘정운’을 찾아내고, 선데이와 원위크가 조율을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원위크는 정운 내부의 공허와 조우하게 되고, 잠시 정신을 잃는다. 이 내면의 대면을 통해, 정운이 절멸 대군에 의해 파멸 직전까지 갔던 진실이 드러난다.
정운은 일찍이 반물질 군단의 습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희생자였다. 그녀의 정신은 혼돈 속에서 헤매고 있었고, 지니어스 클럽의 「완·매」가 개입해 그녀를 되살린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었다. 그녀의 육체는 파멸의 흔적에 잠식되어 있었고, 살아남기 위해선 그 고통을 ‘감내’하고 ‘공존’해야만 했다.
이 챕터의 주제는 분명하다. 생존은 축복이자 형벌이며, 정운은 그 경계에 서 있다. 정체성은 조각난 기억을 통해 다시 결합되고, 꿈세계는 그 혼돈의 은유로 기능한다. 정운이 받아든 삶은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영원히 남을 상처와의 동행이다. 그녀의 귀환은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파멸」을 통과한 존재로서의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의미한다.
은하열차 동료들은 이 여정의 증인이 되며, 한 생존자의 비극과 그 속의 희망을 함께 목도한다. 그리고 이제, 정운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다시 한 번 이름을 붙이고 길을 나서야 한다.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정운(?)
Mar. 7th 씨! 전에 말한 제안은 좀 생각해 보셨어요?
Mar. 7th
제안? 어… 너 혹시 어떤 정운이야?
정운 · 야심만만!
저예요! 다른 정운들과 함께 「정운 상담」을 꾸리려던 그 정운이요!
정운 · 야심만만!
저 자신과 일할 기회가 또 어디 있겠어요. 일심동체처럼 합이 잘 맞는다면 장사도 분명 잘될 거예요!
그런데 저흰 꿈세계를 떠나 무역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누구보다 똑똑한 Mar. 7th 씨를 중간상으로 섭외하려는 거죠!
Mar. 7th
아하하, 고민해 볼게…. 아무튼 행운을 빌어
정운 · 야심만만!
자──보셨죠, 웰트 아저씨?
웰트
확실히 자기 할 말만 하는군
선택지
정운도 유머러스해졌네요
Mar. 7th
나한테 「누구보다 똑똑하다」고 해서 그러는 건 아니겠지
선데이
아까 웰트 씨가 열차의 이번 여정은 한 여행객을 고향으로 데려다주는 거라고 하셨는데, 이분의 고향이 선주 연맹인가요?
웰트
선주 「나부」입니다
선데이
「나부」라, 거긴 얼마 전엔 반물질 군단의 습격을 받은 곳이잖아요. 이 아가씨는 무사히 살아남은 건가요?
웰트
그 반대입니다. 어쩌면 폭풍의 중심에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일지도 모르죠
선데이
아주 긴 이야기인 것 같네요
웰트
이 얘기는 나중에 하죠. 꿈세계의 주인으로서 뭔가 방법이 있나요?
선데이
아직은 잘 모르겠군요. 주변에 있는 정운 씨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죠
정운 · 꽃 애호가
좋은 생각이야. 직접 만든 음식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으니까
근데 선물이라면 길고 오래 볼 수 있는 게 좋은 법이지. 책상 위에 있는 꽃을 매일 바꾸면 기분이 더 좋지 않을까?
정운 · 처세의 달인
응, 일리 있는 말이야
정운 · 산해진미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야. 마음이 복잡할수록 상대는 더 깊은 정을 느끼게 되지
정운 · 처세의 달인
으음, 이쪽 의견도 아주 그럴듯해
Mar. 7th
아예 모든 장단에 다 맞추는 거야…?
웰트
한동안 더 논쟁할 모양이니 끼어들지 않는 게 좋겠어
원위크
썬, 네 생각은 어때?
선데이
……
그 호칭은 사양할게, 친구
원위크
친근해 보이고 좋잖아. 저 여우족 아가씨 말투처럼
선데이
정운 씨 일은 제가 예상했던 대로네요. 그 장난을 겪고 난 후 자신의 수많은 음표들로 흩어진 것 같아요
선데이
다시 말해 여기 흩어져 있는 건 「정운」 씨의 여러 모습인 셈이죠
Mar. 7th
그 말을 들으니 일이 더 복잡하게 느껴지는데요…?
선데이
어쨌든 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조율」을 통해 여러분의 고민을 해결해 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다만 여기 있는 정운 씨들은 너무 제멋대로예요. 말이 통하는 분이 있을까요?
Mar. 7th
말이 통하는 사람…… 아, 있는 것 같아요
Mar. 7th
음… 제가 알아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한번 해볼게요
정운(?)
어머, 혹시 소녀를 찾아오셨나요?
Mar. 7th
찾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정운의 특징은……
정운 · 소녀라 하옵니다
특정한 말버릇이 있을 뿐이죠
선택지
이 정운이 좋겠어
Mar. 7th
이 정도면 「말이 통한다」는 기준에 부합할까요?
선데이
한번 해보죠
실례합니다. 당신을 「조율」해도 괜찮을까요?
Mar. 7th
미리 말해두지만 저희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어요! 정운을 인질로 삼을 생각이라면——
선택지
페나코니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존재들이 다 여기 모였어요
선데이
여러분과 싸울 생각은 없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 일은 제 친구에게 맡기죠. 「화합」에 대한 조예가 저보다 훨씬 깊거든요
원위크
맞는 말이야
선데이
그래도 걱정 되신다면 「조율」을 진행하는 동안 제 움직임을 제어하셔도 좋습니다
Mar. 7th
음, 아니에요… 이렇게 솔직하게 나오시니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웰트
정운, 괜찮겠니?
정운 · 소녀라 하옵니다
소녀는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길 뿐. 전 그냥 여러분의 의견에 따를게요
선데이
실례하겠습니다. 원위크, 힘이 닿는 데까지 시도해 줘
정운
아……
원위크
……
???
후후……
원위크
윽, 뭐야?
방금 그 소리, 너희도 들었어?
선데이
소리?
원위크
…아무것도 아니야
Mar. 7th
아, 봐──효과가 있어!
정운
여러분과의 만남은 항상 곤경에 처했을 때 이뤄지네요
소녀가 이전에 무례를 범한 건 아니겠죠?
Mar. 7th
정운, 드디어 돌아왔구나!
Mar. 7th
몸집은 작지만, 능력 하나는 굉장하네……
Mar. 7th
어라, 왜 그래?
원위크
후우……
원위크
괜찮아. 별일 아니야……
선데이
뭘 감지한 거지?
원위크
역시 네가 직접 해야 했어. 이 여자는 보이는 것처럼 평범한 존재가 아니야……
원위크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우주가 탄생하기 전의 혼돈처럼 눈앞에 어둠이 가라앉는다. 혼돈 속에서 조물주 같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두려워하지 마』
???
여긴… 어디지?
『무엇을 보든 이거 하나만 기억해』
『넌 혼자가 아니야』
???
당신은… 누구?
그리고… 나는 누구?
난… 저기에서 온 건가?
이 길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
???
저 사람은… 왠지 낯이 익어
날… 어디론가 데려가려는 걸까?
낯선 수리공
생명 유지 캡슐은 해결했어. 큰 문제는 아니던데?
낯선 연구원
다행이네. 아님 그 선주 사람이 못 버텼을 거야
낯선 수리공
아직도 시도 중이야? 지금껏 성공한 케이스가 없잖아. 절멸 대군에 의해 「파멸」된 사람을 정말 구할 수 있을까?
낯선 연구원
난 그 지니어스가 아니니 배후의 논리는 잘 모르겠지만, 그분이 가능하다고 하셨으니… 분명 성공할 거야
???
저, 실례지만 여긴 어딘가요?
???
……
…내 말이 안 들리나?
???
이 사람은……
서적
≪관찰 일지: 6일차≫
……
극히 드물지만, 관찰 대상은 의식이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간단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관찰 상황을 보면, 그녀는 복잡한 문장을 구사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단지 짧은 주기로 극심한 통증이 몰려와 사고가 끊기고,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것뿐이다.
관련 상황을 완•매 님에게 보고하여 관찰 대상의 감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 후 질문을 계속할지 결정을 받아야 한다.
정정: 일시적으로 관찰 대상의 감각을 차단하여 관찰 대상의 고통을 최대한 완화하고, 육체 회복이 어느 정도 진전될 때까지 다른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이전까지 관찰 대상이 응답한 질문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No.1 당신의 이름은?
관찰 대상은 3초 안에 「정운」이라고 응답했다.
No.2 당신은 어떤 일을 겪었습니까?
관찰 대상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의식을 잃기 전까지 장시간 생각했다.
네 번의 질문 후, 관찰 대상이 답을 알고 있지만,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라서 설명할 수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
???
「정운」이라… 익숙한 이름이네. 내가 아는 사람인가?
???
이것들은……
『『파멸』이 남긴 상처야. 네 몸에 이미 뿌리내려서 아무리 떨쳐내려 해도 사라지지 않지』
???
「파멸」?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누구세요? 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시는 거죠?
『난 네 앞에 나타날 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네가 이 길을 무사히 통과하길 기다리는 것뿐이야』
???
여길 통과하라고요? 저것과… 싸워야 하나요?
『아니, 그건 너무 위험하고, 네가 할 수도 없는 일이야』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여. 네 상처를 어루만지듯 그것과 공존하려고 해 봐』
???
상처?
…아?!
???
이걸… 공존이라고 할 수 있을까?
「걱정 마, 넌 혼자가 아니라고 했잖아」
???
이럴 수가… 왜 아직도 이렇게 많은 거지?
좀 전에 있던 것들도, 없어지지 못한 건가?
『말했잖아, 넌 저들을 없앨 수 없다고. 그걸 해낼 사람은 아무도 없어』
『「파멸」의 상처와 함께 죽어 어둠으로 떨어지거나』
『여기로 와서 그들과 함께 세상으로 돌아오거나, 둘 중 하나야』
???
세상으로 돌아간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죠……?
아… 그래서 그 두 사람이 절 보지 못한 거였군요
전… 떠도는 유령이 된 건가요?
『비슷하지만 아직은 아니야』
???
그럼 중음의 몸처럼 생사의 경계를 떠돌고 있는 거군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
…그렇다면, 제가 깨어난다 해도 절 죽게 만든 이 상처들은 몸에 남아 영원히 나을 수 없는 건가요?
이해가 안 돼요. 은인님은 절 구해주시려는 것 같은데, 어째서 그런 얘기를 하시는 거죠?
『내 습관이라고 생각해 줘. 누구에게나 이 세계에 울지 말지 선택할 권리가 있어』
『괜찮아. 난 「생명」에 대한 갈망이 무(無)에서 탄생한다고 믿거든』
???
……
『넌 예외라는 걸 증명해도 좋아. 그것 역시 내가 바라는 결과니까』
???
…성가시네요. 삶이란 늘 이렇다니까요
『넌 더 이상 생존과 파멸 중에 선택할 필요 없어. 그 둘은 같은 길에 놓여 있으니까』
『그 길을 통과해야만——』
『넌 어둠을 뚫고 내 곁으로 올 수 있어』
정운
……
완·매
정신이 좀 들어?
줄다리기에서 첫 승리를 거둔 걸 축하해. 좋은 출발이야
정운
저… 이건 대체……
완·매
간단히 설명해 줄게
넌 절멸 대군의 습격을 받았어. 원래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었겠지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어. 때마침 난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었고
정운
다른 상담 사람들은요……?
완·매
모르겠어
정운
……
왜 하필 제가……
완·매
네가 제일 운이 나빴으니까. 넌 그 대군의 손아귀에 빠져 육체적, 정신적 파멸을 겪었어
그녀는 네 모든 걸 차지하려고 했고,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지. 운 좋게도, 그 덕분에 넌 한순간에 사라질 운명을 피할 수 있었어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과 『죽음에서 살아나는 것』은 비슷해 보여도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어. 네 숨이 완전히 끊어졌다면 나도 방법이 없었을 거야
정운
……
몸이… 이상해요……
완·매
미안, 아직은 네 감각을 깨워줄 수 없어. 너무 괴로워서 못 견딜 거야
너의 몸은 「파멸」에 잠식돼 매우 심각하게 파괴됐어. 아까 말했듯이 이런 상처는 계속 널 따라다니겠지
꺼진 재가 다시 살아나지 않도록, 네 몸——정확히는 네 꼬리를 살짝 손봤어
적응하는 법을 터득해 봐. 생존자에게 종종 「불행」이란 대가가 따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정운
…어찌 됐든 절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완·매
고마워할 필요 없어. 이건 거래거든
이로써 그 행상 에게 진 빚은 모두 청산했네
정운
그게 누구죠?
완·매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눈 좀 더 붙여. 깨어나면 이런 세세한 것들은 전부 잊게 될 거야
널 고향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 둘게…. 그러고 보니 너와 인연이 깊은 든든한 친구들이 있었지?
그들과 함께 가는 게 좋겠어. 과거에 대해 듣다 보면 회복에 도움이 될 거야
이로써 조율에 의해 드러난 과거가 다시 잠들어 어둠에 빠진다……
원위크
……
Mar. 7th
너… 괜찮아?
원위크
나 정신을 잃었던 거야?
선택지
아주 잠깐이었어
선데이
「조율」이 반대로 원위크에게 영향을 미치다니. 정말 범상치 않은 분이네요
웰트
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필요도 없겠군요
선주 사람인 정운은 일전에 절멸 대군에게 당해 신분을 빼앗기고 죽을 뻔했어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엄청난 중상을 입었고, 원래라면 회복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선데이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긴 건가요?
웰트
네, 한 지니어스가 이 일에 개입했거든요. 생명 과학 분야에 큰 업적을 세운 그 지니어스가 정운에게 삶의 기회를 줬죠
그 후 열차는 그녀의 의뢰를 받아 정운을 고향에 데려다주게 됐어요. 도중에 페나코니에 정박한 건 휴양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정운
죄송해요. 꿈속에 숨으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일이 연달아 일어나네요
원위크
누가 다치지만 않는다면 상관없지. 마신 것 좀 있어? 십 년은 잠들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야
웰트
흠, 조금 전 소란으로 이목이 끌렸을지도 모르니, 장소를 옮겨서 얘기하는 게 좋겠군
원위크
또 솔글래드야? 난 현지인이라고……
선데이
우선 그거라도 마셔
웰트
어쨌든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선데이
별일 아닙니다. 정운 씨 문제가 해결됐으니, 이제 여러분을 따라 나머지 두 동료분을 만나러 가면 되나요?
웰트
그럴 필요 없어요. 원위크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당신의 작별 인사부터 마치러 가죠
정운 씨 일은 너희에게 맡기겠네
Mar. 7th
네? 웰트 아저씨… 선주 사절이 곧 도착할 텐데, 안 가시게요?
웰트
너희가 있다면 안심일세. 히메코도 있으니, 어려운 결정은 히메코에게 맡기면 돼
Mar. 7th
알겠어요. 그럼 저희도 서두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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