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별바다엔 신이 산다?
우주를 떠돌다 보면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이 방대한 별의 바다, 이 끝없는 항로 너머엔 누가 있을까?
그리고 누군가 정말, 그 너머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면——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스타레일의 세계에는 그런 존재들이 실제로 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에이언즈(Aeons).
신이라기엔 너무 생생하고, 괴물이라기엔 너무 개념적입니다.
그들은 ‘운명의 길’을 따라 걷고, 각자 다른 철학과 성향으로 우주를 뒤흔듭니다.
어떤 이는 문명을 보존하려 하고, 어떤 이는 만물을 먹어치우며,
또 어떤 이는 끝없는 번식을 반복하는 무한의 사이클 속에 존재하죠.
이 글은,
그 무시무시하고도 매혹적인 존재들——에이언즈란 무엇인가?
그 기묘한 세계의 문을 여는 첫 페이지입니다.
에이언즈란? — 정의와 기원
에이언즈는 스타레일 세계관의 축을 이루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단순한 캐릭터나 보스가 아닙니다. 우주의 법칙을 구현한 개념 그 자체이자,
'운명의 길(Path of Destiny)'을 걷는 우주적 의지의 형상화입니다.
각 에이언즈는 자신만의 길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 우로보로스는 탐식의 길을 따르며, 만물을 삼키는 무한의 공허를 구현하고,
- 나누크는 파멸의 길을 따르며, 재앙과 전쟁을 통해 문명의 종말을 이끕니다.
에이언즈는 신격화된 존재지만, 종교적인 의미의 신과는 다릅니다.
그들은 ‘개념적 실존’이며, 은하계마다 다른 방식으로 신화화되거나 해석됩니다.
특히 시뮬레이션 우주에서는 이 에이언즈들이 각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스텔라론 이라는 재앙의 흔적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는 추측이 반복적으로 제기됩니다.
에이언즈의 기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고대의 ‘앰버기원’ 시대부터 존재해 왔으며, 우주 질서의 성립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에이언즈를 믿거나 따르는 다양한 파벌——예를 들어 ‘축성가’, ‘스타피스 컴퍼니’ 등——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들의 힘을 이용하거나 신성시합니다.
그들은 신인가? 괴물인가? — 에이언즈의 존재 방식
에이언즈는 단지 높은 곳에서 우릴 내려다보는 신이 아닙니다.
그들은 사유하고, 꿈꾸며, 증식하고, 파괴하며, 때로는 죽기까지 하는 존재입니다.
에이언즈는 우주 어딘가에 실재하고 있으며, 각 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일부는 ‘스텔라론’을 떨어뜨려 행성을 뒤틀기도 하고,
일부는 시뮬레이션 우주 안에서 기묘한 방식으로 재현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는 ‘아키비리’ 입니다.
그는 ‘개척’의 길을 걷는 존재로, 항로를 잇고 행성 간 경계를 허무는 여정을 상징합니다.
그가 남긴 은하의 흔적은 운명이라는 길이 단순한 여행이 아님을 일깨워 줍니다.
또 다른 존재인 ‘우로보로스’ 는 탐식의 길을 따릅니다.
그는 모든 것을 삼키며 진화하고, 경계를 넘어 무질서 속 질서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존재는 파괴인지 창조인지 구분조차 모호한 상태로 존재합니다.
이처럼 에이언즈는 ‘보이지 않는 절대자’가 아니라,
형체와 의지를 갖고 우주 안을 ‘살아가는’ 개념 존재입니다.
그들의 실존은 이야기 속 환영으로, 전장에서의 파괴로,
그리고 스텔라론 헌터와 같은 세력의 철학적 동기로 구체화됩니다.
에이언즈가 등장한 이유 — 왜 이들을 알아야 할까?
『스타레일』에서 에이언즈는 단순한 세계관 장식물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야기의 배경이자, 문제의 근원이자, 때론 해답의 열쇠입니다.
예컨대 우리가 수집하는 스텔라론, 그것은 우연히 떨어진 물건이 아닙니다.
어떤 에이언즈의 의지, 혹은 그들이 남긴 잔재일 수 있으며,
각 행성의 혼란은 대부분 이 스텔라론에서 비롯됩니다.
에이언즈는 개척자의 여정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열차팀이 우주를 여행하며 ‘길’을 따라 나아가는 이 구조 자체가
결국 각 에이언즈의 세계와 부딪히고,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인 것입니다.
또한 ‘시뮬레이션 우주’에서는 에이언즈의 환영과 그들이 구현한 세계의 파편을 직접 마주하게 됩니다.
그곳은 에이언즈의 철학과 의지가 실험적으로 재현된 공간으로,
예를 들어 ‘타이츠론스’는 생물의 환각 세계를, ‘아키비리’는 개척의 경로를 남긴 세계를 구현합니다.
이러한 체험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단순한 전투를 넘어,
‘운명의 길’이라는 개념이 실제 세계에 어떤 형태로 스며드는지를 직접 느끼게 하죠.
게다가 일부 인물——예컨대 ‘정운(팬틸리아)’처럼——은
에이언즈와 관련된 존재이거나,
그 철학을 직접 실현하려는 의지를 지닌 인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에이언즈는 ‘메타-내러티브’ 속의 존재인 동시에,
플레이어의 모험과 선택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우주의 중심 변수입니다.
그들 속에 비치는 우리 — 상징과 해석의 가능성
에이언즈는 그 자체로 거대한 설정 장치이자, 게임의 미스터리한 구심점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단순한 우주 괴물도, 신격 존재도 아닌
어딘가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과 사고를 담고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나누크는 파멸의 길을 따릅니다.
그가 나타난 곳엔 종말이 뒤따르고, 문명은 스텔라론이라는 불청객과 함께 무너집니다.
이 모습은 어쩌면 인간이 마주하는 종말 공포, 혹은 재시작에 대한 갈망을 투영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우로보로스는 무분별한 삼킴과 끝없는 재구성을 통해
혼돈 속 창조, 그리고 질서의 상대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의 존재는 단순한 파괴가 아닌, 끝없는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꼭 이런 방식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스타레일』의 에이언즈는 단순히 “강한 적”으로 소비되지 않고,
누구든 저마다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존재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때로는 그 속에서 인간적 질문이 비춰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저 압도적인 분위기와 설정의 미학에 빠져들게 되죠.
에필로그 — 우리가 모르는 ‘신’ 이야기
에이언즈는 여전히 많은 것이 베일에 싸인 존재입니다.
공식적으로 등장한 개체들도 있지만,
그 밖에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길의 주인들,
지금은 사라졌거나, 아직 도래하지 않은 존재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 세계의 법칙 위에 존재하는 그들——
지금 우리가 아는 건 아주 일부분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이들을 신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재앙의 씨앗이라 여기며,
또 누군가는 그들의 길을 따라 걷기 위해 여정을 떠납니다.
『붕괴: 스타레일』의 세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에이언즈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다음에 마주할 에이언즈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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