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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임무/제4장 - 앰포리어스

스타레일 앰포리어스 - 4.4.7 시인이여, 내게서 하늘을 이야기해다오 · 하

by 회색둥이 2025. 5. 28.

시인이여, 내게서 하늘을 이야기해다오· 하⌋는 ‘불씨’를 둘러싼 최후의 추적과 함께, 하늘 일족의 신화가 완전히 무너지고 인간 스스로가 새로운 서사를 쓰기 시작하는 전환점이다.

 

서사는 히아킨티아가 세 번째 주문을 읊어 천후의 화벽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순간부터 급격히 어두워진다. 빛을 잃은 화벽은 과거의 피비린내 나는 기억을 쏟아내고, 관객인 일행은 옛 신자와 새 신자가 서로를 단죄하며 참혹하게 처형하던 장면을 목격한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해의 백성’과 ‘비의 백성’의 해묵은 증오가 여전히 하늘 도시를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증오가 외부 세력 ― 황금 피 숙청을 노린 청소부 ‘카이니스’ ― 와 결탁해 더욱 잔혹해졌다는 진실이다.

 

기억 속에서 재현된 ‘태양과 번개의 기사’ 셀리오스는 더 이상 영웅이 아니다. 신의 피를 지녔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뒤, 끝내 인간성에 절망해 아퀼라와 융합한 ‘융합신’ 셀리오스로 변모한다. 그녀는 하늘의 자손을 구원하기는커녕, 황금 수조에 던져 넣어 단결을 강제하는 폭군이 되었다. 이때 생존을 구걸하며 그녀와 거래한 무명의 황금의 후예가 있었는데, 히아킨 자신이 바로 그 후예의 피를 잇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영웅의 혈통이라 믿어온 자신의 정체성이 ‘목숨을 구걸한 이름 없는 인간’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히아킨에게 깊은 혼란과 동시에 새로운 책임감을 안겨 준다.

 

루나비스와 솔라비스는 이러한 과거의 목격자로서, 그리고 셀리오스의 충직한 날개로서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그들은 한때 셀리오스의 시선만을 통해 인간을 이해했으나, 긴 세월 동안 불을 쫓는 여정을 내려다보며 인간성의 가능성을 깨달았다고 털어놓는다. 결국 두 환수는 히아킨의 선택을 지지하며, 불씨를 계승할 자격을 인정한다.

 

클라이맥스에서 일행은 검은 물결로 뒤틀린 ‘셀리오스-아퀼라’의 잔존체와 맞붙는다. 파이논의 ‘새벽’과 히아킨의 ‘무지개’가 교차하며, 빛과 어둠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끝에 셀리오스의 낡은 신념은 소멸한다. 그녀는 “거짓 영웅담으로 천년을 버텨낸 인간에게 새로운 여명이 있을 자격이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지며, 불씨는 마침내 히아킨의 손에 귀속된다.

 

결국 이 장은 ‘신화 해체’를 넘어, 신화가 무너진 자리에서 인간이 직접 역사의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선언으로 귀결된다. 히아킨은 영웅의 후예가 아닌 ‘역사의 시인’으로서, 잔혹한 진실을 기록하고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강인함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한다. 신들이 떠난 하늘을 대신해, 불완전한 인간성이 견디며 써 내려갈 새로운 새벽의 서사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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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킨
…「낮과 밤이 교차하고, 천기를 다스리니——」
「먹구름을 품에 안아라, 『천후의 화벽』이여」

 


잔인한 새 신자
훗… 우리가 누굴 잡아 왔는지 봐. 구질구질한 옛 신의 신도라고!

 

선택지
하늘의 자손의 진실한 역사를 확인한다

 

잔인한 새 신자
네 나약한 티탄은 강력한 여전사에게 정복당했다. 지금은 용광로에 처박힌 폐기물과 다름없는 꼴이더군
그러니 우리에게 귀의해라, 옛 전통에 살고 있는 가여운 자여!
네가 동족과 함께 셀리오스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그 미련함을 고쳐주마……

 

무력한 옛 신자
「고쳐준다고」? 정신과 육체에 고통을 준다는 거겠지
싫어… 너희처럼 거짓된 신앙에 빠져, 제멋대로 구는 비겁한 놈들에게 굴복하느니… 차라리 여기서 죽겠어……

 

잔인한 새 신자
크… 하하하하! 다들 들었지? 이 시대에 뒤처진 녀석 같으니라고——정말 웃기는 위선자로군!
너, 해의 백성이지…?
말해봐, 너희가 그 신앙을 핑계로 동족을 억압하고 중생을 뜨거운 태양 아래 방치할 때——그 태양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나?

 

무력한 옛 신자
나… 나는……

 

잔인한 새 신자
쓸데없는 변명은 관두시지, 구세계에 사는 폐인 녀석.
「너희처럼 거짓된 신앙에 빠져, 제멋대로 구는 비겁한 놈들에게 굴복하느니… 차라리 여기서 죽겠어」라——
——방금 넌 스스로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어. 우린 그 소원을 이뤄주려는 것뿐이야
자, 이만 처리해 버려. 목에 반듯한 상처 하나 내주자고

 

무력한 옛 신자
아, 아… 안 돼!!


히아킨
……

 

파이논
…캐팔이 자신을 본떠 만든 창조물이지만, 너그럽게 포용하는 그 마음은 이어받지 못했군
괜찮아, 히아킨?

 

히아킨
전 괜찮아요, 파이논 님. 이런 결말을… 예상했거든요
다만 셀리오스 님이 티탄에게 전쟁을 선포하기 전에 품었던 단순한 꿈이 유난히 슬프게 느껴질 뿐이에요……
…계속 가보죠



루나비스
셀리오스에겐 신을 죽일 힘이 있었지만……
사람의 아이의 마음속에 깊이 박혀있는 인과를 뿌리 뽑진 못했어



히아킨
…「낮과 밤이 교차하고, 천기를 다스리니——」
「신을 쫓아내라, 『천후의 화벽』이여」

 


단항
저건, 설마……

 

파이논
이… 이럴 수가

 

선택지
하늘의 자손의 진실한 역사를 확인한다


난감한 옛 신자
부디 우릴… 버림받은 하늘의 자손을 구해주십시오……
…그림자의 길을 걷는 강자, 카이니스 님이시여

 

파이논
「청소부」예요…! 하늘의 자손이 그들과 결탁한 걸까요?

 

난감한 옛 신자
여러분께서 저주받은 자손들이 세상에 가져온 불결함을 제거하기 위해, 황금 피가 흐르는 자들을 사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를 위해 정의를 실현해 주십시오. 황금 피가 흐르는 그 마녀는 자랑스러운 조석의 눈을 숨겼다고 그 고귀한 신격을 짓밟았습니다.
그리고 신이 몰락한 대가는 저희 독실한 하늘의 백성들이 치르고 있지요!

 

「카이니스」
그대들의 절망이 느껴지는군, 하늘의 자손이여… 청소부는 인간과 같은 전선에 서 있다.
그대들이 신을 모독한 혼혈아를 제거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돕겠네
하지만 「태양과 번개의 기사」와 그녀의 신수는 너무 강해서 정면으로 싸우면 승산이 없으니, 그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계락」을 전수해 주지……


파이논
옛 신도들은 반격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결국 청소부와 협력했군요……

 

파이논
하지만 그 계획은 실패했을 거예요, 그렇죠?

 

솔라비스
그 자객들은 악랄했지만 우둔하진 않았네. 그들에겐 셀리오스와 싸울 생각이 전혀 없었어
억압받는 자들을 진심으로 도우려 한 게 아니라, 하늘의 자손 사이에 숨어 있는 무고한 황금의 후예를 「청소」하려 한 거지
하지만 우린 나중에야 그 배후의 음모를 깨달았네

 

파이논
불을 쫓는 여정을 시작하기 전, 황금의 후예는 신탁의 「정통성」을 쟁탈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어요.
트리비 선생님의 수많은 분신도 그 여파에 휘말렸죠
당시 사람들이 황금 피를 저주로 여긴 것도… 이해할 만해요

 

히아킨
그런데 셀리오스 님은 어디 계신 거죠…? 당시 어떤 심경으로 이 모든 일을 지켜보셨을까요?

 

루나비스
곧 알게 될 거야, 히아킨



솔라비스
그녀의 조건 없는 관용은 차가운 배반으로 돌아왔지
그로 인해 사람의 아이를 향한 깊은 사랑은 사라지고… 결국 끝없는 분노만 남았네



히아킨
…「낮과 밤이 교차하고, 천기를 다스리니——」
「역사를 드러내라, 『천후의 화벽』이여」


파이논
이제 숨을 곳은 없어… 티탄


미미
다들 저걸 봐——

 

히아킨
저건… 루나비스 님과 솔라비스 님?

 

파이논
그래, 두 분이 오래 전에 남긴 기억 같아

 

선택지
하늘의 자손의 진실한 역사를 확인한다

 

분노한 새 신자
대, 대체… 뭘 하시려는 겁니까?!
저흰 셀리오스 님의 독실한 신도예요… 절대 그분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요! 이 쥐새끼 같은 놈들이야말로… 영웅의 등을 찌른 우매한 것들이죠!

 

절망한 옛 신자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저런 복수에 눈이 멀어 그 검은 옷을 입은 자들에게 현혹된 거예요……

 

분노한 새 신자
부디 저들을 벌해 주십시오! 이 미련한 선대의 잔재가 없어져야만 하늘의 자손이 전사님 곁에서 단결할 수 있을 겁니다!

 

기억 속의 솔라비스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니, 신앙은 박해의 명분이 되었고

 

기억 속의 루나비스
약자가 강자가 되니, 종오의 굴레가 끊없이 이어지는구나

 

기억 속의 솔라비스
셀리오스는 이미 판결을 내렸다——

 

기억 속의 루나비스
——사람의 아이의 저속함은 치료할 수 없는 병이라고

 

절망한 옛 신자
하지만 그렇게 인간들을 사랑했는데……
정말… 저희를 버린 건가요?

 

기억 속의 솔라비스
셀리오스는 불씨를 건드리고 티탄의 시야를 얻었다

 

기억 속의 루나비스
그녀는 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보았다——어둠에 뿌리내린 채, 세계의 끝에서 생겨나 모든 걸 삼키는 검은 물결을 말이지

 

기억 속의 솔라비스
신이 먹구름을 피해 도망친 건, 태양을 편애해서가 아니라 끝없는 어둠이 두려워서였다

 

기억 속의 루나비스
하지만 사람의 아이는 제멋대로 신의 의도를 왜곡하고, 서로를 죽이기 위한 무기로 삼았지……
…슬픔과 비극이 만들어 낸 이 역사는 여기서 막을 내릴 것이다

 

분노한 새 신자
여전사시여……
그분은… 저희를 위해 어떤 운명을 엮으신 건가요?

 

기억 속의 솔라비스
셀리오스가 인간에게 남긴 말을 대신 전해주마——
「내가 사랑했지만 구원하지 못한 동족들이여——」
「지금 내 몸에선 황금 피가 들끓고 있고, 하늘의 폭군은 내게 굴복했다. 내 빛은 태양보다 더 뜨거우며, 생각을 뒤덮던 먹구름도 마침내 흩어졌지——」
「난 신이 가진 백 개의 눈으로 이 작은 대지를 내려다보고 결심했다. 영웅의 본능에 이끌려 너희에게 운명의 심판을 내리노니——」

 

기억 속의 솔라비스
「너희의 미래는 발밑에서 흐르는 뜨거운 황금빛 수조 사이로 흐를 것이다——」

 

기억 속의 루나비스
「기뻐하라, 사람들의 피와 뼈가 액체 상태의 황금과 하나 될 때——」

 

솔라비스 & 루나비스
「비로소 진정한 단결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테니」

 

담담한 옛 신자
흥…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하지만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니야, 셀리오스. 네 유일한 실수는……
…「인간」에게 너무 과도한 기대를 한 것이지


히아킨
……

 

히아킨
루나비스 님, 솔라비스 님……

 

솔라비스
그래, 우리가 바로 셀리오스의 처형인이었네

 

루나비스
그날 수많은 하늘의 자손이 조석의 눈 위에서 추락했고, 황금빛 용암에 집어삼켜졌어
그들은 평생 하늘에 기도를 올렸지만, 신앙은 목숨을 구하는 날개가 되어주지 못했지

 

선택지
셀리오스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요

 

파이논
그녀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전부 알고 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에요… 그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겠죠

 

히아킨
이게 역사의 진실이라면, 셀리오스 님은… 인간을 재앙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아퀼라와 융합한 게 아닌가요?

 

루나비스
불씨를 건드린 셀리오스는 티탄의 두려움뿐 아니라 그 매정함도 보게 됐어
아퀼라는 인간의 믿음을 바란 적이 없었고, 하늘 문명의 탄생은 사람의 아이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결과였지.
신화에서 티탄이 하늘의 자손에게 줬다고 알려진 훈천의도 사실은 인간의 발명품이었고

 

솔라비스
인간성에 완전히 실망한 셀리오스는 신성의 냉담함을 동경하기 시작했네. 그녀는 루나비스와 내게 대지로 가서 인간과 티탄의 영혼을 융합하는 금술을 찾아오라 했지


파이논
그럼 그때 이미… 아누사 선생님의 연금술이 쓰였다는 건가요?

 

히아킨
하늘의 자손에게 사형을 내린 셀리오스, 인간성을 버린 셀리오스——
그게 그분이 선택한 길이라면 저와 선조는… 그동안 누구의 숙원을 지켜온 거죠?

 

루나비스
역사의 마지막 조각이 이 앞에 있으니 가서 주워보렴, 히아킨
그때의 셀리오스처럼, 너도 반드시 그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해



히아킨
인간성을 버린 셀리오스… 놀빛 정원의 선조들과 제가 정말 그분이 남긴 혈통일까요?
머지않아 진실이 밝혀지겠죠. 그 진실이 어떻든… 전 사명을 피하지 않을 거예요
회색둥이 씨, 제 곁에 있어 줄 거죠?

 

선택지
역사를 직시하고 신에게 도전하자!



히아킨
저건……

 

무명의 하늘의 자손
위대한 셀리오스시여, 부디 제 미천한 목숨을 살려주십시오소서!
전 단 한 번도 누군가를 해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이 분노에 휩싸여 내린 벌은 저처럼 무고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해요!

 

기억 속의 솔라비스
시간이 됐다, 인간이여——

 

기억 속의 루나비스
——이만 네 운명을 받아들여라


무명의 하늘의 자손
잠깐만요! 여전사님과… 얘기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
보이시나요? 제 상처에서 황금 피가 흘러나오고 있어요! 저, 저도 황금의 후예예요… 셀리오스 님처럼… 신탁이 선택한 자라고요!

 

기억 속의 루나비스
거짓말이 아니군……

 

「융합신」 셀리오스
셀리오스, 동족을 어떻게 처리할 텐가?
황금의 후예라……
넌 다른 이들과… 다를 게 없다
넌 과거 태양의 자손이었군… 동족이 티탄의 편에 핑계로 온갖 방법을 동원해 다른 부족을 억압할 때… 약자를 위해 나선 적이 있는가?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
…없습니다

 

「융합신」 셀리오스
아퀼라가 몰락한 후, 넌 나를 새로운 신으로 받들었지
네 동료가 귀의하지 않으려는 옛 신도에게 무기를 겨눌 때… 넌 그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는가?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
…없습니다

 

「융합신」 셀리오스
중생에게 전해진 창세의 신탁이 황금의 후예를 이 부서진 세계의 영웅이 되도록 인도할 때……
…마음속 나약함을 이겨내고, 그 절실한 부름에 응답했는가?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
그러지… 못했습니다

 

「융합신」 셀리오스
보아라, 황금의 후예여… 넌 그 비열한 자들과 다를 게 없다
내 심판은 공정하고, 오직 들끓는 황금만이 너희의 원죄를 씻어낼 수 있지……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
…잠시만요, 셀리오스 님—— 제 나약함에 대해 변명할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세요!
당신의 신성 앞에 평범한 인간은 한없이 추해 보이지만… 사람의 아이는 오랫동안 이 세상을 걸어오며 삶의 고통을 겪고, 부끄러운 결함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그런데도 저흰 웅장한 도시 국가를 세우고, 문명의 꽃을 피워냈습니다! 비록 악의 늪에 자주 빠지지만, 저희는 여전히 발버둥 치며 앞으로 나아가죠……
그건 인간에게 추악한 근성뿐만 아니라… 강인함이라는 덕목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 제가 가진 것과 아직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당신에게 살아갈 기회를 얻어내고… 인간에게 스스로를 구할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해 내겠어요!

 

기억 속의 솔라비스
이렇게 당당하게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다니… 존엄을 완전히 버린 모양이군

 

「융합신」 셀리오스
……
「아직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건다고 했는가……?
말해보거라… 얼마나 참신한 도박인지… 들어보겠다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셀리오스 님……
절 살려주신다면, 모든 문명과 전설이 말세에 묻힐 때까지 당신의 서사시가 대대로 이어지게 하겠습니다
저희가 들은 구원의 신탁이 만분의 일의 확률로 현실이 된다면……
언젠가 제 후손이 이곳에 돌아와, 당신이 미천하게 여기시는 인간에게도 세계를 짊어질 힘이 있다는 걸 증명해 낼 겁니다!


「융합신」 셀리오스
……
흠… 재밌군
루나비스, 솔라비스. 저자를 보내줘
지금부터 저자와 그 후예는 하늘의 축복과 출신의 저주를 함께 짊어지게 될 것이다. 그 운명의 사람이 올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 주지……
그때 가서 선조에게 배신당한 사람의 아이의 숙명을 실컷 비웃어 주겠다



파이논
전설의 진실이… 전부 밝혀졌어
히아킨티아……

 

히아킨
……
제가… 그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의 후손이라고요?
저희 일족은 영웅의 피가 아니라……
…그 앞에서 목숨을 구걸하던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의 피를 물려받은 거네요
선조들과 제 나약한 목숨이… 셀리오스의 뜻에 쉽게 좌지우지될 수 있는 거였다니……

 

선택지
인간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만큼 하찮지 않아

 

파이논
그녀의 눈에 비친 건 전부 인간이 저지른 죄악뿐이에요——하지만 그게 인간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겠어요

 

히아킨
솔라비스 님, 루나비스 님——
두 분은 황금의 후예의 후손이 이곳에서 발버둥 치는 걸 지켜보기 위해 그 오랜 시간 동안 조석의 눈을 지켜오신 건가요?

 

루나비스
…세월은 많은 걸 바꾸기 마련이란다

한때 우린 복잡한 인간성을 읽어내는 법을 몰랐어. 셀리오스의 시선만이 우리가 사람의 아이를 이해하는 유일한 창이었지

 

솔라비스
그녀의 말이 곧 전부였다. 우리를 향한 인도이자 위로이고, 명령이자 훈계였네

 

루나비스
그녀가 침묵에 잠긴 후에야 우리의 감각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법을 깨우쳤지
검은 물결과 싸우는 동안… 우린 대지를 내려다보며 불을 쫓는 여정을 지켜봐 왔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돌아올 수 없는 여정에 오르는 영웅들을 보았지
셀리오스가 보지 못한 단결과 희망을 우리가 대신 목도한 거야

 

솔라비스
우린 변했다네, 히아킨티아여. 우리가 이곳을 지키는 건 더 이상 인간의 나약함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빛의 귀환을 보기 위해서일세


히아킨
……
셀리오스 님! 제 말이 들리실진 모르겠지만, 제 마음속에 담아둔 생각을 전부 전하고 싶어요
전 제가 이름 없는 평범한 인간의 후예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전 인간성 깊은 곳에 묻힌 강인한 희망이 세월에 마모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그 희망은 다시 빛을 발할 때까지 치료와 관심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에요
아무리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자라고 해도, 그 마음속엔 씨앗이 하나 있죠. 당신이 살았던 시대엔 하늘의 빛이 너무 어두워서 씨앗이 싹을 틔우지 못했겠지만……
보이세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수많은 빛나는 영웅들이 당신이 개척한 길을 걸어왔답니다——


그들은 이 세상의 모든 이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 하죠

 

파이논
그들이 남긴 빛은 사람들 마음속에 묻힌 씨앗의 싹을 틔우고 있을 테며, 그들이 자라날 수 있게 양분이 되어주겠죠——
메마른 땅에 울창한 숲이 생길 때까지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날 거고, 언젠간… 하늘에 다시 닿게 될 거예요
말세에도 치유되고 지켜지는 「놀빛」이야말로… 저희가 불완전한 인간성을 짊어지기로 한 이유예요!
역사는 불을 쫓는 여정 자체가 기적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해 냈어요——
그 시작은 포장된 거짓에 불과했지만, 인간에게 천년의 세월을 넘어서는 구원의 길을 열어주었죠
셀리오스시여, 우린 그 이름 없는 황금의 후예와 당신이 한 약속을 지켜 이곳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위한 해답도 가져왔죠——

 

파이논
인간은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고… 인간성은 구원받을 가치가 있어요!
이 말세에도 온 힘을 다해 나아가는 종족에겐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우린 새로운 여명을 맞이할 자격이 있다고요!
히아킨——


히아킨
네! 솔라비스 님, 루나비스 님——

 

솔라비스
듣고 있어, 히아킨

 

루나비스
듣고 있어, 히아킨

 

히아킨
부디 힘을 보태주세요.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결심했으니——
전 인간이 쌓아 올린 모든 걸 위해, 신탁의 인도에 따라 「조석의 눈」의 불씨를 손에 넣을 거예요——


히아킨
지상의 사람의 아이가 돌아왔으니… 다시 한 번 하늘에 도전하겠어요!



히아킨
…하지만 이번엔, 인간 본성의 어둠에 압도되지 않을 거예요


천공의 화신이시여, 우리와 마주하시죠!



히아킨
셀리오스 님, 제 목소리가 들린다면——
부디 세상을 구하겠다고 맹세한 자의 힘을… 지켜봐 주세요!



단항
온도가 올라가고 있어——
이 열기를 누그러트릴 방법을 찾아야 해!

 

히아킨
저희에게 불씨를 넘겨주세요……
…적어도 저흰 이 세상의 고통을 위로할 수 있으니까요!

 

스텔레
이 기세로… 날개를 잘라버리자!

 

파이논
당신도, 황금의 세례를 받게 될 테니!



스텔레
——어서, 내 뒤로 와!



단항
플랫폼이… 빠르게 추락하고 있어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승강로가 기니… 황금 수조에 빠지기 전에 해치워 버리죠!



단항
뇌우와 폭풍도——우리와 함께 싸운다!
뇌운이 몰려들고 있어요……

 

파이논
번개를 벨 준비가 되셨나요?



파이논
우리에겐 구원해야 할 세계가 남았으니……
여기서 당신과 함께 죽을 생각은… 없습니다!



파이논
티탄——


——녹아라!



파이논
……
아글라이아 님……
저희를… 지켜주고 계셨던 건가요?


단항
보세요, 아퀼라의 불씨예요——

 

히아킨
이제… 다 끝난 건가요?

 

파이논
셀리오스께선 인간을 단죄하고 그들을 황금 수조에 빠뜨렸어요. 그분도 결국……

 

파이논
…불씨를 챙겨, 히아킨. 우리의 사명은 끝나지 않았어


히아킨
네… 천공의 불씨여, 나와 함께 가자……
정말… 기묘한 느낌이네요. 아주 따뜻하고… 강렬해요
불씨를 쥐니 세상의 바람이 제 뜻대로 부는 듯하고… 생각만으로 뇌운과 눈비를 소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파이논
그 기분 이해해. 하지만 지금은……
…이 위태로운 플랫폼이 언제까지 버텨줄지 모르니,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해


저걸 보세요——

 

단항
세월의 사제의 장치군요. 신력이 남아 있을까요?

 

파이논
잘 모르겠지만 한번 시도해 봐야죠. 기도문으로 파괴된 플랫폼을 되돌린다면, 그걸 타고 입구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아글라이아 님의 호신석도 되찾을 수 있을 테고요
더는 지체할 수 없으니 어서 움직이죠!



단항
하늘의 성이 무너지고 있어요. 아퀼라의 몰락 때문일까요?



미미
금실이… 떨리고 있어……

 

단항
큰일이군요. 장치가 너무 오래돼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파이논
시간이 없으니 저거라도 되찾아와야 해요… 서둘러요, 스텔레 씨!

 

선택지
당신을 부르오니——

 

미미
「기억의 장막을 거두고——」


스텔레
「——과거의 물결을 일으키소서!」



스텔레
이런, 기도문의 힘이……


파이논
…안 돼!


파이논
가죠…. 여길 떠나야 해요


아글라이아
나는 따듯하고 눈부신 황금빛 속에서
…마지막 목욕을 하게 되리라



아글라이아
파이논, 이제부터 넌 돌아올 수 없는 여정에 오를 거야
빛이 떠나가는 건, 태양이 떠오르길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
언젠가 넌 더 이상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아글라이아 & 파이논
…세상에 여명을 돌려주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게 될 거야


파이논
…바로 눈앞에 있어요

 

단항
플랫폼이 위쪽으로 되돌아갔어요… 어떻게든 올라가야 해요!


파이논
뒤쪽이에요! 밖으로 통하는 문이 있어요——
문 너머에 분명 길이 있을 거예요!



미미
기적의 구슬로 탈출구를 열어보자!



미미
성공이야! 어서 가자!



히아킨
파이논 님, 아글라이아 님은……

 

파이논
알아…
나도… 안다고……



단항
구슬이 빛나고 있어요…. 저 구슬로 문을 열어야 하나 봐요!



히아킨
천둥번개……
천후의 화벽이… 세계의 말로를 보여주고 있어요……

 

선택지
하지만 불을 쫓는 여정은 곧 성공할 거야


단항
아퀼라는 불을 쫓는 여정의 열한 번째 불씨야. 마지막 케팔의 불씨는 여명의 절벽 의회 한가운데에 바쳐져 있지

 

이논
기적의 실현이 목전으로 다가왔어요. 이제 인간은 마침내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어요……
…저희가 여기서 벗어난다면 말이죠!



단항
험난한 길이 될 것 같군…. 다들 조심하세요!



히아킨
아…

 

파이논
조심하세요!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있으니 방심하면 떨어질 수도 있어요!



히아킨
문기둥이… 무너졌어요!

 

파이논
스텔레 씨——도와주세요!



파이논
스텔레 씨… 역시 세상을 구하는 데 소질이 있군요!

 

단항
…점점 더 심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어요!

 

파이논
스텔레 씨를 바짝 쫓아가죠…. 조금도 뒤처져선 안 돼요!



단항
저기 플랫폼이 보여요!


파이논
히아킨——두 날개 환수는 어딨지?

 

히아킨
찾으려고 노력 중인데, 화벽의 바람과 구름 때문에 감지하기가 어려워요……
두 분이 계신다면… 날개를 빌려 빠져나갈 수 있을 거예요!

 

파이논
하지만 지금 믿을 건 우리의 두 다리뿐이니, 계속 나아가자……
…아직 안전지대가 아니니까!



미미
이 구슬은 더 불안정한걸…
다들 타이밍 잘 맞춰!



파이논
거의 다 왔어요. 목적지가 코앞이니 무지개다리만 있다면……

 

히아킨
「서풍 나침반」… 제게 맡겨주세요!
집중해, 히아킨티아! 집중하자……

 

단항
하필 이런 순간에 난제가……


히아킨
시간이 없어요…. 하늘 요새는 아퀼라의 신력으로 움직이니, 불씨를 사용한다면……


됐다! 불씨가 부름에 응답했어요——어서 여기서 나가요!



파이논
저희에겐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오크마의 두 번째 여명도 보고 싶으니——



히아킨
음? 무슨 소리죠……?

 

파이논
플랫폼이 멈추면——다 같이 출구를 향해 달려야 해요……
…1초도 머뭇거려선 안 돼요!



파이논
다들 조심해요!

 

단항
이 소리는… 그럴 리가……

 

파이논
지금은 추측할 때가 아니에요……
——어서 뛰어요!



히아킨
티탄?
하지만 불씨는 이미……


설마, 셀리오스 님……?



파이논
저 뒤틀린 형태는……
검은 물결 때문에 부활한 걸까?

 

히아킨
불씨를 빼앗겼는데도 움직일 수 있다니……
셀리오스 님, 당신인가요?



단항
네 저주는 여기서 끝이다!



히아킨
종말의 메아리가 들려요……
이제 그만 멈추세요, 셀리오스 님!


파이논
어두운 말세는… 반드시 밝혀야 해요!


히아킨
약간의 빛만 있다면……


구름을 뚫을 수 있을텐데……


파이논
내 걸 써, 히아킨


나는…


세상을 짊어진 자이자——


결국엔 떠오를……
타오르는


태양이도다!



히아킨
불씨여


치유의 무지개를 내려주소서!


단항
끝이 보이니… 단숨에 해치워 버리자고!

 

히아킨
하늘의 영웅이시여, 깨어나소서!


단항
네 저주는 여기서 끝이다!


파이논
「새벽」이 베어버릴 신은——
당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니!



단항
너무 멀어…


꼭 막아야 해!


히아킨
영웅들이시여…
저흴 도와주세요!


히아킨
하늘의 영웅이시여——
——인간의 의지를


지켜봐 주세요!



셀리오스의 목소리
사람의 아이여… 너흰 내가 환멸 속에서 내린 판결을 뒤집었구나

 

영웅의 전설로 꾸며진 채 천년 동안 전해져 온 거짓을 서막으로, 장렬한 창세의 서사시를 써 내려간 너희에겐…

…새로운 여명을 맞이할 자격이 있다


사이퍼
하암……
돈 될 만한 물건이 어디 숨었을까……
이것도 쓰레기, 저것도 쓰레기… 이건 또 뭐야? 됐어, 일단 챙겨두자……


…오오, 드디어 찾았다!
분명! 대사제가 숨긴 「세상의 보석」이 틀림없어! 전설에 따르면 여명 기계에서 떨어진 일부라고 하던데……
쿵… 쿵쿵……
헤헤… 상자에 담겨 있는데도 상급 보물의 달콤한 향이 나네. 신앙을 위해 모든 걸 바치기는 개뿔, 자기 뱃속만 채우는 대사제잖아……
이걸 위해 사제원에 반년이나 잠입해 있었네! 견습 사제들이 매일 읊어대는 기도문이 고양이 잡을 뻔했다고…
도둑질도 「노력한 만큼 얻는다」니까, 헤헤……
으앗…!

 

죽어 가는 대사제
아티… 아티쿠스… 자네인가?


사이퍼
(아티쿠스? 익숙한 이름인데… 아, 그가 제일 아끼는 견습 사제이자 모두가 인정하는 차기 대사제잖아……?)
(무시하기도 좀 그러니까… 우선 자그레우스의 힘으로 대처해 볼까?)
(자… 내가 바로 아티쿠스야)

 

죽어 가는 대사제
아티…쿠스? 어째서 답이… 없느냐……

 

사이퍼
노친… 크흠, 대사제님. 접니다. 약을 바꿔드리러 왔어요

 

죽어 가는 대사제
아… 고맙구나. 네가 돌봐주지 않았다면 난 이미 숨을 거두고 타나토스에게 이끌려 저승의 강으로 돌아갔겠지……

 

사이퍼
아… 그런 말씀 마세요, 은사님. 병상에 계신 대사제님을 살피는 건 제 소임인 걸요
(이 늙은이, 생각보다 병세가 심각하네…. 사제들이 일부러 병세를 숨기고 있나 보군)

 

죽어 가는 대사제
아티쿠스… 언제 영면에 들지 모를 정도로 내 인생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네……
…마지막으로… 자네에게 꼭 알려줘야 할 이야기가 있어……

 

사이퍼
(이야기를 해준다고? 잠깐, 설마… 다른 곳에도 보물을 숨겨둔 건 아니겠지?! 오, 변화의 동전이여! 오늘 운이 좀 따라주는 듯한데!?)
(크흠, 침착해, 사이퍼야…. 진정해야지)

 

사이퍼
곧 좋아지실 거예요, 대사제님. 걱정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하지만! 제게 간히 부탁하실 일이 있다면… 집중해서 듣겠습니다

 

죽어 가는 대사제
아… 이 일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거룩한 도시의 존망과 관계된 일이니… 이야기해야 할 터

 

사이퍼
(이 도시의 존망과 관계된 일? 과장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어떤 일인지 들어나 보자……)

 

죽어 가는 대사제
난 전능하신 천부 케팔께서 침묵에 빠지기 전, 그 찰나의 순간에… 여명의 절벽에서 마지막 말을 들었네……
그는 이렇게 말했지. 신탁이 내려졌으니 나의 사명은 끝났다. 이제 나는 적막으로 돌아가리라——

 

사이퍼
(아아아——창세의 신탁과 죽은 돌로 변한 티탄… 이미 아는 이야기잖아? 뭐가 특별하단 거지?)

 

죽어 가는 대사제
영원한 밤이 찾아올 테지만, 앞으로 300년 동안… 여명 기계가 가득한 도시를 보살필 것이다. 황금 피가 흐르는 사람의 아이가 기적을 향하기만을 기다리며……

 

사이퍼
(오옷, 여명 기계와 창세의 기적. 이것도 뻔한 이야기──)
(자, 잠깐. 저 늙은이가 방금… 앞으로 300년이라고 했어?)

 

죽어 가는 대사제
난 사람들에게… 천부께서 정해주신 기한을 말하지 못했네……
거룩한 도시에 남겨진 시간을… 시민들의 마음속에 잔인하게 새길 용기가 없었어……
아티쿠스, 자네는… 나보다 훨씬 더 용감하니, 내가 못다 한 일을… 대신해 주겠나?
오크마의 모든 시민에게… 그 씁쓸한 진실을 전해줄 텐가?

 

사이퍼
……
아티쿠스…?

 

사이퍼
…훗
걱정 마세요, 은사님. 제가 그 막중한 임무를 대신하고… 사제님의 두려움으로 인해 벌어진 일을 바로잡을게요

 

사이퍼
……
그런 거야, 재봉녀? 「모든 사람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유일무이한 존재다」……
드디어… 내가 영웅이 될 기회가 왔네



사이퍼
…여기까지가 여명의 절벽에서 사제로 변장했을 때 겪었던 일이야. 각색이 없지는 않지만 전부 사실이지
이건 절대 새어나가선 안 되는 비밀이야. 난 누구한테도 말한 적 없어. 심지어 바르톨로스 그 녀석에게도 말이지
이 이야기의 첫 번째 청중이 됐으니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휴, 그런데 박수도 못 치고 감상평도 못 남기다니, 정말 안타깝군
어쩔 수 없지, 뭐! 오랜 시간 마음속에 담아뒀던 비밀을 털어놓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네


그나저나 너희가 이렇게 끈질길 줄은 몰랐어……
내가 일부러 보란 듯이 불씨를 바꿔 쳤더니… 진짜로 날 따라 저승의 강 강가까지 쫓아왔잖아?

그 구세주 소년 말이 맞았어. 오크마인에게 쫓겨난 너희 조무래기들에겐 더 이상 방법이 없었을 거야……
하나, 둘, 셋, 넷… 음……?
어떻게 된 거지? 너희의 두목인… 카이니스란 여자가 없는 것 같네. 설마 다른 꽁꽁이가 있는 건가……


하, 진짜 귀찮다니까… 됐어, 모두를 위해서라도 너희가 의심스러운 물건을 지녔는지 확인해 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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