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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임무/제3장 - 페나코니

스타레일 페나코니 - 3.4.7 낯선 땅의 이방인

by 회색둥이 202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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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의 이방인」은 페나코니 여정의 마지막 날, 모든 무명객에게 바치는 송별의 장입니다.
제목은 새로운 세계를 떠나는 자들과 남겨진 이들 사이의 시간과 기억의 경계를 상징하며, 각 인물의 작별 인사가 삶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단항, Mar.7th, 히메코, 웰트는 미하일과 티어난 등 선대 무명객들의 발자취를 기리며, 기억하는 자로서의 역할을 자각합니다.
반디와 아케론의 대화는 존재와 그리움, 반복되는 여정의 의미를 성찰하며, 개척자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정의를 던집니다.
폼폼의 눈물은 그가 수많은 이별을 겪어온 존재였음을, 그리고 개척의 길조차 그에겐 잊히지 않는 추억임을 드러냅니다.
열차팀은 연료 고갈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하고, 그 시점에 블랙 스완이 미지의 세계 ‘앰포리어스’ 개척이라는 제안을 들고 나타납니다.
동시에 제이드와 선데이의 마지막 대화는 낙원의 끝자락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존재의 숙명을 조명하며, 페나코니의 문을 닫습니다.
이 장은 과거와 미래, 이상과 현실의 교차점에서 개척자란 무엇을 남기고 가야 하는가를 묻는 장엄한 이별의 서사입니다.



Mar. 7th
솔직히 처음 품품의 부탁을 들었을 땐 정말 놀랐어
무명객, 「개척」하는 사람들은 좋은 일을 하고도 이름을 남기지 않는 법이잖아. 시간도 오래 흘렀는데 어떻게 그 세 사람의 행방을 찾으라는 건가 싶었거든?


근데 돌이켜보니… 「꿈의 땅」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했어

단항
역사는 죽은 자의 이름을 남기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별은 그들의 발자취를 증명해주지
긴 밤에 찾아오는 첫 번째 빛은 아무것도 비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는 빛에 비해 밤은 너무 길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 덕분에 사람들은 기억하겠지. 밤하늘에 뭔가가 반짝이면 첫 번째 별이 떨어진 후… 무수히 많은 유성이 하늘을 가르리라는 것을

선택지
건배하자


단항
브룩·티어난, 라자리나·제인·에스텔라에게 경의를 표하자. 은하 궤도 개척자——
——더는 침묵하지 않는 역사와 힘차고 용감한 발걸음, 뭇별로 향하는 여정을 위하여



Mar. 7th
이 조각상… 지난번엔 여기 없지 않았어?

히메코
아무래도 갤러거 씨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수수께끼」인가 봐
결국 우리는 끝내 그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어. 뿐만 아니라 그가 「살아 있는 사람」인지조차 구별해내지 못했지

Mar. 7th
뭐랄까, 정말 허구 역사학자다운 아저씨야. 갑자기 떠오른 건데, 그 아저씨가 스튜디오 테마파크에서 자기가 13살이라고 그랬거든. 그 말 속에 다른 뜻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모든 일을 「신비」로만 설명할 수는 없어……
적어도 페나코니에서 우리와 함께한 동행과 이 땅에 대한 충성과 사랑은… 진짜일 거야. 그렇지?

선택지
건배하자


Mar. 7th
「갤러거」 씨에게 경의를 표하노니. 깊이 잠든 사냥개——
——축제의 초대장과 모든 거짓, 그리고 유일한 진실을 위하여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땐 그렇게 리들러처럼 말하기 없기예요



미카
은하열차 여러분, 페나코니를 떠나시려는 건가요?

웰트
미안합니다, 미카 씨. 작별 인사를 너무 늦게 하러 왔네요

미카
별말씀을요. 「시계공」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여러분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꿈이 흐르는 암초 대표로서 무명객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건배를 청하죠

웰트
꿈이 흐르는 암초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미카
아마 계속 여기 남아 있을 겁니다. 깨어남에 익숙한 이들은 잠시라도 어둠 속에서 눈 감고 살아가는 걸 어려워하는 법이니까요. 「질서」가 사라진 후에도 누군가는 이 원시 기억의 영역을 지켜야 하죠
페나코니의 밤이 길긴 해도 모두가 편히 잠들 정도는 아니에요. 게다가……
좋은 꿈 없이도 저희는 지금까지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선택지
건배해요


웰트
미카 씨, 그리고 꿈이 흐르는 암초의 모든 주민에게 경의를 표하노니. 긴 꿈의 밤지기가——
——건너온 세월과 모든 슬픈 밤 그리고 끝내 도래할 여명을 위하여



히메코
돌고 돌아 결국 여기로 왔네
이번 「개척」 여정은 스텔레와 한 벨보이의 만남으로 시작됐고 돌고 돌아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어
시곗바늘은 끝없이 돌고 돌지만, 하루의 시작과 끝은 영원히 「앞으로 나아가는」 12시로 돌아오는 것처럼 말이야
이 이상 긴말은 필요 없을 것 같아. 이 모든 이야기는 너로 인해 시작되었으니 끝맺는 것도 너여야 해
그리고 나서 이야기의 다음 페이지를 펼쳐보자

선택지
건배해요

히메코
레그워크·샤론·미하일 씨에게 경의를 표하노니. 꿈의 땅의 「시계공」이자 은하열차의 무명객——


——페나코니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어린아이의 죽어도 변치 않는 꿈을 위하여



Mar. 7th
이제 우리 「무명객」으로서 사명을 완수한… 거겠지?

단항
「개척」이 다른 사람에게 방향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한 세계의 운명은 결국 그에 속한 사람에게 돌려줘야 하는 법

Mar. 7th
……
…왠지 미하일 씨가 이날을 직접 보고 싶어 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

히메코
Mar. 7th, 무슨 고민 있어?

Mar. 7th
그냥 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지난 몇몇 역에서도 느끼긴 했지만, 이번엔 유난히 심하네

웰트
얘기해보게. 다들 같은 생각을 하는 중일지도 모르잖나?

Mar. 7th
…미하일 씨든, 티아나 씨든, 라자리나 씨든 그들도 긴 삶을 살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겪었을 거란 생각이 끊임없이 들어요……

그들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고, 저희처럼 방황하거나 말다툼하기도 했겠죠. 동료와 적, 여정, 모험, 괴롭거나 행복했던 모든 추억… 저희에게도 익숙한 「매일」을 그들도 겪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것들은… 이미 과거형이죠

선택지
언젠간 우리의 이야기도 과거형이 될 거야

Mar. 7th
맞아. 내가 걱정하는 게 그걸지도 몰라……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볼게. 어떤 책을 읽을 때 이야기 속 캐릭터가 풍파를 예견하고 결국 아쉬움으로 가득한 결말로 끝난다면, 그걸 보는 우리의 심정도 복잡하지 않겠어?

선택지
어쨌든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거야

Mar. 7th
그건 그 인생을 날날이 들여다본 우리가 그들을 특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현실적이지 않고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어도 결말이 다가오면 잘 마무리되길 바라지. 하지만……
하지만 그들이… 그리고 우리가… 사실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면?

미하일 씨는 이 의자에 앉아 은하열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가 삶의 끝에서 자신에게 후회가 없다고 단호히 얘기할 수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아쉬움」은… 대체 뭐지?

히메코
내 생각엔 우리 모두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것 같아


은하는 넓고 생명은 보잘것없지. 「개척」의 발걸음은 멈춘 적이 없지만, 우주의 척도 아래 평범한 사람들은 평생을 바쳐도 아주 짧은 거리를 나아갈 뿐이야

하지만 아무리 짧은 길이라도 그것들을 연결하면 수많은 세계를 연결할 수 있어. 어쩌면 우주는 은하 궤도에 침묵을 남긴 모든 이를 기억하지 못 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기억할 수 있잖아

우리가 기억하는 한 그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미하일 씨가 우리에게 남긴 건 이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이야. 그게 완벽한 답은 아니더라도 온갖 풍파를 겪어낸 오랜 무명객이 삶의 끝에서도 활짝 웃을 수 있게 만들었지

그리고 그 의미는 미래에 우리가 해석하게 될 거야

Mar. 7th
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타인의 답에서 각자가 뭘 깨닫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야?

히메코
그게 「개척」이니까


Mar. 7th
…응
미안, 미안. 분위기가 다운됐네——단항, 썰렁 개그로 얼른 분위기 좀 띄워줘!

웰트
미리 생각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니네. 언젠간 우리 모두 이별을 마주해야 할 테지

단항
하지만 그전까지 함께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죠

히메코
맞아,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페나코니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차장에게 전해주는 거야
그 다음 준비를 마치고 「개척」의 다음 역으로 출발하는 거지



스텔레
(열차로 돌아갈까… 아니면 아케론 씨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눌까?)



아케론
아… 그리고 보니 내 무례함을 사과해야겠네. 우리의 첫 만남이 기억나? 그때 널 보니 옛 친구가 떠오른다고 말했었지

「자멸」의 저주 탓에 내 기억은 파편화됐고 과거는 흐릿해졌어. 너와 이렇게 동행한 후에야… 그때 흐릿했던 그 느낌은 내 착각이었고, 우리가 처음 만났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지

선택지
만약… 그게 착각이 아니라면요?

아케론
무슨 뜻이야? 넌 내 과거와 관련이 있을 리가 없는데… 내 과거에는 더 이상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공허」만이 남아 있거든

선택지
저도… 당신과 닮은 사람을 본 적 있을지도 몰라요

아케론
그렇구나… 너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거지? 그럼 내가 기억 속 그녀와 다른 사람이란 것도 잘 알 거야

선택지
하지만 어떤 일들은 절대 변하지 않죠

아케론
…하하

…오래전, 내게도 너처럼 소중한 동료가 있었어. 우리는 함께 여정에 올라, 올바른 시기마다, 최선을 다해 올바른 선택을 내렸지

안타깝게도 우린 올바른 결과를 맞이하지 못했지만, 이런 상황이 되면… 늘 그들이 떠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케론
이 우주에는 비슷하지만 다른 세계, 닮았지만 다른 사람이 무수히 많아
나 역시 홀로 곳곳을 누비다 낯선 행성에서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들의 모습과 내 과거가 겹쳐 보인다는 걸 알아차렸지

넌 이런 「기시감」이 뭘 의미한다고 생각해?

선택지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에요

아케론
미련, 갈망, 그리움… 셋 다 맞다고 할 순 있겠지만, 완벽한 답은 아니야
난 그게 외부의 무언가가 아닌, 우리의 내면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해. 과거의 한순간에서… 시간을 초월해 온 감정이지

그 감정은 따스하거나 기쁠 수도 있고, 괴롭거나 슬플 수도 있어. 과거를 돌이킬 때마다 우리는 등 뒤에 남겨진 게 미미하지만 잊을 수 없는 순간과 그 속에서 영원히 변치 않는 것들뿐이란 걸 깨닫곤 하지……

그게 바로 우리 인생의 요약본이야. 그 시절의 우리의 모든 게 담겨 있는 축소판이자… 우리가 걸어왔다는 증거지

우리는 그 안에서 자아를 발견하고… 「존재」하게 돼

이 이야기 속 모든 사람들이 생명의 의미가 담긴 무언가를 위해 힘차고 용감하게 운명의 길을 달려 나가는 것처럼 말이야



아케론
용감하게 여정을 떠나서 「개척의 현재」를 걷는 무명객이 되도록 해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다 해도 상관없어. 사람이 바꿀 수 없는 일은 정말 많거든
하지만 그전에 결말을 향해 가는 길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역시 많아
그리고 「결말」도… 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되기도 해
그게 바로 「여정」에 담긴 의미야
그 아름다움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해. 그리고 난……


그것이 우리가 햇빛 아래서 재회할 때까지 「공허」의 끝에 계속 피어있으리라 믿어



폼폼
흑흑… 흑흑……

Mar. 7th
이제 됐어… 폼폼, 그만 슬퍼하고 기운 내야지! 똑 그치고, 응?

단항
정말 뻔한 위로네

Mar. 7th
…그렇게 구경만 하는 것보단 낫거든?!

선택지
무슨 일인데?

Mar. 7th
아, 이제야 왔네!
이번 모험에서 겪었던 일을 폼폼한테 들려줬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어…. 폼폼이 저렇게 슬퍼하는 모습은 처음이야……

폼폼
흑흑… 차장… 차장은 울지 않아! 슬퍼하긴… 누가 슬퍼했다고 그래!
폼폼은 그냥… 그냥……


…화나서 그래! 맞아, 화난 거라고!

매번… 열차가 어디에 정차하는 너흰 항상 세상을 뒤집어놓잖아! 폼폼이 계획해 둔 출발 시간을 지키는 승객이 한 명도 없어! 계속 이러면 열차 연료가 바닥나버릴걸!?

맞아, 폼폼은 화난 것뿐이야… 미샤, 티어난, 라자리나 때문이 아니라고——
——흐아아앙!

히메코
괜찮아. 마음껏 울어, 폼폼
다들 옆 칸에 가서 잠깐 쉬고 있을래? 걱정 마, 여긴 나 하나로 충분해

Mar. 7th
하지만……

단항
가 봐, Mar. 7th



Mar. 7th
폼폼이 저렇게 동요할 줄은 몰랐어……

단항
그 세 「무명객」이 아주 중요한 동료였나 봐

웰트
폼폼이 언제 열차에 탔는지 아는 사람은 없지만, 아마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겪었으리란 점은 짐작할 수 있지

난 저렇게 우는 게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네. 폼폼이 기나긴 세월에도 무뎌지지 않은 채 여전히 열차에 탄 모든 무명객과 그들과 함께했던 여정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증거잖나

위로하는 일은 히메코에게 맡기세. 이 열차에 그녀보다 남의 마음을 잘 「달래는」 사람은 없으니

선택지
폼폼이 「연료」가 곧 바닥날 거라고 했어요…

웰트
폼폼이 감정에 휘둘려 아무 말이나 뱉어낸긴 했지만…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네

스텔레의 합류를 기점으로 열차는 각 정거장에서 예상보다 긴 시간을 소비하게 됐네. 모두를 기다리기 위해 폼폼은 부득이하게 워프 계획을 미뤄야 했지

단항
그렇군요… 어쩐지 폼폼이 복도를 초조하게 오가는 발소리가 자주 들리더라니

Mar. 7th
차장도 늘 뒤에서 묵묵히 우릴 위해 헌신해 줬구나……

웰트
평범한 운송수단과 달리 은하열차는 매번 「개척」을 전환해 열차 운행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만드네. 이상적인 상태에선 개척 여정이 계속되는 한 열차는 끝없는 동력을 얻어 영구기관처럼 나아갈 수 있지

하지만 그간의 일들로… 예상보다 연료가 빠르게 소모되고 있어. 아마 워프 두 번이 한계일 걸세

Mar. 7th
두 번이면… 정말 위험한 거 아닌가요? 으으, 또다시 우주를 떠다니는 얼음이 되긴 싫은데!

선택지
언젠간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지

Mar. 7th
…그럼 너도 다시 우주정거장 컴퓨터에 넣어줄까?

단항
그렇다면 다음 목적지를 선택할 때 그 부분을 고려해야겠네요

웰트
맞아. 조금 전 성도(星圖)를 확인해 보니 「해양 행성」 루샤카와 「마노의 세계」 멜루스타닌이 우리가 있는 이곳과 가깝더군

어느 곳을 목적지로 선택할지는 투표로 결정하는 게……

???
…아니면 제 제안을 들어보실래요?



블랙 스완
다들, 또 만났네

Mar. 7th
다, 당신은?! 어떻게 제 방에서 나온 거예요……

블랙 스완
정말 귀여운 방이던걸. 꼭 Mar. 7th 씨처럼 말이야

선택지
블랙 스완 씨, 여긴 어떤 일이세요?

웰트
기억하는 자… 어떻게 주위의 시선을 피해 열차에 올라탔든 간에 네가 말한 그 「제안」은……

블랙 스완
열차가 「연료」를 모으는 방법에 대해 우연히 들었지 뭐예요
사실 전 여러분과 협력할 수 있을지 논의하러 온 거였는데──지금 보니 제 제안이 여러분에겐 구원의 동아줄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단항
용건만 말해. 내용에 따라 너에게 열차에서 내려달라고 할지도 몰라

블랙 스완
「불멸」의 후손…? 정말 매력적인 꼬마 용이네. 특히 그 어렵풋한 기억 말이야
그럼 바로 본론부터 얘기하죠. 지금 은하열차 엔진엔 급히 「동력」을 보충할 특별 개척 여정이 필요하다면──

이런 생각 해본 적 없으신가요? 여러분의 목적지가 그 위대한 아키비리조차 가보지 못한 세계이거나……

여러분이 이 우주에 새로운 은하 궤도를 놓는다면, 열차도 더는 에너지원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 말이에요

Mar. 7th
아키비리조차 가보지 못한 세계를 개척하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이에요?

웰트
계속해 보게, 기억하는 자. 네가 말한 그 목적지는 어떤 세계인가?

블랙 스완
우주의 대다수 사람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세계이자……
오직 기억의 정원의 거울에만 비춰 외부에선 관측하기 어려운 세계이며……
세 가지 운명의 길에 얽매여 있어 운명을 알 수 없는 세계……

「영원의 땅, 앰포리어스」예요



제이드
내가 너무 늦은 건 아니어야 할 텐데

선데이
…당신이 올 줄은 몰랐군요

제이드
가족이 세워둔 수많은 초소를 뚫고 널 여기서 데리고 나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를 거야

선데이
이제 제 시간이 온 겁니까?

제이드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어떤 「시간」을… 말하는 거지?

선데이
협상, 심문, 철두철미한 사적 형벌… 제 최후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겠죠, 보나제이드 씨
대체 왜 이제 와서 위선을 떨며 곧 죽을 자에게 말할 기회를 주는 겁니까?

제이드
신단 아래로 추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좋아 보이네. 활기찬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은걸

선데이
더는 요사스러운 말로 제 존엄을 짓밟지 마시죠. 고작 그 악랄한 허영심을 채우려고 절 찾아온 겁니까?

제이드
그럴 리가. 난 네 여동생의 소원대로 후한 거래를 제안하기 위해 온 것뿐이야. 그걸 수락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네게 달렸어

선데이
로빈…?

제이드
「모두가 평온할 수 있는 진정한 낙원을 만드는 것」, 이게 너희 남매의 약속이지?
그 약속을 이룰 수 있다는 기회가 아직 너에게 남아있다면… 나랑 얘기할 마음이 좀 생기려나?

제이드
중대한 문제인 건 알고 있으니 지금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돼
가 봐. 넌 이제 자유야. 본분을 넘어서려 했던 ‘신에게 선택받은 자’. 이제 네 날개를 꺾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 직접 대지를 걸으며 세상의 진면모를 확인해 봐

선데이
전 당신들의 동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제이드
말했잖아, 이건 거래이고, 지금 당장 대답할 필요도 없어. 수확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야. 게다가 난 기다리는 일엔 도가 텄거든. 좋은 꿈은 계속될 거고, 밤은 여전히 길 테지. 다시 말해 네겐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단 거야

아, 떠나기 전에 한마디만 더 할게——경험자의 충고라고 생각해 줘……

인생은 짧으니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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