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대」의 실제 의미: 진실을 추적하는 자와 기억의 이면
📌 핵심 요약
이 회차는 로빈의 죽음 이후 수면 위로 떠오른 ‘두 번째 죽음’과
그로 인해 불거진 가족 내부의 비밀, 시계공의 유산, 기억의 간섭자들이 얽히는 사건입니다.
“잃어버린 세대”는 실종된 피해자들뿐 아니라, 과거의 책임을 지지 못한 자들과
기억을 잃거나 조작당한 세대를 함께 가리킵니다.
🧷 핵심 전개 맥락
- 어벤츄린과의 거래 이후, 스텔레는 열차팀에게 정보를 공유, 내부 조사가 시작됨.
- 블랙 스완은 기억 추출 중 소멸파 ‘콘스탄스’의 흔적과 외부 간섭 존재를 감지.
- 웰트와 아케론의 대면: 아케론은 ‘시계공의 유산’을 추적 중이며,
가족 내부에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웰트에게 전달.
💥 테마 구조 해석
1. ‘잃어버린 세대’는 누구인가?
- 살해당한 로빈, 실종된 반디처럼 이유 없이 사라지거나 말소된 존재들.
- 기억을 조작당하거나 누군가의 ‘계획’에서 제외된 이들.
- 동시에, 과거를 감추거나 진실을 외면해온 가족과 컴퍼니의 ‘방조자 세대’를 의미하기도 함.
2. 기억과 진실의 이중 간섭
- 블랙 스완의 조사는 단순한 기억 복원이 아니라,
‘정보와 기억 사이에 낀 간섭자’, 즉 외부 개입(소멸파)의 존재를 포착함. - 이는 “기억조차 안전하지 않다”는 세계 구조적 불신을 강화함.
3. 시계공의 유산과 내전의 예고
- 아케론이 추적하는 시계공은 더 이상 개인이 아니라,
상징 혹은 시스템에 남은 ‘과거의 저항’으로 기능함. - 이는 “현재의 갈등은 단절된 과거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암시함.
✍️ 정리
「잃어버린 세대」는 단순한 실종 사건의 탐구가 아니라,
기억이라는 매개가 어떻게 ‘소멸’과 ‘거짓’의 수단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과거의 죄와 진실이 지금을 어떻게 위협하는지를 보여주는 추적극의 전환점입니다.
이 장은 곧 펼쳐질 정치적 격변, ‘가족’의 분열, 그리고
시계공이라는 유령이 다시 무대에 오르는 서막이기도 합니다.
📖 스토리 전개
스텔레
(어벤츄린 씨는 이 결과에 만족한 모양이야…. 돌아가서 이 사실을 전하자)
시계 소년의 웃음은 언제나 찬란하다——그의 시선은 좋은꿈의 빛이 없는 구석구석에 모두 닿을 수 있을까?
히메코
어벤츄린 씨의 목적은 컴퍼니를 위해 페나코니를 되찾는 거야. 그러기 위해선 가족을 와해시키고 거대한 빈틈을 만들어야겠지
가족은 「죽음」의 존재를 숨기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결하려는 걸까? 착안점은 반드시 중요해야 하며, 관심을 끌어야 하지만, 판을 필요 이상으로 키워서도 안 돼……
선택지
「아케론」씨일까요?
히메코
아케론 씨가 어벤츄린 씨의 관심 대상인 건 맞지만… 그 갤럭시 레인저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판단하기가 어렵네
선택지
「호텔」일까요?
히메코
투숙객을 노린다고? 그건 아닐 거야. 페나코니를 찾은 손님 중엔 우주에서 유명한 거물들이 많거든. 아무리 컴퍼니라 해도 쉽게 건드릴 수 없지. 똑똑한 장사꾼인 어벤츄린 씨가 그걸 모를 리 없어
선택지
「가족」일까요?
히메코
그의 목표가 가족인 건 확실하지만, 무슨 수를 쓸진 알 수 없어. 페나코니의 거대 세력인 「화합」에 정면으로 맞서는 건 쉽지 않으니까. 컴퍼니가 어벤츄린 씨를 파견한 것은 사실상 어떤 수단도 불사하겠다는 뜻과 다름없지
선택지
「은하열차」일까요?
히메코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어. 더군다나… 유난히 널 신경 쓰면서 몇 번이고 접근했잖아. 어쩌면 그 사람도 너의 속마음을 몰라서 떠보는 걸지도 몰라
선택지
아직은 단정 짓기가 어렵네요
히메코
…지금 할 수 있는 건 추측뿐이지. 어쨌든 어벤츄린 씨를 상대할 땐 조심해. 상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고, 언제 움직여야 할지 아는 사람이니까. 게다가……
타고난 도박꾼이니, 이기기 위해 모든 걸 걸려고 할 거야
웰트
어벤츄린이 한 말 중에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
그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로빈 씨를 살해한 용의자로 그 갤럭시 레인저를 지목했네. 하지만 그 레인저와 「기억의 영역 밈」이 어떤 관계인지, 또 너에게 은밀히 접근한 이유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지
이렇게 근거 없는 추론은… 네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의심만 사게 될 터인데
어쩌면 애초에 신뢰를 얻는 것보다 아케론에게 반감을 갖게 하는 게 목적이었을지도 모르겠군. 그럼 그가 바라던 대로 상황이 더 혼란스러워졌을 테니까
그런데 이곳에 오기로 했던 소멸파가 행방불명된 일을 열차에 남아 있는 단항에게 물었는데… 어벤츄린이 지어낸 얘기는 아닌 것 같더군
자네는 여러 번 만나봤으니 얘기해 보게. 아케론은 어떤 사람 같은가?
선택지
…신비롭다고 해야 할까요?
어라... 기억이 잘 안 나요
웰트
…흔히 생각하는 갤럭시 레인저의 이미지와 비슷하군
그들은… 별나고 종잡을 수 없는 데다 혼자 다니기 좋아하지. 하아, 그래서 의심받는 걸지도 모르겠군
Mar. 7th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런지… 로빈 씨가 어딘가에 멀쩡히 살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이 모든 건… 질 나쁜 장난일 뿐이고
왜냐하면… 여긴 꿈속이잖아? 꿈의 낙원에 살인이 웬 말이야? 좋은 일만 일어나야지… 안 그래?
에휴, 극장만 보면 나도 모르게 생각이 많아진다니까……
선택지
가족을 의심하는 거야?
Mar. 7th
아니, 그런 건 아니야──가족 덕분에 사람들이 좋은 꿈을 꿀 수 있는 거잖아. 단지 점점 그들의 속내를 잘 모르겠달까……
거리의 행인들은 무슨 일이 벌어진 줄도 모른 채 즐거워하고 있어…. 뭔가 비현실적이지 않아? 마치 반디 씨, 로빈 씨, 우리가… 그들과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아
으아아… 머리 아파! 시원한 소다수 한잔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어……
근데 그러면 거리의 행인들과 다를 바 없잖아… 으음……
웰트
어벤츄린에게 다른 요구사항은 없는 듯하니, 우선 가족의 의뢰부터 해결하는 게 좋겠군. 히메코, 네 의견은 어때?
히메코
현재로선 스텔레(이)가 목격한 두 살인 사건이 제일 직접적인 단서이니, 거기서부터 시작하자
그나저나 궁금하네. 꿈에서 죽은 사람은 현실에서 어떻게 될까? 가족의 제안대로 우선 현실로 돌아가 호텔 측에 반디 씨의 상황을 확인하는 것도 좋겠어…. 검사검사 로빈 씨 소식도 알아보고
웰트
그럼 두 팀으로 나눠서 움직이는 게 어떤가? 난 꿈세계에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 조사를 마치면 다시 합류하지
히메코
신경 쓰이는 일? …아, 그래. 그럼 부탁할게
Mar. 7th
네에? 아… 이번에야말로 히메코 언니와 웰트 아저씨가 동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럼 조심하세요, 웰트 아저씨!
웰트
그래, 연락하겠네
웰트
……
귀한 손님이여, 잠깐 나와보겠나?
아케론
그렇게 빤히 보면 아무리 나라 도 곤란하다고
웰트
실례했군. 난 은하열차의 일원, 웰트・양이라고 하네. 전에 내 동료를 만난 적이 있을 테지
아케론
「웰트」……
이 이름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케론
…그보다 어째서 내 이름은 묻지 않는 거지?
웰트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군. 자네는 이미 페나코니의 유명 인사니까
아케론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했지?
웰트
자네가 이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 축제의 초대장을 받은 소멸파를 잔혹하게 죽인 걸로 모자라 페나코니에서 피바람을 일으킬 생각이라고 말이지
아케론
소멸파?
웰트
「영원한 불길의 관저」의 이프리트 말이네
아케론
「잔혹하게 죽었다」라… 그 대공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쓰러지는 몸을 이끌고 마지막까지 불꽃을 태워냈어. 결연하고 장렬하게 운명의 길을 걷는 자이지, 아무리 악인이라 해도 그런 식으로 모욕하는 건 안 되지
아케론
게다가 이곳에 초대받은 사람들 중에 수상한 인물이 어디 한둘인가? 그 사람들… 설마 이 장검이 당신 손에 있는 「블랙홀」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웰트
…가족조차 알아내지 못한 지팡이의 실체를 꿰뚫어 보다니, 아주 예리한 직감이네
그럼 블랙홀을 들여다보는 게 현명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겠지. 잠재적인 위험인물로서 자네가 알고 있는 정보는 이미 거슬릴 정도에 이르렀군──
정체를 밝히고 이곳에 온 목적을 말해. 그렇지 않으면 인력에 의해 찔릴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걸세
아케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무명객의 경계를 늦출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당신이 믿든 안 믿든… 갤럭시 레인저 아케론, 이게 지금의 내 신분이야. 페나코니에 오게 된 건 오랜 「염원」 때문이고
난 「시계공의 유산」 때문에 왔어… 그뿐이야. 이 정도면 충분히 솔직한 대답이라고 생각하는데
웰트
끝까지 자신의 진짜 정체를 밝히고 싶지 않다는 건가?
아케론
밝히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밝힐 수 없는 거야… 너무 먼 길을 걸어왔기에, 몇 마디 말로 이 몸에 얽힌 모든 걸 설명할 순 없어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과거와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는 법이니… 나도 은하열차가 어째서 스텔라론 을 갖고 은하를 누비는 건지 묻지 않을게
웰트
……
아케론
그 친구는 괜찮나? 기억하는 자가…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지?
웰트
스텔레(은)는 무사하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지. 자네가 얼마나 비밀을 밝히느냐에 따라 내 신뢰 여부가 달라질 걸세
아케론
난 그 「유산」을 찾기 위해 페나코니에 온 뒤로 꿈세계 곳곳을 다니며 조사했어. 그 과정에서 많은 방문객을 만나며 깨달은 게 있지……
바로 페나코니의 비밀이… 과거의 「개척」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말이야
그래서 너희에게 도움을 청하러 왔어. 마땅한 증거는 없지만, 난 모든 비극의 원흉이 가족 내부에 있다고 생각하거든. 날 믿어준다면… 함께 증거로 삼을 만한 사실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당신도 같은 결론을 내렸을 거라고 생각해
웰트
…여기까지 하지. 우선은 자네에게 적의가 없다고 믿겠네
웰트
알아낸 정보들을 공유해주게. 자네와 나 둘만 알고 있는 거로 하지. 확실한 증거를 찾기 전까지 애매한 추측으로 다른 이들의 판단을 흐리고 싶진 않으니
아케론
좋아
…참, 뭐라도 마실까? 출발하기 전에 어웨이크 두 잔… 아니, 네 잔 정도 마시고 가자고
지금부터… 아주 오랫동안 대화해야 하니까
같은 시각 현실의 호텔
블랙 스완
난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봤어. 처음 만나기로 한 장소는 호텔의 연회장이었지
그녀는 구석에 앉아 말없이 어웨이크 를 마시고 있었어. 한 잔, 두 잔 들이키는 걸 보고 난 이런 맵고 쓴 음료는 좋은 꿈의 맛이 아니니, 술글래드에 질린 사람이 마시는 거라고 했지. 그랬더니 이렇게 말하더군……
아케론
「그래? 내가 보기엔… 아무 차이 없는 것 같은데」
블랙 스완
현실 속 객실은 예상외로 소박하네……
…당신의 겉모습처럼 말이야, 아케론 씨
아주 쉽게 알아냈지. 바로 이 오르골이야. 소멸파가 받은 「초대장」……
당신에 관한 기억이 꼭 당신만의 것은 아니야. 내가 아는 게 많을수록, 더 먼 미래까지 예언할 수 있지. 조금만 손을 쓰면 죽은 자의 입도 열 수 있고
소멸파, 당신을 만난 후로 행방이 묘연해진 무법자들은… 대체 무슨 일을 겪었을까? 내가 보여줄게
기억 속의 목소리
「…열두 개의 눈금 ▓▓ 열두 개의 꿈세계 ▓ 아버지께 ▓▓ 그것을 바칠게요…」
「…잘했다 ▓▓ 두브라 ▓▓ 그들이 어디로 도망치는 ▓▓ 소멸파는 그들을 찾아갈 것이다…」
블랙 스완
…찾았다. 흐릿하긴 해도 이프리트의 목소리야. 또 다른 목소리는… 그의 아이들이겠지
이건 처음 「초대장」이 전달됐을 때 남은 기억인데… 여기서 끊어졌네. 그럼 다음 내용은……
기억 속의 목소리
「…그들은 꿈세계로 숨어들어 ▓▓ 폭풍우에 방해받지 않고 편히 잠들길 바랄 뿐이지」
「…화염의 자손들이여 ▓ 이건 너희들의 성인식이다…」
「…애까지 나설 거 없어 ▓▓ 나 하나로 충분하니까…」
「…쳇, ▓▓ 파멸의 ▓▓ 길을 ▓▓ 걷는 도망자가 ▓▓ 언제부터 죽음을 두려워했다고…?」
블랙 스완
「영원한 불길의 관저」가 출발했어. 불쌍한 사람들, 앞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고 있네
하지만 기억이 잘 재현되었으니… 머지않아 그녀가 올 거야…. 이곳엔 다른 사람이 없으니 그렇게 우아할 필요도 없겠지…. 나도 전력을 다해서……
……
…어떻게 된 거지?
기억 속의 목소리
「▓▓▓ ▓▓▓ ▓▓▓ ▓▓▓ ▓▓▓ ▓▓▓ ▓▓▓」
블랙 스완
뒷부분 기억이… 아예 없잖아? 말도 안 돼…. 이 오르골이 아케론 씨의 손을 거쳐 페나코니에 도착한 건 사실인데, 왜 중간 과정이……
기억 속의 목소리
「▓▓▓▓ ▓▓▓ ▓▓▓ ▓▓▓ ▓▓▓ ▓▓▓ ▓▓▓ ▓▓▓」
블랙 스완
…지워진 것 같지? 대체 누가……
기억 속의 목소리
「▓▓▓ ▓▓▓ ▓▓▓ ▓▓▓ ▓▓▓ ▓▓▓ ▓▓▓ ▓▓▓」
「▓▓▓ 넌 ▓▓ 누구 ▓▓▓ 지▓▓」
블랙 스완
…이건?
기억 속의 목소리
아니──이건 「기억」이 아니야
「아… 기억하는 자구나. 기억의 정원을 위해 일하고 있어? 아니면… 소각공인가?」
「난 콘스탄스야. 만나서 반가워. 원래대로라면 페나코니에서 함께…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럴 수 없을 것 같네. 연회의 별은 달리아를 환영하지 않고, 나 역시 성인식이 필요하지 않으니까…. 난 당신이 찾는 게 뭔지 알고 있거든……」
「『그녀』의 비밀을 원하는 거지? 내가 알려줄 테니… 가서 나 대신 축제를 즐겨줘」
「부디 『잊지 못할』 기억이 되기를」
블랙 스완
……
…전화? 받아봐야 할까?
한편 다른 쪽은……
스타피스 방송
「…며칠 전, 스타피스 컴퍼니의 정식 발표가 있었습니다——」
「츠카냐-IV는 시장개척부의 지도하에 《스타피스 현장》에 따라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연합 수장국을 세웠고, 스타피스 회의에서 합법적인 의석을 획득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연합 수장국의 수립은 츠카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로써 이 행성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막을 내리고, 『카티카-에브킨 멸종 사건』은 머나먼 과거가 될 것입니다——」
「츠카냐-IV는 드네스-프로티아-도르누 3대 은하계가 맞닿아 있는 무중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행성 표면 기후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언제든 소형 천체와 충돌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행성에 정착한 지혜로운 종족은 매우 드뭅니다. 이들은 여러 씨족으로 나뉘어 대부분 유목 생활을 합니다. 메마른 황무지에서 힘겹게 생존해 왔으며, 에이언즈 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민속 신앙을 발전시켰습니다……」
???
츠카냐, 츠카냐. 메마른 폭풍의 눈이자 신들에게 버림받은 곳이여……
돌은 있지만 물은 없고, 번개는 치지만 비는 내리지 않으며, 피는 있지만 눈물은 없지. 우리를 운석으로 내려치고, 광풍과 우레로 담금질하며, 갈라진 땅으로 집어삼켰다……
우리에게 벌꿀[에브긴]처럼 달콤한 이름을 준 동시에 고통의 칼날[카티카] 아래 두었구나. 세 눈의 지모신[펜고-비요스]이시여, 제 이야기가 들리신다면 부디 눈을 떠 이 아이를 봐주십시오……
당신께서 이 아이의 아비를 데려가실 때, 제 아이는 양수 속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저 또한 그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겠죠……
제가 편히 떠나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포대기 속 곤히 잠든 아이가… 꿈속에서 엄마의 심장 소리와 땅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삶은 그저 찰나의 꿈에 불과한 건지만 말씀해 주세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맞이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엄마…! 엄마…!
…엄마—비예요! 비가 내린다고요!
비…? 비가 내린다고……?
네! 정말이에요! 그 외지인들이 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거짓말은 아니었나 봐요…. 엄마, 이제 이곳을 떠나…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집…? 아아… 세 눈의 지모신이여,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건가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가야, 들어보렴…. 이게 바로 빗소리란다. 네가 태어난 날에도 이렇게 하늘에서 지모신의 은총이 내렸었지
넌 행운아이자 축복을 받은 아이란다…. 네 이름처럼, 그분께서 에브킨에 내리신 선물이지… 나의 아들아……
「부디 지모신께서 널 위해 세 차례 눈감아 주시기를……」
「끝없이 심장이 뛰고……」
「언제나 여정이 평탄하며……」
「…영원히 계략을 들키는 일이 없도록」
…이 슬픈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카카바샤[지모신이 축복을 내린 아이]
???
이봐, 도박꾼. 일어날 시간이야
어벤츄린
...엇
이런, 아무래도 솔글래드를 너무 많이 마신 모양이군... 생각보다 빨리 왔네. 그래서... 수확은?
Dr. 레이시오
네 추측대로 로빈이 죽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없더군. 떠도는 소문조차 없었지. 텔레비전에서는 로빈의 공연 리허설이 한창인데, 아마 대역일 거야. 다들 꿈을 꾸고 있어
어벤츄린
당연하지. 가족이 설계한 좋은 꿈에서 사람이 죽을 거란 생각을 누가 하겠어? 게다가 피해자는 「조화의 축제」의 여주인공이라니...
어벤츄린
솔직히 나도 얼마 전까진 안 믿었어. 심지어 몇 번이나 직접 실험 해봤지. 내가 정말 안 죽는다는 걸 확인할 때까지 말이야. 위험이 닥치면 악몽을 꾼 것처럼 「드림풀」에 의해 강제로 깨어날 테니까
그래서 난 이 사건의 배후에 더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확신해
Dr. 레이시오
「무엇이 죽음으로 향하는가」
그럼 너도 그 기억의 영역 밈에 대해 들어봤겠네——너 대신 참나무 가문에 친분을 쌓으러 갔을 때 거기서 한창 골머리를 앓고 있던데
로빈 이외에 사망자가 한 명 더 있나 봐. 자세한 건 모르지만, 밀입국자라고 하더군
어벤츄린
살인 사건이 두 개라고? 어쩐지 그 무명객의 반응이 수상쩍더라니. 다른 현장을 목격한 게 틀림없어...
범인이 정신 나간 놈인 건 맞지만... 살인 사건은 아주 좋은 돌파구야. 가족의 직무 유기를 고발하면 컴퍼니가 개입할 이유가 생길 테니까
다만 놈들이 생각보다 훨씬 강경하게 나오네. 로빈의 대역까지 준비했을 줄이야... 이런 식이라면 분명 두 사건 모두 묻힐 거야
어벤츄린
이걸 어쩐다? 잘 생각해 보자... 모처럼의 기회니까 실수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해...
Dr. 레이시오
참 대단하군. 벌써 막힌 건가?
어벤츄린
방법은 많지만 잘 선택해야 한다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로빈이겠지. 기억해? 그 가면의 우인이 나한테 벙어리랑 친구를 맺으라 고 했잖아
그녀가 말한 「벙어리」가 로빈이었던 거야. 목소리를 잃었다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다 쳐도 우리의 귀를 속일 순 없지. 그건 신체 기관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화합」의 공진이었어
목이 쉴 때까지 노래 연습을 한 게 아니라면 가능성은 단 하나, 가족이나 로빈 본인에게 문제가 생긴 거지. 그걸 확인하기 위해 어떻게든 만나려고 했는데...
...죽어버렸어. 그것도 내가 보는 앞에서
Dr. 레이시오
계획이 완전히 틀어진 것도 모자라 너까지 심문대에 올랐군
현장에 목격자가 있었으니 가족 측에선 일단 네 알리바이를 믿겠지만, 앞으로는... 한동안 사냥개의 감시를 받게 될 거야
어벤츄린
상황이 안 좋아, 교수 양반. 난 벌써 식은땀까지 난다니까. 이 상황을... 역전할 기회가 있을까?
Dr. 레이시오
확률을 묻는 거라면 내 대답은 예스야. 거의 0에 가깝지만. 페나코니 말로 하자면, 꿈 깨라는 거지
하지만 손이 근질거려서 운을 시험하고 싶은 거라면, 마침 적임자가 한 명 있긴 해...
어벤츄린
그 남자가 널 다시 만나고 싶어 하던데
어벤츄린
누구?
Dr. 레이시오
선데이
어벤츄린
...
...공적인 재판인가? 아니면 사적인 심문?
Dr. 레이시오
전자였다면 내가 말을 전할 필요도 없었겠지
어벤츄린
하아... 그래, 그런 거 였군.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산 자는 가능했어
레이시오, 이제 가족 내부 에 문제가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겠어. 두고 보자고. 여동생이 죽었으니... 그 남자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시간이 없으니 바로 출발하자고——앞장서! 재밌는 공연이... 곧 시작될 테니까
Dr. 레이시오
도착했어. 아침 이슬 공관, 이곳이 참나무 가문의 요새이자 각 가족이 페나코니의 중대 사안을 논하는 곳이지
어벤츄린
요새? 적절한 비유네. 얼마 전에 은하계의 군벌을 상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의 동기 궤도 장원조차 이 정도로 경비가 삼엄하진 않았어
Dr. 레이시오
그 주인에 그 공관이라고. 이 공관은 선데이 명의로 되어있고 그 사람의 초대를 받지 않은 한 평범한 손님은 평생 이곳에 발 들일 기회가 없지. 아직 자유의 몸일 때 잘 봐두라고
어벤츄린
이봐, 교수 양반——그게 무슨 소리야? 대체 어느 편에 설 건데?
Dr. 레이시오
내가 널 팔아넘기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지
어벤츄린
두고 보라고. 그 통제욕 넘치는 참나무 가주를 만나면, 어떻게든 입을 열게 만들 방법이 있어
Dr. 레이시오
그자의 접견실로 데려가 줄 테니 따라와. 가족 측 사람들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괜한 말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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