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냐:
우리가 길을 지나가던 중이 아니었으면... 정말로 혼자 열계에 뛰어 들 생각이었어?
제레:
그래,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난 이미 익숙한걸
브로냐:
너무 무모해…. 실버메인 철위대의 군칙에 따르면 열개 순찰은 최소 4인이 1조를 이뤄야 하고 전문 통신병도 있어야 해
제레:
네가 말했듯이 그건 실버메인 철위대의 규칙이잖아──우리한테 대입하진 말아 줘
제레:
도착했어, 여기가 리벳 타운이야… 후, 익숙한 풍경이군……
가자, 발밑을 조심해. 오랜만에 왔더니 안에 괴물이 많은 것 같아
여긴 아무것도 안 보여…. 높은 곳을 찾아보자
제레:
저 멀리 언덕 위에 있는 집이 나타샤의 보육원이야
올레그 두목이 날 주워 저기로 데려다주셨지. 난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보육원에서 보냈어
선택지:
상태 꽤 괜찮은걸
제레:
나타샤가 저 집은 예전에 어떤 재력가가 기증해 준 거라고 했었어. 뭘 하든 좋은 사람인 건 분명하지
어릴 적 아무 걱정 없던 나날들이 지금 생각해 보니까 너무 그리워……
브로냐:
……
제레:
왜 아무 말도 안 해? 병이라도 됐어?
브로냐:
아니, 그냥…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아무것도 아니야
제레:
… 이상하긴
아래 봐봐, 잡다한 노점들이 있는 거 보여? 저기가 리벳 타운 시장이고 나타샤가 원하는 물자가 저쪽에 쌓여 있을 거야
괴물 조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자
제레:
……
빌어먹을, 다 비었다고? 괴물이 상자를 뒤집을 수가 있나?
브로냐:
열개 생물한텐 인류의 물자는 불필요해. 그들이 가져갔다고 해도 이렇게 … 예의 있게 가져갔을 리가 없지
제레:
네 말은 누군가 우리보다 먼저 와서 가져갔다는 거야?
브로냐:
그냥 추측이야──봐, 이쪽 땅을 밟은 흔적이 있잖아
제레:
진흙 냄새가 아직 신선한 거로 봐선 상대가 떠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
가자, 이 시장을 다 뒤져서라도 물건을 찾아야 해
제레:
… 에릭?
야, 꼬맹이! 어떻게 혼자 여길 온 거야?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
에릭:
제, 제레? 네 아, 알 바냐!? 나, 난 가고 싶으면 어디든 간다고, 너희랑 상관없어!
제레:
물자를 다 여기에 숨겨 놨어? 재주도 좋아~
제레:
우리가 괴물을 소탕하지 않았으면 어쩔 생각이었는데? 계속 이렇게 구석에 숨어서 벌벌 떨고 있었으려고?
에릭:
누, 누가 너희 보고 참견하래? 금방 도망가려고 했어, 어른들 도움은 필요 없었다고!
제레:
억지 부리긴. 그럼 말해 봐, 괴물 앞에서 그 강판 꾸러미를 들고 어떻게 도망갈 생각이었지?
에릭:
그, 그건… 어, 어쨌든 방법이 있어……
선택지:
물자 좀 나눠줄 수 있을까? 인명 구조용이야
선택지:
200 실드면 얼마야?
브로냐:
… 많은 건 아니야, 하지만 지갑을 안 가지고 왔어
제레:
정말 그 돈을 줄 생각이야? 말해 두지만, 이건 재의 상투적인 수법이라고──
에릭:
아, 아니야. 이번엔 다르다고! 아버지 때문에 돈이 필요해……
제레:
또 아버지를 팔아먹다니… 네가 항상 이러는 걸 아버지가 아시면 참도 좋아하시겠다
에릭:
흑… 흑……
브로냐:
제레! 됐어, 그만해!
에릭, 맞지? 이거 너 줄게, 받아
에릭:
이… 이건?
브로냐:
이건 휘장이야, 축성가께서 내게 주신 거지… 중간에 파란 돌 보이지? 그건 순도가 가장 높은 지오매로우 결정이야
가족 때문에 돈이 필요한 거 맞지? 그걸 가져가. 조금의 지식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그 가치를 알아볼 거란다
에릭:
흑… 고마워요, 누나! 난……
브로냐:
…하지만 한 가지 대답해 줘야겠어──앞으로 다시는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마, 할 수 있어?
에릭:
아, 알겠어요! 다음부터는 절대 물건을 훔치지 않을게요!
브로냐:
…그럼 약속한 거다? 여기면 내가 철위대를 데려와 널 잡아갈 거야. 이 휘장 받아서 빨리 마을로 돌아가. 길 위의 장애물은 우리가 다 처리해 뒀어
에릭:
고, 고마워요. 이름 모를 누나! 이것들은 다 가져가세요!
여,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높은 집 쪽에 무시무시한 게 있는 것 같아요……
차, 참! 시장 앞길은 막혔어요…. 앞으로 가려면 상점가를 빙 둘러서 가야 할 거예요
브로냐
브로냐:
알았어, 알려줘서 고마워
제레:
… 그거, 너한테 꽤 귀한 거지?
그렇게 에릭한테 줘버려도… 괜찮아?
브로냐:
그 애가 진짜로 바뀔 수만 있다면 그 정도 대가는 별것 아니지
제레:
하, 만약 그래도 안 고친다면?
브로냐: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는 항상 내게 관용을 가르치셨어. 사람들 내면의 선의를 지켜라…. 자신이 한 줄기 빛이라도 다른 사람을 비추려 노력해야 한다
기회는 줘야지, 제레. 다른 사람들이 줄 순 없었잖아
제레:
……
제레:
네 말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워, 계속 서둘러 가자
에릭이 앞으로 가려면 상점가를 돌아가라고 했어.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이쪽이었던 것 같아
제레:
이 길이야,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군. 이 길을 따라가면 그 끝에 보육원이 나올 거야
브로냐:
이 가게와 간판들… 예전에 봤던 것 같아
도대체 언제……
브로냐:
이 상자들은 여기 둔 지 오래됐잖아. 안에 쓸만한 물자가 있는 거 확실해……?
제레:
하층 구역 사람들이 유통기한 같은 거 신경 쓸 거라는 생각은 아니지? 쓸 수만 있으면 괜찮아
없어…. 없다고… 비었어……
어째서 전부 다 비었지? 도대체 누구야──
브로냐:
──조심해! 뒤에 적이 있어!
선택지:
뭐가 이렇게 커…
브로냐:
이런 괴물은 금지구역 전방에서만 봤는데……
제레:
흥, 네가 뭐든──감히 뒤에서 습격하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제레:
하… 별거 아니네
선택지:
하지만 3:1이었잖아
제레:
흥, 나 혼자도 할 수 있었어. 그래도… 너희랑 같이 싸우니까 통쾌하긴 하네
이제 주위가 정리됐으니까 안쪽도 찾아보자
저쪽 구석에 재고품이 있었던 것 같아. 어렸을 때 밖에서 놀면 찰과상 정도는 달고 살았거든
아까 그놈이 물자를 망가뜨리지만 않았으면 좋겠군
브로냐:
… 환각이 아니야
제레:
어? 뭐라고?
브로냐:
이 건물, 그리고 이 어린이 놀이 시설… 다 본 적 있어
제레:
뭐? 무슨 수작이야, 상하층이 봉쇄된 지 10년이 지났고 실버메인 철위대는 한 명도 내려온 적 없었어. 너같이 높은 사람이 지하에 왔으면 분명 대서특필 됐을 거라고
브로냐:
──잠깐, 설마 그전에……
브로냐:
…응, 그럴 수도 있어. 그래야 내 기억이 왜 이렇게 흐릿한지도 설명이 돼
가자, 더 둘러봐야 확신이 설 것 같아……
제레:
이걸 찾았어, 받아 봐
브로냐:
이건 뭐지… 브로치?
제레:
나타샤는 우리한테 수공예품 만드는 법을 알려줬었어. 아마 어떤 애의 작품일걸
브로냐:
왜 나한테 주는 건데?
제레:
네가 무슨 휘장 같은 걸 에릭한테 줬잖아? 이게 그만큼의 값어치는 없지만, 그런대로 대신 쓸 수는 있을 거야
브로냐:
하지만 남이 힘들게 만든 걸 텐데? 이렇게 아무나 가져가 버리면……
제레:
… 융통성 없긴, 받으라면 받을 것이지
제레:
안 찾아본 곳은 여기뿐이야….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네
이건──앗, 찾았다!
잘 됐어, 거의 새 거야! 나타도 몇 년 전 물건이 이렇게 잘 보관되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할걸?
브로냐:
알코올은 유통기한을 확인해 보는 게 좋겠어. 날짜가 지난 건 효과가 없거든
제레:
일리 있는 말이야, 그럼 몇 병 꺼내 보자
... 앗? 이게 뭐지?
브로냐:
이건........
브로냐:
이건… 어릴 적 내 물건이야
제레:
너, 네 어릴 적?! 확실해……?
선택지:
설마 너 어릴 때……
브로냐:
그래, 이제야 기억이 났어……
난 예전에 이곳에 살았고──축성가께서 날 데려갔어. 쿠쿠리아 님께서 날 입양하기 전에──여기 살았었다고!
난… 하층 구역 사람이었던 거야
제레:
네가… 하층 구역 사람이라고? 아니, 네가 쿠쿠리아──그 「수호자」의 양녀였어? 그럼──
브로냐:
그래, 난 축성가께서 지명한 계승자야. 난 벨로보그를 이끄는 「수호자」가 되겠지
제레:
……
브로냐:
왜, 왜 이제서야 기억이 난 거지? 어릴 적 기억은 희미해……
선택지:
쿠쿠리아가 손을 썼겠지
브로냐:
아니, 어머니께서 나한테 그러셨을 리… 절대 없어
축성가들께선 「수호자」의 계승자 선발은 벨로보그 전 지역을 대상으로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이뤄진다고 말씀하셨었지
그 기간 동안, 나이가 찬 상하층 구역의 모든 아이들은 테스트를 받고 마지막으로 「자격」을 갖춘 한 명만이 선택되는 거래
난 아마… 여기서 선택돼서 지상으로 가게 된 것 같아……
제레:
보육원 아이들은 항상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 중에 미래의 수호자가 나올 줄은 몰랐어! 나타샤가 이 사실을 알아? 설마 계속 속고만 있는 건가……
브로냐:
… 아직 모를 거야. 수호자의 계승자 선발은 극비라서 선발된 아이는 과거와 완전히 이별해야 하거든
그렇게 난 쿠쿠리아 님의 딸이 될 수 있었고──다음 수호자라는 것 외엔 다른 신분은 없어. 하지만 난, 난 아직 많이 부족해……
매일 철위대 병사들이 열계에서 희생하는 걸 보면서도 어머니의 생각을 바꾸려는 결심은 못 했지
하층 구역이 고통받는 걸 알면서도 아무런 도움도 못 됐어. 예전의 보금자리가 이 모양이 됐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결국, 난 아무것도 「수호」 하지 못했어. 이런 내가 어떻게 선발된 거지,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제레:
이봐──말 다 했어?
브로냐:
…어?
제레:
칭얼칭얼, 시끄러워 죽겠네
제레:
뭐? 네 감정적인 몇 마디에 내가 동정할 줄 알았어? 넌 궁전에 처박혀서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고 전선에 직접 나가 목숨 걸 필요도 없지만, 하층 사람들은? 우린 끼니를 못 때워도 살아 있다면 그걸로도 괜찮다고!
「자신이 한 줄기 빛이라도 다른 사람을 비추려 노력해야 한다」──이거 네가 한 말이잖아. 모든 사람을 보호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여기서 칭얼대는 것보다 더 급한 게 있지 않아?!
브로냐:
……
브로냐:
맞아, 이런 신세 한탄은 어떤 문제도 해결해 주지 않지
고마워, 제레. 내가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있을 때면 옆에서 위로해 주는 사람은 있어도 너처럼 쓴소리 해주는 사람은 없었어
제레:
흥, 위로는 못해도 쓴소리는 몇 번이고 해 줄 수 있어
… 딱 봐도 넌 마음이 무거워 보여. 왜 널 그 지경까지 내모는 거지?
브로냐:
… 벨로보그 미래의 수호자로서 난 언제나 내 행동과 생각을 돌아봐야 해
제레:
그래, 그래. 그렇겠지~ 흥, 미래의 수호자가 나와 같은 보육원 출신이라니… 정말 악연이군
데리고 보육원 한 바퀴 돌아 줄까? 너와 달리 난 어릴 적 일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거든
브로냐:
응, 그럼 잠깐 너랑 같이 한눈 좀 팔아볼까?
가드 로봇:
경고, 경고. 위협이 감지됐다——
선택지:
악의는 없어——
가드 로봇:
클라라를 보호한다. 적극 방어 모드 돌입——
클라라:
퍼킨스, 안돼! 멈춰!
이 사람 본 적이 있어.... 나쁜 사람은 아닐 거야. 그렇죠?
퍼킨스:
지령 접수, 위협이 사라졌다. 적극 방어 모드 해제
클라라:
여긴 위험해요. 어서 돌아가세요, 언니
선택지:
난 부상자를 위해 약을 찾으러 왔어
클라라:
아, 클라라도 진통제 때문에 왔어요
방랑자 캠프에 부상자가 많아요. 채굴대도 마찬가지겠죠? 모두가 평화롭게 살면 좋을 텐데……
여기요, 이 약들 드릴게요.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선택지:
너랑 스바로그는 무슨 관계야?
클라라:
스바로그 씨는… 클라라의 가족이에요. 어릴 적 스바로그 씨를 만났고 절 키워주시며 제 가족이 되어 주셨어요
일전의 큰 광산구역 일은 정말 죄송해요…. 스바로그 씨는 클라라 말고 다른 인류는 신뢰하지 않아요. 특히 「와일드 파이어」 사람들은요
선택지:
스바로그는 왜 광산구역 일에 개입한 거지?
클라라:
광부들과 방랑자들이 크게 다투고 있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이죠…. 본뜻은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걸 막길 바랐던 거고요
「와일드 파이어」 사람들은 사람들을 데리고 하층을 떠나려고 해요…. 하지만 스바로그 씨는 모두가 여기 남길 원하죠. 스바로그 씨의 계산엔 지상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거든요
선택지:
하층 구역은 안전하고?
클라라:
적어도 스바로그 씨의 계산에서는 그렇죠……
스바로그 씨는 그의 직책이 「보존」이라고 했어요. 그러기 위해선 인류를 보존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하고요
선택지:
열계가 조만간 지하를 전부 삼킬 거야
클라라:
「와일드 파이어」의 모두가 스바로그 씨와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한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몇 번이고 찾아와도 스바로그 씨의 태도는 변하지 않겠죠……
그러니, 클라라를 믿어주세요! 클라라가 최대한 스바로그 씨를 설득해 볼게요. 언젠가 제 말을 들어주실 거예요……
제레:
… 클라라? 네가 왜 여기 있어?
클라라:
당신은... 「와일드 파이어」의 제레 언니? 제가 여기 온 건........
제레:
… 넌 왜 방랑자들을 도와 약을 찾는 거야? 능력이 그렇게 대단하신 분들이 왜 이런 어린애 혼자 동분서주하게 만드신다니?
클라라:
아, 그런 거 아니에요. 부탁을 받은 건 아니고… 그냥 방랑자들의 삶은 열악하고 그들이 사는 곳엔 진료소도 없어서 클라라가 도우러 온 거예요
그리고 사실 다들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모두 다 잘 살아보자는 생각뿐이죠
제레:
……
클라라:
제레 언니, 이 약은 원래 나타샤 언니 거죠? 저… 조금만 주실 수 있을까요? 방랑자들도 부상이 심각해서요
제레:
알았어, 그럼 이 진통제 공평하게 나눠 갖자
클라라:
지, 진짜요? 나타샤 언니한테 안 물어봐도 될까요?
제레:
내가 나타샤를 잘 아는데 아마 개의치 않아 할 거야. 우리 둘의 뒷수습은 두 배로 늘어날 테지만… 분명 이해하겠지. 늘 그래 왔고
클라라:
정말 다행이에요. 고마워요, 제레 언니……
브로냐:
가려던가? 여긴 너무 위험해. 우리가 배웅해 줄게
클라라:
괜, 괜찮아요. 클라라에겐 퍼킨스가 있는걸요. 그리고… 전 여기서 더 찾을 게 있어요
브로냐:
알겠어, 그럼 꼭 조심해야 해
제레:
강판이랑 붕대… 의료용 알코올… 진통제. 좋아, 다 구했어
빨리 가자, 지금 가도 시간은 얼추 맞을 거야. 볼더 타운으로 돌아가 나타샤한테 건네주자
'개척 임무 > 제1장 - 야릴로-Ⅵ'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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