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의 보수」는 전투가 끝난 후에도 남는 상흔, 그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교환의 구조를 드러내는 욕망 경제의 환상극입니다.
제목은 군인의 대가를 의미하지만, 이 장에서는 개인의 소원과 그에 따르는 ‘저당물’이라는 구조적 등가 교환이 핵심으로 다뤄집니다.
반디는 ‘계속 살고 싶다’는 단순한 소망을 품고 전당포를 찾지만, 보나제이드는 생존조차 상품이 되는 세계의 논리를 들이대며 이를 거절합니다.
이후 반디는 각기 다른 이들의 소원이 이루어진 대가를 목도하며, 이 세계에서 욕망은 결코 무상으로 실현되지 않음을 직시하게 됩니다.
가난, 고립, 기억의 상실—누군가는 사랑을 얻고, 행운을 잡고, 정의를 완수하지만, 그 끝에는 반드시 존재 일부의 파괴가 자리합니다.
제이드는 이 과정을 통해 「보존」의 사도 ‘다이아몬드’의 명령, 그리고 곧 닥칠 신들의 전쟁을 위한 ‘스톤하트’ 결속이라는 거대한 서사에 반디를 초대합니다.
이 장은 반디의 과거와 정체를 드러내는 한편, 스텔라론 헌터 내부와 컴퍼니 사이의 교차점을 암시하며, 서사의 다음 거점인 조화의 축제를 예고하는 숨은 분기점입니다.
반디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면 직접 알아볼 수밖에 없겠어)
반디
(저건… 스텔레?)
(갑자기 사라졌다 했더니 은하열차도 여기 있네)
로빈
…참, 한 가지 더 말씀드릴 일이 있어요
오티 씨와 상의 끝에 페나코니를 향한 무명객의 공헌에 감사하기 위해 가족의 이름으로 은하열차에 선물을 전하기로 했어요
그러니 그에 걸맞는 절차를 준비해 주세요
가족 직원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로빈 씨
반디
저기요……
가족 직원
아, 안녕하세요──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반디
혹시 「전당포」가 어딨는지 아세요?
가족 직원
전당포… 아, 「보나제이드 님」 방을 찾으시는 거죠? 뭔가…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는 들었어요
장치에 위치를 표시해뒀으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반디
(「보나제이드 님」?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인데… 은랑이 얘기했었나?)
(그나저나 지니어스 클럽을 만나러 간다더니 코빼기도 안 보이네. 별일 없는 거겠지?)
제이드
「보나제이드 전당포」 빛나는 펠드스파호 지점에 온 걸 환영해
이름이 어떻게 돼?
반디
「사무엘」이라고 불러주세요
제이드
사무엘이라, 좋은 이름이네. 그럼 사무엘 씨, 원하는 게 뭐지? 그걸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를 거야?
반디
……
전 계속 살고 싶어요. 이 소원을 위해 제 전부를 걸게요
제이드
네 전부?
반디
네, 전부요
제이드
사무엘 씨, 이만 돌아가 줘. 아무래도 「전당」이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네
반디
무슨 뜻인가요?
제이드
말 그대로야. 삶을 향한 네 강렬한 욕망은 느껴지지만, 불길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그 욕망과 달리 넌 등가의 저당물을 내놓을 수 없어
반디
후… 그렇군요
역시 「전당물로 소원을 이뤄주는 전당포」라는 말은… 속임수일 뿐이었네요
제이드
말이 좀 심하네. 뭐,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 하지만 괜찮아. 내가 똑똑히 볼 수 있게 도와줄 테니까
내 전당포에 왔던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소원이 이뤄졌는지 직접 확인해 봐
그리고 이곳에 돌아오면 「전당」이 뭔지, 너에게 부족한 게 뭔지 설명해 줄게
반디
(그 「보나제이드」 씨는 전당포 주인이라기보다… 꼭 대부업자 같았어)
(어차피 다른 할 일도 없으니 그 사람 말대로 주변을 둘러보자)
도박꾼
하하하! 주제넘은 계집. 또 나한테 돈을 바치러 온 거냐?
스테이시
헛소리 말고 시작하기나 해
이 단판 승부에… 내 전 재산을 걸겠어!
도박꾼
후후, 허세 부리긴? 좋아. 그럼 어디 실력 좀 발휘해 보라고!
스테이시
이… 이겼어? 내가… 진짜 이긴 거야?!
도박꾼
마… 말도 안 돼! 지난번에 분명 나한테 10연패 했잖아? 내가 이런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다니?!
스테이시
진짜였네…. 그 보나제이드 씨 말이 사실이었어……
하… 하하… 하하하하하!!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구나! 마침내 「도박왕 스테이시」의 시대가 도래했도다!
델
도로시, 널 위한 선물이야. 열어봐
도로시
와아… 예쁜 목걸이네! 이거 캣츠아이야? 정말 아름다워……
내가 캣츠아이 장신구를 좋아한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게다가 아빠가 젊었을 때 엄마에게 선물했다는 목걸이와 똑같은 보랏빛이야…. 누구한테도 얘기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안 거야, 델?
델
그… 그럼……
나랑… 사귀어줄래?
도로시
……
음… 좋아!
델
어?! 저, 정말?
도로시
그전에 고백을 거절했던 건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는 것 같아서였어. 하지만 이 선물로… 네가 날 묵묵히 지켜보며 나에 관한 모든 걸 이해하려 했다는 걸 깨달았지…. 그러니까, 좋아
델
다, 다행이야! 내… 내 소원이 이뤄졌어!
도로시, 이만 갈까? 가서 열두 순간의 풍경을 구경하자!
도로시
응, 가자!
궁금한 여자
에휴, 혹시 봤어?
밖에 있는 저 회색 머리 말이야……
신중한 페페시
힐끗거리지 말고 술이나 마셔!
뭔가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 같은데…
반디
(저건… 스텔레?)
스텔레
짹짹, 짹짹……
스텔레
종이새야… 작은 새야……
Mar. 7th
야야, 진짜 왜 그래……
어서 내려와! 다들 쳐다보잖아!
반디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닌 것 같아……)
(미안, 스텔레.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얘기하자)
워커
그래… 맞아, 잘못 들은 게 아니야. 이미 그 녀석을 잡았어
지금껏 페나코니의 「태양의 순간」에 숨어있었나 봐. 신분을 바꿔치기한 걸로 모자라 종이접기 아카데미 교수까지 되었더군
가족과는 얘기가 끝났으니 인도에 관한 업무는 너희에게 맡기지
…어떻게 잡았냐고? 훗… 귀인의 도움을 받았어. 자세한 내막은 묻지 마
22년… 꼬박 22년간 그를 쫓아 은하 구석구석을 뒤졌는데, 결국 여기서 이런 방법으로 잡게 될 줄은 몰랐어……
우선 꿈자고, 파트너…. 나를 위해 건배해야겠군
(워커가 전화를 끊자, 그의 금속 눈 깊은 곳에서 연료가 한 방울 떨어졌다… 그건 지능 기계의 눈물이었다)
반디
(사람들의 소원이 정말로 이뤄졌잖아……)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한 건지, 「전당」은 또 뭘 의미하는지는 전혀 모르겠어. 가서 물어보자……)
제이드
돌아왔구나, 사무엘 씨
반디
네, 당신이 얘기했던 사람들을 보고 왔어요. 「보나제이드 전당포」를 다녀간 후 그들의 소원은 진짜 전부 이뤄졌죠
하지만 제게 뭘 똑똑히 보여주고 싶으신 건지 잘 모르겠어요. 겉보기에 그들은… 부족함이 없어 보이던걸요
제이드
서두르지 마. 이건 네가 「보나제이드 전당포」를 믿게 만드는 단계였을 뿐이니까. 이제 그들이 치른 대가가 뭔지 알려줄게
부잣집 아들 델은 좋아하는 도로시를 한참 쫓아다녔지만 고백에 성공하지 못했어.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는 나와 거래를 했지. 자신의 전 재산을 저당물 삼아 도로시의 마음을 무조건 움직일 수 있는 선물로 바꿔갔어
컴퍼니의 정보와 인맥 네트워크가 있다면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이지. 하지만 델은 곧 객실료를 내지 못하고 꿈세계 밖으로 쫓겨날 거야. 앞으로 가난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진… 그 자신의 노력에 달렸지
부디 그 목걸이가 두 사람의 감정을 영원히 이어주길
도박에 빠진 스테이시는 내게 최고의 행운을 바랐어. 하지만 맡길 만한 재산이 없었지. 그래서 난 그녀의 모든 친밀한 관계를 저당물로 잡았어
보나제이드 전당포를 나서는 그 순간 스테이시라는 이름은 우주 전역의 모든 도박장에 기록될 테고, 그 여파로 그녀는 부모나 친구와 연을 끊게 될 거야. 진짜 친구도 두 번 다시 사귈 수 없겠지
「행운」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지만, 정작 그 부를 소중한 사람에게 쓸 수 없다는 거야
그리고 워커 형사는——20여 년간 극악무도한 수배자를 뒤쫓았지만 그림자 하나 찾아내지 못했어. 완전히 절망하고 있던 그때, 날 찾아온 거지
그의 저당물은 자신의 저장 시스템이었어. 머지않아 「형사」로서의 기억은 사라질 거야. 자신이 누군지,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도 싹 잊게 되겠지
정말 재밌는 현상이지 않아? 사람들의 갈망을 충족시키고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더니, 그 은혜가 더 큰 갈망과 함께 내게 돌아온다는 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욕망이 이뤄지는 걸 볼 때, 비슷한 욕망을 끝없이 갖게 돼. 결국 난 그 소용돌이 속에서 내가 원하는 걸 건질 수 있게 되지
마침 내가 기다리는 일엔 도가 튼 사람이거든. 이제 네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알겠어, 사무엘 씨? 아니……
제이드
그라모스 철기의 생존자──「AR-26710」이라고 불러야 하나?
반디
…예상대로네
제이드
생각보다 더 침착하군. 엔트로피 상실증은… 정말 뜻밖의 재앙이었지. 안 그래?
그라모스 사람은 공화국 최고의 무기가 다른 이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전사들의 유전자 편집에 이런 「보험」을 설정해 뒀지
그 철기들은 독립적인 「인간」으로 여겨진 적이 없기에… 대가라고 할 만한 게 없어
하지만 넌 달라. 지금의 넌 스텔라론 헌터이자 「반디」라는 살아있는 존재야. 넌 계속 살고 싶겠지만 과거 창공 전선은 무너졌고, 이 비밀을 알거나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지
반디
컴퍼니에 방법이 있다는 거야?
제이드
희망이 없는 건 아니라고만 얘기해 둘게
반디
그렇구나. 내가 등가의 저당물을 내놓을 수 없다고 했던 건 「내 모든 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었어……
네가 원하는 건 내가 계속 살아가기 위해 직접 동료에게 수갑을 채우는 일이겠지
제이드
안타깝게도 그건 아니야
「동료」라, 좋은 표현이네. 스텔라론 헌터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는걸. 너희는 각자 독특한 신분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긴밀하고 견고하지만, 독립성을 유지하는 흥미로운 관계를 맺고 있어
10인의 스톤하트가 「다이아몬드」님을 따르는 것처럼 너희에게도 리더가 있겠지. 정말 궁금하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또 모든 스텔라론 헌터가 너처럼……
「종말」 운명의 길 위에서 운명의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애쓰는지 말이야
반디
……
제이드
기회가 된다면 다 같이 내 전당포에 들르도록 해. 그날이 올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반디
「다이아몬드」가 컴퍼니의 눈을 피해 스텔라론 헌터에 초대장을 보냈다고 생각하면 될까?
제이드
가능하다면 컴퍼니나 전략투자부의 대표로서가 아닌 내 개인적인 행동으로 봐줬으면 해
반디
스텔라론 헌터가 컴퍼니와 여러 번 접촉하긴 했지만 「10인의 스톤하트」라면 교집합이 없는데. 뭐, 네 제안은 전해줄게. 그전에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내 정체를 안다면 내 동료[은랑]가 이 방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도 알 텐데. 그 친구가 마음만 먹으면 몇 초 안에 피어포인트 전역에 우리 대화가 공개될 거야
근데 대체 왜 버려질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다이아몬드」를 위해 이 모든 일을 한 거지?
제이드
그야 어쨌든… 우리는 「같은 부류」니까
하지만 스텔라론 헌터나 은하열차와는 달리 우리는… 「각자의 필요」를 위해 모였어
우리 10인에겐 각자 걸어온 길과 종착지가 있어.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다이아몬드」님의 요청을 받고 동행하게 된 거지
그 길은 아주 짧을 수도, 아주 길 수도 있어. 우리는 저마다 마음속에 야심이 있어서 끊임없이 외부의 것들에 의존해 채워야 하거든
그리고 「다이아몬드」님은 「보존」 사도의 권한을 열로 나눠 그 공백에 「초석」을 넣어주겠다고 약속하셨지
「육신은 연약하나 마음은 휘석처럼 단단하다. 그렇지 않다면 『보존』의 길은 설 자리가 없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이건 맹세라기보단 「10인」이 내놓은 저당물인 거야. 우리는 그걸로 기회, 부, 존속, 내일을 얻었고……
그것들로 맞바꾼 모든 게 「스톤하트」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주겠지. 그리고 끝내 다가올 「신들의 전쟁」에서 「다이아몬드」서 『보존』의 위업을 이루게 될 거야
반디
……
…알겠어
제이드
이만 가봐. 지금 당장 대답해 줄 필요는 없어. 아까 말했듯 난 기다리는 일엔 도가 튼 사람이거든
반디
운명이 정말 그 페이지를 펼쳤다면 우린 자연히 다시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이 전당포에서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없다는 건 정말 아쉽네. 페나코니에서의 마지막 시도는… 「희망」으로 귀결되는 수밖에 없겠어
워커
보나제이드 씨, 약속대로 저당물을 가져왔습니다
스텔레
페나코니의 미래를 결정짓는 회의가 생각보다 정말 순조로웠어…. 논쟁이랄 게 거의 없던걸
조화의 축제 개막식이 곧 시작될 테니 현장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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